투표소에 '파란 넥타이'로 나타난 김종인 "내 임무는 끝"

나진희 2020. 4. 1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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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4일)로 내 임무는 끝났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총선 당일인 15일 투표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날 오전 9시22분 배우자 김미경씨와 서울 종로구 하비에르국제학교 투표소에서 투표한 김 위원장은 "점쟁이가 아니라 통합당 의석수는 예측할 수 없지만 (통합당이) 1당이 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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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9단'이 마지막으로 택한 넥타이 색깔 의미는?
파란 넥타이를 맨 김 위원장이 15일 평창동 제3투표소에서 비닐장갑을 낀 채 투표함에 용지를 넣고 있다. 뉴스1
“어제(14일)로 내 임무는 끝났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총선 당일인 15일 투표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날 오전 9시22분 배우자 김미경씨와 서울 종로구 하비에르국제학교 투표소에서 투표한 김 위원장은 “점쟁이가 아니라 통합당 의석수는 예측할 수 없지만 (통합당이) 1당이 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통합당 당색인 ‘해피핑크’가 아닌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투표장에 등장해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14일 김 위원장이 분홍 넥타이를 맨 모습. 연합뉴스
정치에서 ‘색깔’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 문재인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자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수층 결집을 위해 선거 때마다 빨간색 옷을 고집한 것이 그 예다. 무소속 홍준표 후보도 통합당 공천 신청자 면접에선 핑크색 넥타이를 하기도 했다.

이날 선거에서도 여야 지도부는 당색을 포인트로 한 의상을 입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분홍색 넥타이를, 부인 최지영씨는 분홍색 스카프로 포인트를 줬다. 황 대표와 서울 종로구 맞수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는 민주당 당색인 파란색 넥타이를 선택했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민생당의 당색인 초록색 넥타이를 하고 한 표를 행사했다.

이 때문에 총선의 최전선에서 통합당을 진두지휘한 김 위원장이 선거날 파란색 넥타이를 한 것에 의아해하는 시선이 많다.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 나름의 ‘작별’ 의식 아니냐는 추론도 나온다. 정치 9단인 김 위원장이 ‘색깔 정치’를 간과하지 않았으리란 지적이다.
분홍색 스카프를 한 김 위원장. 뉴시스
김 위원장은 황 대표의 삼고초려로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맡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분홍 넥타이를 맸으며 선거 유세 중 취재진 앞에 설 때 분홍색 넥타이나 스카프를 해왔다. 총선 하루 전인 14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지지호소 회견에서도 분홍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과거 김 위원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합당 포기’를 언급했던 것도 회자된다. 지난 9일 김 위원장은 차명진 후보의 막말 논란을 사과하며 “사실 제가 이 당에 온 지, 열하루째”라며 “이 당의 행태가 여러 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지만 그래도 제가 생의 마지막 소임이라면서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 오늘 여러분 앞에 이렇게 다시 나섰다”고 말했다. 황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삼고초려 끝에 미래통합당 선거 수장의 자리를 받아들인 김 위원이지만 선거 과정에서 막말 논란 등이 계속되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이날 투표를 마친 김 위원장은 “통합당과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라고 선을 그었다.
4·15총선 투표일인 15일 오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구 후보 부부(왼쪽)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 부부가 각각 서울 종로구 교남동 제3투표소, 혜화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뉴스1
김 위원장은 “어제로 내 임무는 끝났다”며 “더 이상 공식적 자리에는 나타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에게도 “여러분을 만나는 일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당에 남지 않겠다고 확실히 했다. 선거 후 당내에서 일할 게 있지 않냐는 질문에 “처음부터 얘기했는데 선거 이후 당내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생각 안 해봤다”고 했다. 선거에서 통합당이 패배할 시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맡을 것이라는 일부 전망을 일축한 것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제기한 투표소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선 “그런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지 직접 본 게 아니라 뭐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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