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남자' 김남국 수사 착수, '윤석열 사단' 검사가 맡았다

정은혜 입력 2020. 4. 19. 06:00 수정 2020. 4. 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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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더불어민주당 단원구을 후보가 14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이마트 고잔점 앞에서 거리 유세를 하던 중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조국 백서』 필진 출신인 김남국 당선인(37·안산시 단원을)의 성비하 논란 팟캐스트 출연 관련,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이 빠른 수사에 나섰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 배문기 부장검사(47·사법연수원 32기)가 김 당선인 사건 수사를 지휘한다. 배 부장검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호흡을 맞춘 '윤석열 사단'으로 알려진 검사다. '조국의 남자' 수사를 '윤석열 사단' 검사가 총괄하는 셈이다.

앞서 김 당선인은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성 비하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한 성인 팟캐스트에 출연한 내용이 문제가 됐다. 고발된 혐의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총선 하루 전인 지난 14일 "성인 유료 팟캐스트 방송이 청소년유해매체물임을 표시하지 않고 미성년자도 500원을 내면 해당 방송을 청취할 수 있게 했다"며 김 당선인과 팟캐스트 공동 진행자 박지훈 변호사, 제작자 이동형 미르미디어전략연구소 대표이사를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서부지검은 15일 사건을 형사5부에 배당, 서대문경찰서에서 수사한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총선이 끝난 뒤인 1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고소·고발을 하고 하루만에 수사에 착수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고 예외적"이라며 "휴일인 투표 당일 수사 착수 보도가 하루종일 나왔는데, (검찰이) 무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평검사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팀 합류

2017년 1월 국정농단 의혹 규명을 위한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팀장을 맡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강남구 특검팀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중앙포토]


사건을 총괄하는 배 부장검사는 인천지검 재직 중이던 2016년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견돼 관련 수사를 시작했다. 이후 구성된 박영수 특검팀에 2차 파견검사로 합류해 1차 파견된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과 호흡을 맞췄다.

이듬해 정권이 바뀌고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이후 첫 인사(2017년 8월)에서 배 부장검사는 박영수 특검팀 파견 검사들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으로 합류해 검찰 중간간부인 부부장검사로 승진, 이후 인사 때마다 승진 또는 요직에 배치되며 언론에 '윤석열 사단'으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국정농단 사건 공소를 유지하면서 2018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공판에도 참석해 판결문에 이름이 등장한다.


김기현 사건 담당…황운하 울산경찰청과 악연

미래통합당 울산 남구을 후보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11일 오후 대전 중구 보문산 일대에서 이은권 중구 후보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2018년 7월 배 부장검사는 울산지검 특수부장(형사4부)으로 발령, 부장검사로 승진했다. 당시 울산 지역은 6·13 총선 직후 김기현 당선인(울산 남구을)이 울산시장 시절 제기된 측근 비리 사건 수사가 한창이었다. 민주당 소속 황운하 당선인(대전 중구)이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다. 당시 경찰 수사는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기도 하다.

배 부장검사가 이끈 울산지검 형사4부는 김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사건을 담당, 울산경찰청이 송치한 비리 의혹 관련자들에게 무혐의 처분했다. 경찰의 수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그런 한편 2019년 5월에는 사건 수사자료를 사건 관계자에게 유출한 울산경찰청 소속 A경위는 강요미수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했다.

이 사건 관련 울산경찰은 기소돼야 할 비리를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다고 주장하고 울산지검은 경찰이 증거부족으로 무혐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사건을 검찰 지휘를 무시하고 수사했다는 입장이다. 황운하 당선인은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나섰고 김기현 당선인은 '황운하 저격수'를 자처하며 국회 입성을 예고하고 있다.

15일 오후 대전시 중구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후보 사무실에서 황운하 후보와 부인 김미경씨가 방송국 합동 출구조사 발표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배 부장검사는 2019년 7월 윤 총장이 검찰총장에 임명된 직후 이뤄진 검찰 인사에서 재경지검(서울지역 검찰청)으로 복귀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 부장검사로 발령났다. 윤 총장이 사면초가에 몰린 총선 직후, 이번에는 김 당선인 수사를 지휘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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