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토크쇼J] '교묘' 혹은 '뻔뻔'..총선 기술자들

KBS 2020. 4. 1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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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안녕하세요?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해 주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비평 끝판왕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이상호]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최욱] 안녕하십니까? 최욱입니다.

[이상호] 타협 없는 비평가 임자운 변호사도 오셨고요.

[임자운] 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이상호] 파괴왕에 이어서 이번에는 취재 폭격기 KBS 이지은 기자도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지은] 안녕하세요? 이지은입니다.

[이상호] 그리고 최욱 씨와 작명 콤비로 또 활약 중이시죠?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홍성일 연구원 오늘도 함께해 주시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홍성일] 안녕하세요? 홍성일입니다.

[이상호] 지난 수요일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졌습니다. 다들 소중한 한 표 잘 행사하셨죠? 사전 투표하신 분들 혹시 계신가요?

[임자운] 저는 사전 투표 했습니다.

[이지은] 저도 사전 투표했습니다.

[이상호] 다, 거의.

[최욱] 씨는요?

[최욱] 저는 사전 투표 했죠.

[이상호] 굉장히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를. 홍성일 박사님은요?

[홍성일] 저는 당일에 투표했습니다.

[이상호]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는 총선 보도에 숨겨진 편파성을 꼼꼼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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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제 21대 4‧15 총선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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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4‧15 총선이 치러진 다음 날이죠.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주요 일간지 1면을 장식했습니다. 언론사마다 총선 결과를 해석하느라 바빴는데 가장 부정적인 해석을 내놓은 곳이 조선일보였습니다. 4월 16일 1면 기사, <민주당 전례 없는 압승… 범여 180석 넘었다>를 보면 “민주당은 이로써 중앙·지방 정부의 행정권에 이어서 국회 입법권까지 완전히 가져갔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대한 인사권을 포함해 대한민국의 정권을 사실상 장악했다는 평가”라며 여권의 독재를 강하게 경고했고요. 같은 날 <선거는 끝나고 ‘진실의 지옥문’이 열렸다>에서는 “문재인 정권이 실정을 결코 피해 가지 못할 것”이라고 독설을 쏟아냈습니다. 비판을 넘어서 정말 비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어떻게 좀 보셨습니까?

[홍성일] 여당에 대한 손가락질을 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파악되고요. <야권 100석 겨우 넘겨>, 이렇게 제목을 달 수도 있었는데 조선일보 1면은 <민주당 전례 없는 압승… 범여 180석 넘었다>로 달았고요. 온라인용 제목은 또 달랐습니다. <與 단독 180석 확보, 진짜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다>로 달았습니다. 여당이 독주할 거다라는 공포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이 기사 같은 경우에는 그 밑에 엄청난 댓글들이 달렸는데 이 댓글들과 그다음에 기사와 함께 서로 시너지가 나면서 확증 편향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강유정] 사실상 이번 총선 국면에서 보수 언론이 일종의 선거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한 프레임을 많이 제공했습니다. 제가 기억 나는 것 중의 하나가 김광일 기자가 <유권자는 바보가 아니다> 그러니까 현재 여권을 찍으면 바보이고, 야권을 찍어야 바보가 아니라는 어떤 그런 프레임들을 짜 왔는데 그 프레임이 사실은 실패한 거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새로운 프레임을 벌써 짜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코로나 블랙홀 때문에 총선에서 이겼지만 이번에는 아마 세계 경제 악화가 눈앞에 펼쳐져 있기 때문에 이것이 결국 현재 여권 180석을 가져갔는데 경제가 악화되면 여권 탓이다, 저는 좀 앞질러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런 논제가 계속 나올 겁니다, 언론 소비자 여러분, 독자 여러분. 그 프레임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임자운] 저는 이 칼럼, 처음에 어떤 내용들이 나오냐 하면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의 모든 국정은 4‧15 총선에 맞춰져 있었고 좌파 집권 연장에 모든 것을 걸었으며 나라 경제는 어찌 됐든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식이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러한 전략이 대성공을 거둬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건데 칼럼에서 말은 안 하고 있지만 사실 유권자들이 굉장히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말을 하고 있죠. 문재인 정부의 나쁜 어떤 전략에 넘어갔다는 뜻이 되니까요. 대중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수 야당의 참패이자 또 언론의 참패라고 이야기를 하고, 야당은 그나마 원인을 분석하고 스스로 반성하거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조선일보는 아직까지도 이 선거 결과의 원인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상호] 최욱 씨도 눈여겨본 기사가 있었어요?

[최욱] 표현이 너무 좀 끔찍해서 소개해드리기가 조금 그렇긴 합니다만.

[이상호] 그래요?

[최욱] 김광일의 입에서 고위 공직자 출신 교육자가 보내온 편지라면서 소개한 내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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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김광일의 입],04.16, 막 내린 4.15 총선, 4번의 고배를 마신 보수의 5차전 대선은?

문재인은 운도 좋아, 세월호로 정권을 잡다가.
망가지려하니 코로나 19가 구해주네.
사람이나 조직이나 가리고 있는 행복과 운의 총량이 있다고봐.
여권은 향후 2년간, 행복과 운이 바닥이 날 정도로 즐기라고 해.
잠시 환호하겠지만 국정책임의 무거움을 느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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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그러니까 이런 재난, 어떤 끔찍한 사고, 이런 것들도 이들은 운으로 지금 표현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얼마나 끔찍합니까?

[강유정] 이번에 썩은 사과와 모과의 비유까지 등장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현재 여권이 썩은 사과라는 어떤 비유를 하면서 이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다. 결국 근간에 뭐가 깔려 있냐 하면 굉장한 엘리티시즘(엘리트들이 사회의 높은 계층으로서 권력을 독점하고 지배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 깔려 있는 겁니다. 뭐냐 하면 이런 선택을 한 시민들, 유권자들은 일종의 바보이고, 내가 잘 알고 있는데 정치판도 알고 내가 내면을 알고 있어서 이 엘리티시즘의 결과로 보자면 이 우민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가, 쉬운 비유로 얘기하고 있지만 저는 선거 결과에 응하는 것이 정말로 엘리트의 제대로 된 자세인데, 그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상호] 보수 언론에서 총선 결과를 두고 나온 해석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황교안 책임론인데요. 대표적인 기사가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의 4월 16일자 <황교안 역할은 끝났다>, 칼럼입니다. 내용을 좀 소개해 드리면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책임이 크다. 막힌 꼰대 이미지의 통합당과 황교안의 이미지는 너무 비슷해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쳐야 할 수구 우파 정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잉 의전을 마다하지 않는 관료 체질. 자신의 말 실수를 비판하는 것조차 노여워하는 그릇” 등 미래통합당 참패의 원인을 황교안 전 대표에게서 찾고 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좀 어떻게 보셨습니까?

