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텔스기 구매 미루고 與 근로자특별법 추진..방위비 반격?

최종일 기자 입력 2020. 4. 1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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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예산 전력운영비 1927억·방위력개선비 7120억 삭감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 및 방위비협상 압박 이중포석
1일 오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미군 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2020.4.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해 해외 무기 도입 사업을 중심으로 국방예산을 삭감한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간 방위비분담 협상도 염두에 둔 것이란 진단이 미국에서 나와 주목된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총 7조6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을 편성했다. 국방 부문에선 세출삭감이 9047억원인데 전력운영비에서 1927억원, 방위력개선비에서 7120억원의 예산이 줄게 된다.

김일동 국방부 전력정책관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단은 국내 방위사업 육성 및 보호 차원에서 국내 진행되는 사업들은 빠져있고 모두 해외 도입 사업을 중심으로 감액을 했다"며 "신규사업의 경우 일부 계약 일정이나 코로나19 사태로 국외 시험평가가 지연되는 것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F-35A 스텔스전투기 3000억원, 해상작전헬기 2000억원, 광개토-Ⅲ 이지스함구함 사업 1000억 원 등의 예산을 삭감한다.

김일동 정책관은 "F35-A나 이지스전투체계 도입 같은 경우는 지금 일단은 계속되는 사업인데 미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정책관은 "협의를 해서 2020년에 지불하기로 한 일부 금액을 2021년으로 지불 스케줄을 조정하는 그런 부분이 되고, 이번 감액 추경으로 인해서 어떤 장비의 도입시기가 늦어진다든가 전력화가 지연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방사청은 2014년 7조4000억원을 들여 F-35A 40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까지 13대가 국내에 들어왔고 올해까지 26대, 내년까지 총 40대를 도입한다.

해상작전헬기 사업은 12대의 신형 헬기를 도입하는 것으로, 국외시험 평가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기종은 유럽산 레오나르도의 AW159 와일드 캣과 미국산 록히드마틴의 MH-60R 시호크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감염병에 따른 전례없는 위기 속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여 재난지원금을 조성하는 것 외에도 방위비 협상 전략도 담긴 이중포석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문재인 정부가 (협상에서) 단호하게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분담금의 과도한 증액을 계속 고수한다면, 한국은 미국산 무기 도입 사업 예산 삭감 규모를 확대할 것이고 이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선임연구원도 한국 정부의 국방비 삭감이 간접적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우리 정부는 방위비협상에서 미국의 과도한 인상 요구에 맞춰 미국산 무기 구매 등 여러 측면에서 한미 동맹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설득해왔는데, 이번 무기구매 삭감 발표는 분담금을 올리는 대신 무기 구매를 줄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미측에 전하며 방위비 협상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월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력 때문에 한국 해군에 대한 영국 측의 헬리콥터 판매계획이 좌절될 것 같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지난 1일 무급휴직에 들어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한국인 근로자 문제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비판은 그간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방위비협상은 한미가 지난달 말에 잠정타결 수준으로 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3% 인상이란 한국의 제안을 거부, 협상 상황이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협정 공백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서울 ADEX 2019) 프레스 데이에서 F-35A가 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개최된다. 2019.10.1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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