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또 틀렸다..72억 썼는데 지상파 고개숙인 까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과반 압승과 1당 예측은 들어맞았다. 반면 정당별 의석수를 맞추는 데는 이번에도 실패했다. 지상파 3사(KBS·MBC·SBS)의 '4.15 총선' 출구조사 얘기다.
전날 오후 6시15분 KBS(민주당 155~178석, 통합당 107~130석), MBC(민주당 153~170석, 통합당 116~133석), SBS(민주당 154~177석, 통합당 107~131석)는 민주당·시민당 최소 153석에서 최대 178석을, 통합당·한국당 107석에서 133석을 예상하는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시민당은 출구조사에 나온 최대 예상 의석수(178석)를 넘어서는 의회 지분(179석)을 확보했고, 통합당·한국당은 최소 예상(107석)을 밑도는 성적표를 거둔 셈이다. 지상파 3사의 각 당 예상 의석수 중간값을 대입하면 실제 결과와의 오차는 더 벌어진다. 빗나간 결과 예측은 지상파 3사와 별개로 예측조사 결과를 내놓은 JTBC(민주당·시민당 143~175석, 통합당·한국당 101~134석)도 다르지 않았다.
위안거리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여야가 치열하게 1당 싸움을 벌였던 19대(2012년)·20대(2016년) 총선과 달리 1당 예측(예상 의석수 중간값 기준)엔 성공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투표 당일까지 이어진 선거 표심의 여권 쏠림현상과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를 감안하면 크게 내세울 만한 성과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 변수는 사전투표율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진행하지 않아 지상파 3사 조사엔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26.69%로 사상 최대였다. 전체 투표율이 66.2%(잠정)로 28년 만에 역대 최대치였지만, 투표 참가자의 40%가 출구조사에 잡히지 않는 사전투표에 나사면서 조사 정확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 자체가 갖는 조사 한계도 크다. 대선과 지방선거는 선거구가 1개, 17개지만 총선은 지역구가 253개다. 표본 크기도 작다. 선거구 1곳당 출구조사 대상 수(표본)가 2000~3000명 수준에 그쳐 경합도가 높다. 득표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이거나 1% 안팎의 초경합·초접전 지역까지 1위를 정확히 가려내긴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란 특수한 선거 환경도 일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총선 출구조사는 많은 지역구와 높은 경합도 외에도 조사 거부자나 거짓 응답자에서 발생하는 특정 방향의 편향(systematic bias)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번 총선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응답을 거부한 경우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출구조사 효용성에 대한 고민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3사(KBS·MBC·SBS)는 이번 출구조사에 72억원의 사업비를 쏟아부었다. 1곳당 24억원에 달하는 돈을 들인 셈이다. 광고 수익 감소에 따른 경영난을 예외없이 겪고 있는 지상파 3사로선 투입 대비 효과를 따져야 할 상황이 됐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여론조사기관과 총선 결과 및 출구조사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평가를 내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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