[최욱] 황교안 전 대표가 안쓰러울 정도로 너무 심하게.

[이상호] 선거가 끝나자마자.

[최욱] 공격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김순덕 대기자가 황교안 전 대표의 외모는 좀 마음에 드나 봐요. 유일하게 한 부분 칭찬하고 있습니다. “삭발 뒤에 잘생긴 두상” 이건 좀 마음에 드시나 봐요. 나머지는 너무 가혹할 정도로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홍성일] 황교안 대표는 가만히 보면 햄릿에 나오는 자기가 죽었는데 죽은 걸 모르는 유령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함께 같이 그 탄핵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했던 사람인데 이분이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배회를 했던 것이고 언론 역시도 뒤늦게 유령이었구나라고 지금 깜짝 놀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까 선거에 대한 패배 원인을 짚는 데 있어서도 상당히 부실해질 수밖에 없고요. 왜 야당 심판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분석이 없이 조‧중‧동은 굉장히 표피적이고 굉장히 단기적으로 것으로 축소시켜서 원인을 분석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통합당의 막말, 정부의 현금 살포, 지역주의 같은 것들의 원인이 나오는데 사실 유권자는 명백하게 투표로써, 표로써 지금 바라고 있는 게 책임 있는 어떤 힘 있는 어떤 정권의 안정이라는 것을 메시지로 보냈는데 거기에 대해서 지금 귀를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유정] 저는 무엇보다 반성해야 하는 게 보수 언론입니다. 왜냐하면 황교안 대표로 이야기되는 게 보수권과 일종의 화합을 맞춰가면서 황교안 대표가 어떤 말을 제시하면 서로 받아주고 증폭시키고 이런 역할들을 하면서 일종의 프레임을 제시해 온 건 보수 언론들이거든요. 유체 이탈입니다. 어떤 점에서는 꼬리 자르기라는 형태를 저는 여기서도 봤는데 이 모든 선거 패배의 원인을 한 사람 개인 황교안의 어떤 리더십 부재로만 돌리고 있고 선거 결과를 저는 인정도 안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양분됐다는 어떤 지도 그림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토그램이라는 어떤 방식으로 보자면, 의석 수로 보자면 분명히 양분이라고 하기에는 어렵거든요. 그런데 대개 보수 언론들은 지도의 어떤 형태를 보여줌으로써 유권자의 어떤 표 방향이 아니라 단순한 어떤 이미지를 또 만들어감으로써 계속해서 이 실패를 어떤 언론의 자기 반성 효과로 거두는 것이 아니라 또다시 반쪽이 났다, 양쪽으로 분리가 됐다는 다른 프레임으로 가고 있는데 결코 자기 반성이 없는 집단이 바로 언론이라는 것, 특히 보수 언론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도 이번에 황교안 책임론입니다.

[임자운] 선거를 앞두고 보수 언론이 플레이어로 뛴다는 생각을 대중들이 이제는 다 하잖아요. 더 이상 안 속아요. 그리고 보수 언론이 보이는 행태를 보면 자신들이 그런 이미지화가 되는 걸 별 경계도 안 하는 것 같아요. 선거가 끝나면 싹 벗어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정치인들이 어쨌든 대중 앞에서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두고, 자신이 책임지겠다, 이런 말들을 이번에 황교안 대표도 했는데 저는 언론들도 한 번은 그런 모습을 좀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상호] 황교안 전 대표와는 달리 미래통합당에서 급부상한 인물도 있죠. 바로 태구민 강남구 갑 당선인인데요. 4월 16일자 기사들을 보면 조선일보 “평양에서 압구정까지... 애국가 부르던 태구민의 눈에서는 눈물이”, 동아일보 “애국가 부르며 눈시울 붉힌 태구민... 강남은 내 고향” 중앙일보에서는 “태구민 강남 갑 당선... 북 엘리트가 거머쥐었다” 등 그의 당선 소식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태구민 당선인 띄워주기에 나선 보수 언론의 속내는 뭐라고 보십니까?

[강유정] 저는 보수 언론이 강남구 소식지가 됐다라는 착각이 들 정도인데요. 자신의 어떤 타깃 독자층이라는 게 있기 마련입니다. 보수층 그리고 한편으로는 당파적 이익을 공유하는 계층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사실 우리 사회에 있어서 보수 이데올로기라고 한다면 당파적 이익으로써 어떤 북한 문제라든가 탈북자 문제에 있어서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는 어떤 이데올로기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이제 태구민 의원이 당선된 결과는 뭐냐 하면 당파적 이익을 좀 초월해서, 이데올로기를 초월해서 경제적 이익 공동체가 탄생했다는 부분이거든요. 그러니까 태구민 의원이 이야기했던 것도 경제적 이익의 부분이었고 강남구민의 선택을 받은 것도 그 부분인데 보수 언론이 이 부분을 굉장히 과잉 해석함으로써 어떤 점에서는 강남구민 선택에 대한 알리바이, 이데올로기 대신 이것이다 라는 알리바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홍성일] 원내 입성 굉장히 평가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새터민 출신의 최초의 지역구 의원이거든요. 그러니까 어쨌든 강남구민으로부터 선택받았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 한국 사회가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부분이 분명히 있고요. 하지만 그 내용까지 들여다보면 이와 같은 진일보한 한 걸음이 굉장히 부실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단적으로 얘기해서 이자스민 의원이 바로 이제 정의당으로 당적을 옮겼잖아요. 그것 자체가 자기가 당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고백이 있었는데요. 이와 같은 고백이 나오기 전에 언론은 이걸 감시했어야 하죠. 보수당의 진일보한 움직임이 과연 내용적으로도 그 추진력을 갖고 있었던 것인지, 거기에 대한 언론의 검증이 부실했고 사실 이번에 태구민 의원의 어떤 원내 입성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언론이 감시해야 합니다. 바로 전체 새터민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인지, 한국사회의 레드 콤플렉스가 이걸로 인해서 사라질 수 있는 것인지 등등에 대해서 언론은 앞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이상호] 이번 총선에서 어떤 이슈든 선거 이슈로 본질이 흐려지는 일들이 많았죠. 경기 안산단원 을 민주당 김남국 당선인에 대한 성희롱 발언 논란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투표일을 이틀 앞둔 4월 13일이죠. 조선일보가 “조국백서 김남국, ‘섹드립 팟캐스트’ 출연 논란”, 김 후보의 과거 성희롱 발언 논란을 제기했고요. 총선 다음 날인 16일에는 “‘성희롱 팟캐스트’ 김남국 당선자, 진실의 가격은?”이라는 기사를 썼는데 조선일보의 문제 제기가 적절했다고 보십니까?

