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후 세월호 6주기 추모 논평 낸 통합당 "일부 부적절 언행 사죄"

김형규 기자 2020. 4. 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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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 세월호 관련 단체들이 지난 13일 세월호 참사 관련 낙선대상 19인의 후보자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16일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논평을 냈다. 일부 후보의 세월호 막말 등 영향으로 전날 치러진 4·15 총선에 참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만시지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은 이날 김성원 대변인 명의로 “희생들의 영면을 기원하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는 논평을 냈다.

김 대변인은 “내 아이, 내 동생, 내 부모형제를 잃는 슬픔은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다”면서 “그렇기에 그 아픔을 함부로 재단해서도 안 되며, 누구도 그 아픔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거나 왜곡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은 단 한 번도 그 아픔을 가벼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일부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상처 받으신 분들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막말을 해 당에서 제명된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에 대해 당 차원에서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통합당이 세월호 추모 논평을 낸 것은 참사 3주기였던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유가족들이 참사 5주기를 앞두고 막말을 쏟아낸 차명진 전 의원을 모욕죄로 고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이던 지난해 세월호 5주기를 전후해 막말을 쏟아낸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세월호 막말 파문을 일으킨 차명진 전 의원은 5주기를 하루 앞두고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그는 “(유가족들이) 참사와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대표에게 책임을 씌워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정진석 의원도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이제 징글징글하다”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었다.

지난해 7월에는 정미경 한국당 최고위원이 세월호를 부적절하게 비유한 막말을 했다. 정 취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은 12척 배로 나라를 지켰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이순신 장군보다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는 댓글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한국당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2018년 세월호 4주기를 보름여 앞둔 3월28일 한국당은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를 놓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한 부역자들은 모조리 석고대죄해야 한다”는 공식 논평을 냈다가 비난이 일자 하루 만에 수정하기도 했다.

이틀 뒤 정유섭 한국당 의원은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세월호가 빠지고, 구할 수 있는 사람을 못 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낙선시켜야 할 후보자 19인 명단을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 피해자 비방·모욕 등의 이유로 선정된 명단에는 13명의 통합당 후보가 포함됐고 이 중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차명진, 김진태, 민경욱, 심재철, 안상수, 정유섭, 김용남 등 8명이 실제로 낙선했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배준영(중·강화·옹진) 등 5명은 총선에 승리했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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