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월호 현수막 철거 비판하자 '삭제'된 추모글

강원영동CBS 유선희 기자 입력 2020. 4. 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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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시민들이 내건 추모 현수막을 강원 강릉시가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강릉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세월호 참사 6주기 추모글을 올렸다.

시민들은 세월호 추모 현수막 철거는 물론 추모글 삭제가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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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강릉시, 페북 공식 페이지에 추모글 게시
현수막 철거 사진 올리며 비판하자 추모글 사라져
김인기씨 "의도적 지우기 의심..의견 묵살돼" 분노
강릉시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내 '방문자 게시물'에 남아 있는 김씨의 게시글. (사진=강릉시 페북 화면 캡처)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시민들이 내건 추모 현수막을 강원 강릉시가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더해 강릉시가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추모글을 올렸다가 삭제해 뭇매를 맞고 있다.[CBS노컷뉴스 4월 17일. 세월호 현수막 걷고 추모글 삭제…강릉시 '민원 탓']

그런데 게시한 추모글은 한 시민이 현수막 철거를 비판하는 댓글을 달자마자 삭제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앞서 강릉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세월호 참사 6주기 추모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노란색 바탕에 세월호 리본과 함께 '오늘은 4·16 세월호 6주기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해당 게시글은 약 5시간 정도 올라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페북 페이지에 추모글이 게시돼 있던 시각, 강릉 교동 택지 일대에서는 세월호 추모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었다. 강릉시에 따르면 민원인 1명은 '공무원의 직무유기'까지 거론하며 지속적으로 철거를 요구했다. 결국 시는 민원인 1명의 뜻에 따라 추모 현수막 150여 개 중 39개를 철거했다.

지난 16일 강릉시에 의해 철거된 세월호 추모 현수막. (사진=강릉시민추모위원회 제공)
이에 시민들은 개개인 소셜네트워크(SNS) 등으로 관련 소식을 전하며 분노를 공유했다. 시민 김인기(48.중앙동)씨는 지난 16일 오후 7시 20분쯤 강릉시가 운영하는 공식 페이지를 찾았다. 그리고 추모글에 현수막 철거 사진을 첨부하고 "이게 잊지 않겠다는 태도냐"는 항의 댓글을 달았다.

문제는 댓글을 달자마자 추모글 자체가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 강릉시 공식 페북 페이지에서 추모글은 사라졌지만, 김씨가 남긴 '방문자 게시물'은 남아있다.

김씨는 댓글을 남긴 직후 게시물을 올려 "페이스북에는 잊지 않겠다고 올리고 시민들이 내건 추모 현수막은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걷어가고... 강릉시는 잊지 않는 마음을 이따위로 표현합니까? 행정으로 시민 희롱하는 겁니까?" 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강릉시 공식 페이스북에서 추모글이 삭제된 이후 김인기씨가 개인 페이지에 남긴 글. (사진=김씨 페이스북 캡처)
김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댓글을 달자마자 30초에서 1분 사이에 추모글이 사라졌다"며 "처음에는 잘못 봤나 싶어서 새로 고침을 몇 번이고 눌렀는데 아예 삭제돼 너무 황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5시간 동안 노출돼 있던 추모글이 제가 쓴 비판 댓글 이후 바로 삭제된 것을 보면 '의도적'으로 지운 것이라는 정황적 의심이 가능하다"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을 제시했는데 글 자체가 없어져 제 목소리가 '묵살'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분노했다.

강릉시는 페북 게시글 삭제와 관련해 "저희가 자체적으로 올린 것은 아니고 업체에서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저희도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다만, 저희가 추모글 삭제를 지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페북 페이지는 강릉시 홍보에 관한 내용을 올리는 것이 주된 목적인 만큼 세월호 추모글은 논란거리를 제시할 수도 있다"며 "삭제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업체에서 게시글을 마음대로 삭제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은 세월호 추모 현수막 철거는 물론 추모글 삭제가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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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CBS 유선희 기자] y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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