[임자운] 이게 선거 전날 쏟아진 기사들인데 선거 전날이니까 뭐든 해보자는 생각에 김남국 후보 사건이랑 n번방 사건을 엮은 것으로 보여요. 14일자 조선일보를 보면 n번방이 언급되는 총 7개인데 그중 4개가 김남국 후보가 관련된 기사거든요. 보수 언론이 반대 진영을 공격할 때 제일 자주 쓰는 논리가 진보 이중성이잖아요. 서민인 척하더니 부자이더라. 깨끗한 척하더니 더럽더라, 이런 이야기인데 이를 통해서 김남국 후보 개인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하지만 사안 자체가 너무 무리하게 엮다 보니까 별효과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김남국 후보 개인도 당선된 게 아닐까 싶은데 개인적으로 더 인상적으로 본 건 같은 날 다른 지면에 나온 N번방 사건 기사예요. 그러니까 이거는 이제 N번방 사건 자체를 다룬 기사였는데 제목이 이렇죠. 조주빈 폰에 유명 여배우 걸그룹 출신 충성 사진. 뭐냐 하면 끔찍한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자극시키는, 그러니까 대중의 관심을 그쪽으로 돌리는 굉장히 교과서적으로 나쁜 기사거든요. 저는 이런 걸 보면 조선일보에게 묻고 싶어요. 당신들에게 n번방 사건은 대체 무엇이냐?

[홍성일] 조선일보 자체도 어떤 자신이 어떤 지지하는 정당에 있어서는 성인지 감수성을 들이밀지 않고 어떤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의심이 되는 대목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전에 이런 성인지 감수성을 도구적으로 활용할 때는 아닌 것 같아요. 그게 이제 시대 정신이 되었고요. 언론도 거기에 발맞춰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호] 최욱 씨는 어떻게 보셨어요?

[최욱] n번방을 이용한 비슷한 프레임의 기사가 또 있었습니다. 4월 11일자 조선일보인데요. “요란했던 주말 폭로설… ‘한방’은 없었다라는 제목과 함께 이낙연 후보자의 사진이 배치됐는데 물론 이제 내용을 보면 ‘이낙연 선대위원장의 아들이 n번방 사건과 관련은 없다’ 뭐 이런 내용이지만 이렇게 또 해놓으면 뭔가 좀...

[이상호] 뭔가 있는 것 같아요.

[최욱] 그런 느낌이 좀 있잖아요. 이건 뭔가 좀 노림수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거죠.

[임자운] 저는 이것, 이 사안과 관련해서 선거라는 것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고 인권 가치 위에 존재하는 보도 가치는 저는 없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미래통합당이 이번, 이것을 전략이라고 얘기하는 것도 사실 되게 불편한데 n번방 사건을 흑색 정치, 흑색 선전 도구의 약간 수단으로 전락화시키려고 했었던 시도가 있었죠. 조선일보는 실제로 뭔가 있는 줄 알고 관심을 가졌는데 없어서 아쉬웠다는 게 보일 뿐, 미래통합당의 그러한 행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하나도 없어요. 저는 오히려 이게 더 끔찍하게 느껴지거든요.

[이상호] 최욱 씨가 방금 지적한 것처럼 이번 총선 보도에서 글이 아닌 사진에 숨은 메시지를 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3월 30일자 조선일보, “근거 없이 효과 안 따지고 역대 최대 ‘돈 선거’”. 이 기사를 보면 내용은 여야의 총선 공약을 함께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것만 싣고 있어요. 눈에 띄는 부분인데 이 기사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홍성일] 초현실주의 현대 미술가 마그리트라는 사람의 그림 중에서 '이미지의 배반'이라는 아주 유명한 그림이 있습니다. 파이프 담배를 정교하게 그려놓고서 그림 아래에 ‘이것은 파이프 담배가 아니다’라는 글을 써놔서요. 과연 재현과 실재의 관계는 무엇인지 이런 어떤 물음을 던지는 아주 유명한 그림인데 저는 이 사진 보도 역시도 이미지의 배반 같아요. 그러니까 그 밑에 쿼테이션을 단다고 하면 ‘이것은 이낙연이 아니다. 이것은 역대 최대의 돈 선거’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부정적인, 어떤 자기가 의도하는 어떤 메시지를 심으려고요. 바로 그런 것을 볼 수 있는, 엿볼 수 있는 사진이 바로 이 사진 보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호] 또 눈에 띄는 사진을 최욱 씨가 발견했다면서요.

[최욱] 평범한 사진에 이 사진과 전혀 관련성 없는 글을 붙임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기사들이 좀 있었습니다. 4월 6일자 동아일보 기사인데 이낙연 후보와 황교안 후보 두 사람의 사진이 있는데 사진만 보면 그냥 평범하지 않습니까?

[이상호] 그렇네요.

[최욱] 그런데 여기 보면 이낙연 후보가 활짝 웃고 있는 모습에 그의 발언을 인용해서 단 제목이 “빨간색, 정치인이 입으면 안 예뻐”. 그런데 이제 황교안 후보가 빨간색 옷을 입고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뭔가 좀 조롱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좀 옹졸해 보이고, 사람이 좀 가벼워 보입니다.

[이상호] 웃고는 있는데.

