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실상 알린 '우한일기' 작가, 中서 '반역자' 비난 역풍

김서연 기자 입력 2020. 4. 1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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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봉쇄된 중국 우한시의 일상을 담은 글을 온라인에 공개해 큰 인기를 얻은 작가 팡팡(方方·본명 왕팡)이 중국 민족주의자들로부터 역풍을 맞고 있다.

팡팡의 우한 일기는 도시가 봉쇄되고 이틀 뒤인 1월25일부터 시작됐다.

우한 일기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동시에 팡팡은 '조국을 배신했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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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코로나19 진원지로 76일만에 봉쇄령이 해제된 후베이성 우한 텐허 공항에서 지린성과 우한의 의료진이 포옹을 하며 울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봉쇄된 중국 우한시의 일상을 담은 글을 온라인에 공개해 큰 인기를 얻은 작가 팡팡(方方·본명 왕팡)이 중국 민족주의자들로부터 역풍을 맞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들은 팡팡의 글이 국내외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대처를 비난할 여지를 줄 수 있다며 팡팡을 '반역자'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간 그가 써온 '봉쇄된 도시의 일기', 일명 '우한 일기'가 영어와 독일어로 출판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히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팡팡의 우한 일기는 도시가 봉쇄되고 이틀 뒤인 1월25일부터 시작됐다. 그는 글을 통해 격리된 생활의 어려움과 바이러스 확산, 그리고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삶과 목숨을 어떻게 파괴하고 앗아갔는지 묘사했다.

우한 일기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동시에 팡팡은 '조국을 배신했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중국을 비난하는 서구 세력들한테 공격할 거리를 제공한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에 사는 19세 대학생 허웨이헝은 내용의 정확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만약 일기 내용이 사실이라면 쓰고 발표하는 건 합리적"이라면서 "하지만 만일 진위를 확인하지 못하고 번역된다면, 그 책이 가져올 국가 이미지나 이익의 타격이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팡팡이 여론 형성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고 비난하는 가사를 담아 랩을 작곡하기까지 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인터넷에 일기를 쓰나. 그의 말이 나라에 상처를 낸다"고 비난했다. 또 중국의 젊은층이 강력한 나라를 성장시켜나갈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코로나 19 감염증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서 마스크 쓴 행상인이 주민에게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SCMP는 온라인에서 거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팡팡이 국내외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우한시에 거주하는 63세 위에쭝이는 팡팡에 대한 비판은 우한 사람들의 견해가 아닌 '민족주의자'들의 정서라고 말했다.

그는 "내 이웃과 친구들은 모두 팡팡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의 일기는 우리의 경험과 감정을 보여준다"며 "모두 조국을 사랑하지만 나라와 정부는 다른 두 개의 개념이다. 누군가가 정부를 비판했다고 해서 그를 반역자라고 부를 순 없다"고 강조했다.

팡팡은 한 인터뷰에서 우한 일기 해외 출판을 반역행위라고 부르는 게 유치하다면서 마음을 넓게 가지라고 말했다.

SCMP에 따르면 출판사 하퍼콜린스는 오는 6월 온라인에서 '우한 일기' 영어 번역본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어판은 출판사 호프만 운트 캄페가 출간한다.

팡팡 블로그. (자료사진)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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