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더불어시민, 여야 지원 제2교섭단체 구성 '눈치싸움'(종합)
야, 선거 패배 내부 수습이 먼저.."할수야 있지만 아직 조심스러워"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상당한 의석수를 확보한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 미래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16일 모(母)정당 지원을 위한 '제2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두고 눈치싸움을 시작한 모양새다.
이번 선거에서 미래한국당은 19석,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을 확보했다. 각각 1석과 3석을 보태면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이 가능한 의석수다.
민주당과 통합당이라는 '거대 양당'으로 원내 교섭단체 구도가 확정되면서 양당은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제2교섭단체 구성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각종 현안 논의에서 '같은 편' 교섭단체가 있으면 훨씬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21대 국회 출범 직후 여야의 '샅바싸움'이 예상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추천 문제의 경우 공수처장추천위원 7명(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당연직 3명과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 중 6명의 찬성으로 의결이 이뤄지기에 제2교섭단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형식상 야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제2교섭단체를 만들면 추천위원 중 '야당 몫' 2명 중 1명을 가져갈 수 있어 민주당은 당연직 3명과 여당인 민주당 추천 2명, 제2교섭단체 더불어시민당 추천 1명으로 공수처장 추천에 필요한 숫자를 모두 확보하게 된다.
반대로 통합당이 제2교섭단체를 만들면 야당 추천 몫 2명을 모두 차지할 수도 있다. 야당 추천 몫에 민주당에 우호적인 소수야당들이 개입할 여지를 확실히 차단하는 것이다.
상임위원장 배분과 국회 의사일정 합의 등에서도 '같은 편' 교섭단체가 한 곳 더 있으면 여야는 각기 더욱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비례정당을 통한 '제2교섭단체' 구성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모정당이 비례정당에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의원을 추가로 파견·이적할 수도 있다. 다만, 아직은 서로의 눈치를 보며 '기류 파악'을 하는 단계다.
더불어시민당은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각각 교섭단체를 꾸리면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도 교섭단체를 만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시민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합당하지 않고 '파이'를 늘리기 위해 원내교섭단체를 따로 구성하면 우리 그냥 앉아서 당하고 있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며 "그렇지만 만약 통합당에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전날 더불어시민당 이종걸 선대위원장은 기자들이 '민주당과 바로 합당하지 않고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향후 정국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17석의 더불어시민당이 3석의 열린민주당과 연대해 교섭단체를 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열린민주당은 손혜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열린민주당의 향후 거취에 대해 "민주당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열린민주당은 그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과 시민당은 열린민주당과의 연합, 연대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고 시민당 핵심 관계자 역시 "선거 과정 내내 열린민주당과 우리가 함께 하는 것은 100% 불가능하다고 표명했다. 절대 같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도 아직은 제2교섭단체 구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
선거 대패로 뒤숭숭한 당내 분위기 수습이 먼저이기에 21대 국회 원내 전략 등은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선거 전부터 '제2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당내에 있었던만큼, 내부 수습이 완료되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미래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교섭단체 구성을 할 수는 있는데 그런 논의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아직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합당이나 교섭단체 구성 여부는 선대위 해단식 이후 지도부간 논의를 해야 한다"며 "지금은 너무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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