[최욱] 그렇죠. 그런데 이제 반면에 황교안 후보의 발언은 “모든 국민에 50만 원 즉시 지급”을 발췌해서 달아놨거든요. 그러면 뭔가 국민을 위하는 것 같고 정책에 관심이 많은 후보자, 이런 이미지를 또 부여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어요.

[강유정] 이미지 연상 효과를 노리는 거죠. 역대 최고 돈 선거, 근거 없고 효과 안 따지고. 그래서 부정적인 데에서는 이를테면 현재 여당의 이미지를 최대 크게 부각하고 같은 말이거든요. “모든 국민에 50만 원 즉시 지급”을. 이런 부분에는 이것을 부각하기 위해서. 그리고 오히려 더 중요한 말은 코로나19에 대해서 이것도 해결하지 못하면 정치인 해서 뭐할 거냐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해서 오히려 이 부분이 주요한 말인데 주요한 말을 빼고 취사선택해서 농담을 앞에 끌어 붙인 다음에 정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건 일종의 따옴표 자체를 잘못 달아놓은 겁니다. 이런 부분을 달아놓음으로써 무게감을 다르게 하고 사진과 글이 주는 연상 효과를 정치적인 효과로 발휘하기 위한 일종의 프레임 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홍성일] 그런데 이건 되게 기계적 중립성도 못 맞춘 거예요, 사실. 어떻게 농담하고 정책하고 둘을 같은 비율로써 비교를 할 수 있습니까? 한국 언론이 굉장히 부실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상호] 4월 11일 동아일보 기사 사진을 보면요. <몸 낮춘 여야… 이해찬 “1당 되려면 2% 부족”. 황교안 “쉽지 않다. 도와달라”>라는 제목으로 양측의 사진을 나란히 실었습니다. 이 기사의 사진이 주는 여당과 야당의 인상은 좀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홍성일] 여야 모두 표심을 잡기 위해서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이었는데 이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황교안 대표 같은 경우에는 정말 바닥을 뚫고 들어갈 정도로 머리를 땅에 대고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훨씬 겸손하다는 느낌을 충분히 줄 겁니다. 그런데 비교되게 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두 대표가 고개를 들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독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무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거만하다, 오만하다 이런 인상을 줄 수 있겠고요. 또 사진 설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진 설명 같은 경우 왼쪽 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더불어민주당이 대전시당에서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공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말했다.” 이런 식으로 건조한 기술이고요. “오른쪽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신발을 벗고 큰절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호소했다”와 같은 방식으로 정서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강유정] 그런데 사실 지금 계속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된 이후로 거듭 반복하고 있는 보수 언론의 프레임 중 하나가 바로 오만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문재인 정권의 오만 내지는 여당의 오만, 오만이라는 표현을 되게 많이 쓰고 있는데 여기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하고 있는 말은 더 도와달라는 말이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가장 오만한 표정을 골라서 쓴 거죠. 그것과 아주 대조되게 한편으로 황교안 대표는 계속해서 정권 심판을 이번 선거의 프레임으로 처음에 내세웠었죠. 그러다가 막판에 사실 입장을 바꾼 겁니다. 그것도 한편으로는 또 180석이라는 어떤 말이 잘못 와전됨으로 인해서 또 다른 프레임이 형성됐을 때 이런 어떤 읍소 전략이 한층 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었는데 도와주고 있는 거죠.

[임자운] 황교안 대표가 절한 날 기사를 검색해봤더니 4월 10일자에 이 똑같은 문구 있잖아요? 황교안 대표가 회견문을 읽던 중 신발을 벗고 맨땅에서 10초가량 큰절을 했다. 이 문장이 들어가는 기사가 20여 개가 나와요. 똑같은 문장을 쓴 거예요. 그러니까 후보 측에서 뿌린 보도 자료를 베꼈거나 아니면 다른 기사를 베낀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날 4월 11일자 절한 신문을 찾아봤더니 종합일간지 중에는 조선, 동아, 한국 그다음에 경제지 중에는 매경, 한경 제목으로 “황교안 도와달라, 큰절”. 이렇게 뽑았거든요. 반면에 경향과 한겨레, 국민 3개는 비슷한 구도로 양당이 선거 유세하는 사진을 썼지, 황교안 대표가 큰절하는 사진을 쓰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우리도 사실 알잖아요. 황교안 대표와 보수 야당이 언제부터인가 계속 절해요, 선거 때만 되면. 그 이미지가 도움이 되었던 것이죠. 그러니까 일종의 언론사 카메라를 선거 운동의 도구로 쓰는 건데 언론사 데스크들도 그걸 모르지 않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진을 쓴다는 것은 기꺼이 도구가 되겠다, 이건 분명히 언론이 대중들한테 바라는 모습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이상호] 최욱 씨 정말 깍듯하게 인사 잘하기로 소문 났잖아요. 90도로, 거의.

[최욱] 그런데 저는 윗사람한테만. 권력 갖고 있는 분들.

[최욱] 필요할 때 이걸 도구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런데 이게 절 한 번 하면 뭔가 좀 퍼포먼스이기 때문에 이게 기사로 안 싣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기자의 입장에서. 그러나 그것은 실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홍성일] 그런데 미국에서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하면서 자기의 치적을 선전하니까 언론사들이 카메라 치웠잖아요. 언론이 편집을 하고, 고를 수 있고 아젠다를 세팅하는 그런 위치에 있는데 그런데 이런 걸 받아 넣을까, 저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상호] 보도 영상과 사진, 기사가 세세히 또 전달할 수 없는 유세 규모, 군중 반응, 후보자의 인상 등을 전해주죠. 그래서 유권자의 눈과 마음을 현혹시키는 고전적인 수법으로 활용이 되어 왔는데요. 특정 후보자를 밀어주는 편집의 마법, 뉴스 강제 소환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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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대선 보도 편집의 마법
[2012년 대선 지상파의 내편 밀어주기 선거 보도]
웃는 모습 방영률

지상파 3사의 웃는 모습 방영률

2012년 대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KBS 19.1% MBC 30% SBS 19.7%
2012년 대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KBS 11.3% MBC 9.1% SBS 7.5%
(이완수 동서대 교수)

