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수 없어요"..진도에 남은 세월호 가족들

손준수 2020. 4. 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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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6년 전 진도 팽목항은 세월호 가족들에게 애타는 기다림의 공간이었는데요.

아직까지도 진도를 떠나지 못하는 세월호 가족들이 있습니다.

아이를 떠나보낸 곳을 떠날 수 없는 세월호 가족들, 손준수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세월호 참사 당시 하염없는 기다림의 장소였던 진도 팽목항.

포크레인이 오가는 공사현장 옆으로 알록달록한 컨테이너가 보입니다.

6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우재 아빠 고영환 씨입니다.

희생당한 아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이곳, 팽목항을 떠날 수가 없었던 겁니다.

아직도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미안함도 가슴 속 깊이 한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영환/세월호 유가족 : "(공부를 시키고 싶어서)학교를 단원고를 보내다보니 자꾸 신경이 쓰여요. 그냥 원하던 (학교의) 전자과를 갔으면 피해갈 수 있었던 현실일 수도 있는데..."]

고운이 아빠 한복남 씨는 팽목항 근처에서 지내다 지난 1월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겼습니다.

찬민이 아빠 조인호 씨도 진도에서 새 직장을 구해 아예 삶의 터전을 옮겼습니다.

[조인호/세월호 유가족 : "우리 아이들 마지막 밟은 데가 여기고 그 당시부터 몇 번 올라갔다 내려왔다 했는데 마지막에 내려오다 보니까 여길 못 떠나겠더라고요."]

진도에 머물며 마음을 치유해가고 있지만, 잊을만하면 나오는 막말들은 여전히 아프고, 또 아픕니다.

[한복남/세월호 유가족 : "저희는 사고 이후에 6년 동안을 막말이란 막말은 다 들었어요. 진짜 어디 산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심정으로 그 정도의 아픈 상처들을 많이 주었죠."]

못다 준 사랑이 아쉬워 단 한 순간도 잊을 수 없기에, 유가족들은 아이들을 떠나보낸 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손준수 기자 (hands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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