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법 무력화도 가능..독주체제 굳힌 '공룡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4·15총선을 통해 막강한 ‘공룡 여당’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향후 정국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여권이 이미 2017년 대선과 이듬해 지방선거를 승리해 중앙·지방정부를 석권한 상황에서 의회권력까지 확보하게 된 만큼 독주체제를 견제할 세력과 수단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이 비례정당(더불어시민당)과 합산한 의석은 21대 국회에서 전체 의석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이다. 원내 제1당으로서 국회의장을 가져오는 건 물론 국회를 단독 소집하고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예산안 처리를 밀어붙일 수 있다. 국회선진화법을 사실상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의석수인 것이다.
◆당분간 견제수단 없어 독주 우려도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자칫 독단적으로 정국운영을 이끌어갈 경우 이를 견제할 장치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행정권을 민주당이 독점한 상황에서 입법권까지 가져가면 향후 정책결정 과정에서 오판이 발생하더라도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해찬 "겸손한 자세로 민심 살펴야"
21대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선거 결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국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겸손한 자세를 주문하며 몸을 낮추는 등 표정관리에 나섰다.
이해찬 대표 겸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선거 승리의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회다운 국회, 국민을 통합하는 국회를 만들 책임이 온전히 민주당에 있음을 마음에 새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더 정신을 바짝 차릴 때”라며 “국정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더 겸손한 자세로 민심을 살피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 지도부는 그러면서도 비례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의석까지 합쳐 180석을 확보한 것에 대한 기쁨을 숨기진 못했다. 이 대표는 “백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평가했고,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꿈의 숫자라고 제가 이야기했는데 그 꿈이 이뤄진 건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임기가 오는 8월 24일 종료됨에 따라 21대 국회 개원 후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8월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5선 고지에 오른 송영길 의원과 당의 강원도 의석을 3석까지 늘리는 데 일조한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있다. ‘86그룹’에선 우상호·홍영표·우원식 의원과 이인영 원내대표도 당권주자군으로 꼽힌다.
다음 달 8일이면 임기가 끝나는 이 원내대표 후임으론 86그룹 내 4선의 김태년·윤호중 의원과 3선의 전해철 의원 등 친문 핵심 인사들과 5선에 성공한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이 거론된다.
박세준·이귀전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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