2. 유세 열기 바꾸는 앵글의 마법

유세 현장의 열기를 보여주는 풀샷 문 후보가 박 후보에 비해 20% 정도 적었다
리액션 샷에서 박 후보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연호
문 후보 지지자들은 무표정한 얼굴 어정쩡한 유세 상황 묘사

3. 교묘한 앵커 배경 화면
2012년 KBS 뉴스
11월 27일
박 후보는 다수에게 둘러싸여 있는 사진
문 후보는 소수에게 둘러싸여 있는 사진
(KBS 2012년 대선 보도 모니터 보고서)

[2012년 대선 그리고 1987년 대선, 지상파 방송의 ‘내 편 밀어주기’]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 방송 길이 7분
김대중 평화 민주당 후보 방송길이 2분 30초
KBS와 MBC 노태우 후보의 유세를 두 배에서 다섯 배 이상 길게 다루었다
(미디어 정치 캠페인, 권혁남, 커뮤니케이션북스)

노태우 후보는 헬기 동원해 전체 부감 풀샷으로 구성
김대중 후보는 열기를 축소보도 부감 풀샷에 인색
(중앙일보, 1988.12.09., K-TV 13대 대통령 선거 편파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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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이지은 기자, 2012년 대선 보도 당시에 KBS 내부에서도 사실 이 영상 관련해서 좀 논란이 있었죠?

[이지은] 네, 당시 KBS 기자들도 당시 대선 보도가 너무 편파적이라고 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계속 냈었는데 당시 대선을 앞두고 약 한 2주 정도 전에 KBS 기자협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지금 KBS에서는 일상적으로 제작 자율성이 침해되고 경영진은 보도의 공정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교묘한 물타기와 편파 보도를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을 좀 잘 알고 있었던 KBS의 소수 이사들이 대선 보도를 감시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선을 앞두고 약 한 달간 KBS의 대선 보도 모니터를 실시했어요. 그런데 당시에 이 보고서를 공개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KBS의 다수 이사들이 이 모니터를 하는 것조차도 보도 개입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물타기를 하고 막으려고 했던 과정이 있어서 상당히 좀 진통을 겪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상호] 영상에서 나왔듯이 1987년 대선 보도 조작은 워낙 유명했죠. 뉴스 영상 말고 당시 기사에 활용된 사진도 저희가 찾아봤는데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후보의 유세 현장을 소개하는 조선일보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후보의 유세 현장을 소개하는 조선일보의 1987년 12월 13일자 보도 사진 보셨을 겁니다. 어떤 차이점들을 발견하셨어요?

[최욱] 보니까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순으로 카메라가 점점 가까이 가는 것 아닙니까?

[이상호] 클로즈업.

[최욱] 그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 욕심일까요?

[홍성일] 조선일보의 마음이.

[최욱] 김대중 후보를 더 좋아하는?

[홍성일]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최욱] 진짜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어요.

[홍성일] 사진에 달린 설명도 노태우 후보 밀어주기였는데요. 노태우 후보의 경우에 유세장인 여의도광장을 찾아 미처 광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인파가 영등포 쪽 서울교에까지 펼쳐졌다라고 유세 열기를 강조했는데 김대중 후보의 경우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투명 플라스틱이 둘러쳐진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한쪽은 굉장히 차고 넘치고 다른 한쪽은 좁혀진, 가두리양식처럼 가둬놓는 그런 방식으로 글도 써놓고 있고요. 그래서 유세 분위기가 김대중 후보 같은 경우에는 전혀 담겨 있지 않았고 오히려 위축된 후보자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지은] 이 사진 비교하기 전에 당시 87년 대선 상황을 짚어봐야 하는데 당시에는 이제 텔레비전 토론이나 다양한 홍보 수단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유세가 결국은 선거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87년 11월 29일에 여의도광장에서 평민당 김대중 후보의 유세에 130만 명이 몰렸거든요. 이제 100만 명 이상이 몰린 게 이때가 처음이었다고 해요. 그전까지는 약 수십만 명 수준이었고 이 이후로 세 후보가 100만 명을 모으려고 과도하게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 이어졌는데, 따라서 당시 언론도 아마 이때 상황을 매우 주목을 했을 거라고 짐작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제 보도 사진을 보면 동아일보 같은 경우는 이런 대규모 유세 분위기를 짐작해 볼 수 있게끔 사진의 화각도 굉장히 넓은 화각으로 군중들의 규모를 크게 보여주고 있는 반면에 조선일보의 사진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좀 낮은 곳에서 촬영해서 군중 규모가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는, 비교가 되게끔 그렇게 촬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다면 조선일보는 매번 이런 유세 현장에서 이렇게 촬영을 했을까라는 의심이 들어서 봤더니 이후 12월 12일 노태우 후보의 여의도 유세 광장의 사진에서는 방금 전의 홍성일 연구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교가 다 보일 정도로 높은 곳에서 촬영해서 거의 항공 촬영에 가까운 그런 사진을 찍었거든요.

[강유정] 그러니까 사실상 87년 12월 13일 김대중 후보의 보라매공원 유세는 정말 두고 두고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200만 명이 넘은 그런 엄청난 열기 현장인데 사진에 담지 않았다고 할 수 있고, 저게 줌 인이라서 인물을 부각하는 것 같지만 엄밀히 말해서는 저 세를 거세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도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아요. 가령 지난해 조국 정국에서 서초동과 광화문을 집중 보도했을 때 각각 언론사에 따라서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른 인원이 보였고 그때 우리가 다루기도 했지만 MBC가 드론 촬영을 해서 굉장히 넓은 범위를 보여줬을 때 다른 어떤 이미지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가졌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지금 저 때 학습된 효과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러니까 사진을 볼 때도 분명히 이건 의도가 있는 사진이라는 걸 좀 알고 보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87년 대선이 우리 현대사에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보면 이것이 71년 박정희, 김대중. 그때도 이제 박정희, 김대중 두 후보가 대선을 했던 이후에 16년 만에 국민이 군부독재로부터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선거였잖아요. 어쩌면 87년 대선은 우리 국민들로서는 첫 번째 민주적 선거를 경험하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이제 막 첫발을 떼려 할 때 언론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현장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이상호] 특히 선거 때 후보자와 정당에 대한 영상이나 사진을 어떻게 찍고 어떻게 편집할지 여기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까?

