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압승에도 "열린우리당 아픔 반성"..위험한 성적?
[앵커]
이번 총선, 24개 지역구에서 3%p 이내 박빙 승부를 펼쳤는데, 이곳에서 중도층 표심이 민주당을 향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중도 표심'을 의식해 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낮은 자세',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과거 열린우리당 이야기까지 꺼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같은 이야기, 어떤 맥락인지 조태흠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압승' 뒤 선거기구 해단식, 자축 대신 무거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을 해야 합니다. 그런 것을 잘 반성해서, 우리한테 맡겨진 소임이 소중한 만큼 우리도 여러 가지를 깊이 생각하면서..."]
2004년 총선, 민주당의 전신 열리우리당은 152석, 과반을 차지합니다.
["이겼다! 이겼다!"]
그 힘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등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을 밀어붙였지만,
[우원식/열린우리당 의원/2004년 12월 : "아니, 왜 의장석을 점거하고 이래!"]
야당 반대와 당내 계파 갈등 속에 무산됐고, 이후 선거에서 연패했습니다.
[이부영/열린우리당 의장/2005년 1월 : "(개별 의원이)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과격 '커머셜리즘'(상업주의), 이런 타성을 벗어 내고 가느냐..."]
16년 뒤 개헌 빼고는 '다 할 수 있다는' 180석, 힘으로 하다간 '역풍' 맞을 수 있다는 반성입니다.
실제 이번 총선의 지역구 투표 득표는 민주당이 49.9%, 통합당은 41.5%, 의석수와는 달리 8.4%P 차이입니다.
24개 지역에선 3%p 이내에서 승부가 갈렸는데, 중도층의 향배에 따라 언제든 승부는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택수/여론조사 전문가 : "민주당의 책임이 사실 좀 더 커진 측면이 있고 잘 되면 좋지만 또 안 되면 민주당한테 또 역풍이 불고 지지율이 또 빠질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대표는 선거 직후 SNS에 국가보안법 철폐와 윤석열 검찰총장 등을 언급했는데, 이해찬 대표의 발언이 나온 겁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코로나와 경제위기 극복이 우선이고, 개혁입법은 질서있게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율/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너희들(야당) 싫으면 말아' 그러고 혼자 모든 것을 다 한다면, 유권자의 42% 정도 되는 것을 완전히 무시하는 결과가 되는 거고요."]
청와대도 국민적 지지가 없는 법안을 '개혁 과제'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여서는 곤란하다는 분위기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조태흠 기자 (jotem@kbs.co.kr)
당선결과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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