[이지은] 물론 있습니다. KBS 같은 경우는 이번 21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 보도 준칙을 적용을 했는데 거기서 영상 취재와 편집 부분 내용을 보면 각 정당과 후보자에게 동등한 조건을 적용하도록 했고요. 촬영 거리, 각도, 화면 크기‧밝기, 이런 것들도 모두 동등하게 하도록 했고 또 유세를 보는 군중의 규모나 어떤 반응 이런 것들은 촬영 당시 가장 최고치로 그것을 촬영하도록 했고, 또 사용하도록 그렇게 규정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준칙이 이제 87년 대선 이후에 마련이 됐었고 최근 요 몇 년 동안 전국 단위의 선거가 계속 치러지면서 지금 이제 이 취재 제작진들은 많은 규정이 몸에 밸 정도로 익숙해져서 상당히 이 준칙을 지키려고 애를 쓰는 분위기가 있거든요. 특히 이제 KBS나 MBC, SBS, 이런 지상파 방송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영상기자협회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제 영상 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이것들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런데 문제는 이제 신문사인데요. 신문사 같은 경우는 이런 선거 보도 준칙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게 없더라고요. 저희 제작진이 한국사진기자협회에 문의해 봤는데 따로 준칙이나 가이드라인은 없다, 이렇게 답변을 들었습니다.

[임자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우리가 이제 주권자인 국민이 일상적으로 감시를 못 하고 4, 5년에 한 번씩 있는 선거를 통해서 감시하기 때문에 이미지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언론의 힘이 막강한 것이고 언론에서 사용하는 사진의 힘이 막강한 것인데 어쩌면 그래서 계속 이런 사진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어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가 한창 이슈일 때 당시 신문에서 썼던 사진들은 굉장히 정성스럽게 골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러니까 못 하는 게 아니었다는 거죠. 못 하는 게 아니었고 지금도 할 수 있지만 어쩌면 사진의 힘을 알기 때문에 더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호] 지금까지 중앙 언론의 문제를 살펴봤다면 전국적으로 치러진 선거인만큼 이번에는 지역 언론의 문제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방송 준비를 하면서 지역 신문사 홈페이지에 저희가 좀 들어가 봤거든요. 무엇보다 엄청난 배너 광고가 떠서 깜짝 놀랐습니다. 기사를 볼 수 없을 정도였거든요.

[임자운] 저도 사실은 이번에 처음 봤어요. 그러니까 이게 지역 언론사 홈페이지까지는 잘 안 들어가잖아요. 이게 방송이나 일단 중앙 일간지 홈페이지와는 차원이 다른 광고 배너가 있던데 뭐 선거 때라서 한몫 잡아보겠다는 취지를 이해는 하더라도 가령 대전일보나 중부일보 같은 경우에는 기사가 들어가야 할 화면을 밀어내고 있어요. 선거 시즌만큼은 우리 언론사 홈페이지를 일종의 광고 보도판으로 쓰겠다. 이건 좀 선을 넘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홍성일] 경기일보를 보니까 배너가 바로 보이는 것만 48개가 있었고요. 회전하고 있는 것까지 세어 보니까 66개라서 저는 무슨 요란한 불법 도박 사이트에 잘못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최욱] 그런데 그 후보들이 효과를 기대하고 광고를 하는 것인지 그게 궁금하더라고요.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뭔가 굉장히 공해 같은 느낌이거든요. 오히려 좋은 이미지였다가도 좀 안 좋게 될 것 같은데 이거 왜 이렇게 홍보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상호] 지역 신문의 홈페이지를 도배한 총선 광고의 속사정을 저희가 좀 취재를 해봤습니다. 영상 일단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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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광고판이 된 지역 언론

선거를 앞두고 광고로 도배된 지역 언론 홈페이지

[저널리즘토크쇼J 제작진] 광고 문의 좀 드리려고 전화드렸는데요.

[○○일보 광고국] 배너광고로요? 금액은 300만 원이세요. (지면은) 사이즈에 따라서 다른데 110만 원에 하고 있어요. 더 크게 나가면 300만 원짜리도 있고

[△△신문 광고국] 며칠 하시면 할인 좀 받으실 수 있으실 거예요. 지역구마다 담당하시는 분들 따로 있어서 혹시 선거구가 어디세요?

할인가 제시하며 빠른 계약 요구

[◇◇일보 광고국] 저희들이 한 50만 원 정도에 해드릴 수 있는데요. 만약에 하신다면 빨리 하시는 게 좋죠.

대목 맞은 지역 언론사 선거 캠프 두드리는 기자들

[○○후보 보좌관] 거절하기가 저희도 참 난처하죠. 예전에는 후보님한테 전화해가지고 막 반 협박성? 지역 언론은 관공서에서 많이 보잖아요. 그러니까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공무원들의 여론이 많이 또 중요한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하니까. 저희도 다 해주면 좋은데 선거비용 상한액이 얼마 안 되는 상황에서 유세차하고 선거 사무원 쓰고 TV 연설하고 이렇게 하면 쓸 돈이 없어요.

[△△후보 보좌관] 지역 유권자들한테 표를 받다보니까 총선 정국에서는 사실 중앙 언론보다는 지역 언론 긍정적 기사나 부정적 기사로 인해서 표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회사(언론사)가 하는 행사에 참석해달라고 했는데 안 한다거나 도움을 주지 못했을 때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이제 건방지다 이런 것들부터 해서 하다 보면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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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아까 경기일보가 66개 후보자 배너 광고가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최욱] 그러면 한 한 편당 한 300 잡고요. 60개 잡으면 1억 한 8000쯤 되는데요. 이건 장사가 좀 된다고 봐야겠네요.

[이지은] 온라인 배너 광고는 최소 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 지면 광고는 11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 이렇게 형성이 되어 있는데요. 선거 광고를 모든 지역 신문이 다 하는 건 아니고요. 광주일보, 전남일보, 무등일보, 이런 호남 지역의 신문들이 이런 선거 광고가 거의 없더라고요. 아예 없는 곳도 있었고요. 그래서 문의를 드려봤는데 아무래도 호남 지역이 선거 경쟁이 치열하지 못한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거 광고에 대해서 그렇게 후보자들이 열심히 광고를 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성도 좀 있었고요. 그러니까 반대로 말하면 선거 경합이나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 있는 지역 신문들이 이런 광고 건수나 수익도 높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성일] 공직 선거법에서는 광고를 할 수 있는 횟수, 이런 것도 제한을 하고 있어요. 돈이 안 드는 선거를 하게끔 유도하기 위해서죠. 그러다 보니까 신문 광고는 몇 개 이하, 그다음에 방송 광고도 몇 개 이하,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었는데 인터넷은 무한정인 거예요. 이건 지면 제약도 없고, 방송 시간 제약도 없기 때문에. 그래서 어떤 법의 허점으로 무제한적인 배너 광고가 가능할 수 있는 상황이고요. 결국에는 지역 언론사가 이 선거 국면 특수를 노리면서 어떤 광고 협찬 조직이 되어 가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최욱] 그런데 광고 비용이 세금이 들어가는 건 아니죠? 후보자들 본인들이 돈을 내는 거죠?

[이지은] 그 비용이 보전이 되면 그러면 결국 세금으로.

[최욱] 세금이에요?

[이상호] 세금이네요.

[이지은] 그렇죠.

[최욱] 내 돈.

[최욱] 이거 진짜 단 한 표에도 영향을 안 끼칠 것 같은데 세금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화가 확 올라오네요.

[강유정] 보험과 비슷한 효과는 가질 것 같아요. 우리가 자동차 운전을 할 때 내가 사고 날 확률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도 보험을 드는 것처럼 만약에 내가 후보자인데 여기에 빠져 있다라고 했을 때 그 불안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역의 이권에 상당히 개입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지역 언론들입니다. 그런데 지역 이권이 가장 핵심적으로 모이는 게 바로 선거판이다 보니까 지역 언론이 일종의 플레이어로 직접 나서는데 좀 노골적인 거죠. 광고를 싣겠다, 노골적으로.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부정편향적인 기사가 실리면 안되기 때문에, 결국에 보험효과라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지은] 이게 이제 저희가 선거 캠프하고 국회 관계자들을 취재해 봤는데 굳이 효과가 없는 곳까지 내가 광고를 해야 하나라는 이제 생각이 들지만, 언론사에서 갖은 수법을 동원해서 이 광고를 결국 하게끔 만든다는 거예요. 그 방법의 예로 들어서 보면 처음에는 기사를 써 주겠다고 먼저 연락을 해 온다고 합니다. 출마 소감, 공약, 이런 것들을 말할 수 있는 자리니까 취재에 응하게 되겠죠. 그러다 보면 기사가 나가게 되고 그 기사가 링크가 와서 그 후보자나 후보자 측 관계자에게 문자로 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같이 광고 금액, 단가표, 광고 금액 100만 원, 500만 원, 이렇게 금액이 제시된 문자가 같이 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 광고 금액을 내라. 이런 식으로 압박을 주는 것인데 이것에 이제 거절 의사를 표시하면 순순히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의 경우는 이 후보자의 꼬투리를 잡는 기사를 계속 써서 그 기사로 링크를 계속 또 보내고

[최욱] 광고 할게요, 하겠습니다.

[이상호] 결국에는 이제 지쳐서.

[최욱] 하겠습니다.

[이지은]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최욱] 이런 것들이 굉장히 충격적이고 화가 날 만한 일인데 계속 무뎌지는 게 우리가 그전에 이런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다뤘던 것 같아요. 조선, 동아 100주년 맞아서 기업들한테 협찬금 따내고 이런 이야기 저희 다룬 바 있지 않았습니까? 자꾸 이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익숙해지는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이상호] 이번 총선에서 확인한 지역 언론사의 문제점. 광고뿐만이 아닙니다. 총선 기사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영상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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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총선을 마주하는 지역 언론의 자세

서산‧태안 후보자 단독 조명 기사 건수 (3.1 ~ 4.14)

충남일보
성일종 미래통합당 후보자 (현역 의원) 24건
조한기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0건

충남투데이
성일종 미래통합당후보자 (현역 의원) 18건
조한기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0건

대전일보
성일종 미래통합당 후보자 (현역 의원) 6건
조한기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0건

경기 인천 후보자 단독 조명 기사 건수 (3.1 ~ 4.14)
경기 신문
민경욱 미래통합당 후보자 (현역 의원) 8건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1건
이정미 정의당 후보자(비례 의원) 0건

대구 후보자 단독 조명 기사 건수 (3.1 ~ 4.14)
대구일보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자 (현역 의원) 24건
김용판 미래통합당 후보자 1건
김대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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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그런데 지역 언론사에서 왜 굳이 현역 의원들한테 이렇게 많은 관심을 두는 걸까요? 이렇게 압도적으로 보도량을 늘려서 밀어줬는데 조원진 후보 꼴찌했어요. 3위 했어요, 3위.

[임자운] 그러니까 저는 이게 현역 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밀어줬다고 보기 어려운 게 가령 이정미 의원 같은 경우 현역 의원이었잖아요? 그런데 인천 지역 언론에서 굉장히 소외됐거든요. 오히려 민경욱 후보를 많이 보도했었던, 그런 걸 보면 현역 의원 프리미엄만이 반영된 건 아니고, 그러니까 지역 언론이 사실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나 어떤 가문과 결탁돼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이 오히려 더 크게 작용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홍성일] 지역 언론이 총선 기간에 어떠한 편파 보도를 했는지에 대한 통계가 있어서 좀 소개를 하려고 하는데요. 언론중재위원회가 해마다 총선이 끝나고 나서 백서를 발간합니다. 그래서 지난 20대에 총선 선거 기사 심의백서를 제가 살펴보니까요. 전국 일간지 중에서 경고 조치를 받은 건이 18건이 있었는데 이 18건을 받은 일간지가 모두 지역 신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지역 신문의 어떤 윤리적인 허들이라고 할까요? 훨씬 낮은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지금 21대 총선이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와 같은 백서들을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기록하고 흔적들을 많이 남겨서 다음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견제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비판해 왔던 언론의 고질적인 문제, 따옴표 저널리즘 있죠. 이번 총선에서는 많은 언론이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의 입을 쳐다보느라 아주 바빴습니다. 총선 다음 날에도 그의 발언 하나하나가 모두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언론이 그의 발언을 왜 이렇게 앞다투어 인용을 했을까요?

[임자운] 2020년 3월 26일자 채널A <뉴스 TOP 10>에 보면 보수 언론이 김종인 위원장을 좋아하는 이유를 그대로 말하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기자들이 참 좋아하는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민주당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 그런 멘트를 하나하나 따는 게 아마 이번 영입의 배경이지 않을까 싶다. 보수 언론이 좋아하는 이유는 김종인은 한때 저쪽 편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어쩌면 언론이 진중권 씨를 좋아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때 진보 성향이었던 어쩌면 한때 저쪽 편인 줄 알았던 그 사람도 이 말을 하고 있다는 그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 역으로 김종인 씨의 가치가 올라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지은] 한때 같은 배에 탔던 사람들이 그 배에 있었던 사람들을 공격할 때 이 보수 언론들이 좀 과잉돼서 이 사람들을 언급하는 경향이 있고 한때 또 이언주 의원도 한참 많이 언급됐던 이유도 당시 민주당에 있다가 그 안에서 ‘아, 이 사람들은 정말 상식 밖의 사람들이야’라는 이야기를 대신해 줄 수 있으니까 보수 언론들이 많이 언급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상호] 최욱 씨는 어떻게 좀 해석을 해보시겠어요?

[최욱]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을 헤드라인으로 쓴 기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최욱] 이것들을 딱 종합해 보면 뭔가 독자들한테 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었던 건 아닐까, 개인적으로 또 한 번 소설 써 봅니다.

[이상호] 정리가 되는군요.

[최욱]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최욱] 3월 31일자 중앙일보인데요. ‘통합당은 승리할 거야’. 조선일보 4월 6일자, ‘국민이 잘 선택해야 해’. 4월 7일 한국일보, ‘문재인 정부 심판해야지’. 4월 13일 중앙일보, ‘민주당 허세에 흔들리지 마라’. 뭔가 메시지를 대신해서 해 주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상호] 이렇게 정리하는 게 무슨 가사 같네요, 정말.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이 선거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 2012년 이후 벌써 세 번째입니다. 그때 언론 보도는 어땠을지 잠시 영상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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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김종인의 입 키워주는 언론

2012년 ‘박근혜의 경제 멘토’로 등장
[김종인/당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2012년 대선)] 새누리당과 다른 당이 달리 생각하는 경제민주화라고 여러분이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서울신문, 12.05.10, 이상돈·김종인 등 6인의 외인구단 역풍 뚫고 당 쇄신… 총선승리 견인_
한국경제, 12.06.02, “박근혜에겐 7인회보다 김종인이 더 중요 ”
국민일보, 12.09.21, ‘경제멘토’公約 대결

2016 총선 ‘민주당의 구원투수’로 등장
[김종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2016년 총선)] 문재인 대표의 진정성을 믿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하였습니다. 기필코 승리를 이루어 내겠습니다.

서울경제, 16.01.15, 朴 安의 멘토를 구원투수로 文 김종인 영입 藥? 毒?
동아일보, 16.04.14, 힘받은 ‘차르’… 웃음 짓는 김종인
한겨레신문, 16.08.24, 굿바이 차르 ‘김종인 정치’는 이제 시작이다

2020년 총선 ‘통합당의 사령탑’으로 등장
[김종인/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2020년 총선)] 왜 내가 이 선거에 뛰어들었느냐. 이 나라의 장래가 너무나 한심해 온 겁니다.

한국일보, 20.03.09, 선거의 달인 김종인 이번엔 보수 구원투수
중앙일보, 20.03.25, 선거기술자, 시뮬레이션 그리고 위성정당
세계일보, 20.03.13, 이번엔 野 사령탑… 왜 또 김종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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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4년에 한 번 나타나는 올림픽 선수 같은 느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매번 국적을 달리해서 나오는 느낌인데. 사실 과거의 행적을 보면 보수에 있다가 진보에 있다가 굉장히 아름답게만은 볼 수 없는데 사실 언론에서 다룰 때는 마치 모든 선거를 해결해 줄 만한, 우리 시대의 어떤 큰 어른같이 이렇게 칭송하고 추앙한단 말이에요.

[홍성일] 되게 저는 코미디 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니까 본인도 여러 공개된 자리에서 당 이름을 몰라서 민주당이었다고 했다가 통합당이었다고 했다가 이런 일들이, 해프닝이 여러 차례 연출됐잖아요. 이건 김종인 위원장 같은 경우에도 비극적인 일이고요. 한국 정치, 정당에 있어서도 비극적인 일이에요. 자신의 정당 이름이 이렇게까지 존재감이 없게 되다니. 가치, 정책 지향적으로 판단하는 정당이 아니라 그냥 단기적인 선거에서의 승패를 위해서 정말 몰두하고 있는 그래서 막 무리수를 두는 그런 정당들을 비판하지 못했던 언론에 대해서도 저는 이 코미디, 비극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지은] 일단 언론이 2012년부터 김종인 위원장이 선거판에 들어올 때마다 구원투수라고 불렀거든요? 기사를 보면 2012년 채널A <박근혜 2차 TV 토론 준비 매진, 김종인 구원 등판>. 2016년 연합뉴스, <박근혜 경제 민주화 교사 김종인 더민주 ‘구원투수’로>. 2020년 MBN <통합당 김종인 ‘구원투수’ 영입>, 계속 구원투수라는 타이틀을 계속 주면서 이 인물에 대해서 어떤 정치적 존재감과 무게감을 계속 실어주고 있는데 과연 이 타이틀이 김종인 위원장에게 맞는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2016년 민주당 총선에서는 결과적으로 승리는 했지만 사실 오히려 압도적인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을 김종인 위원장이 공천권을 남용하고 이런 여러 가지 문제로 근소한 승리에 그쳤던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이 인물이 정말 구원투수인가에 대해서 평가도 엇갈리는데 그렇다면 언론은 왜 이 인물을 자꾸 이렇게 띄워주는가. 저희가 분석하기로는 아무래도 이제 선거 구도를 조금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고 이 인물이 등장했을 때 뭔가 구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어떤 메시지가 전달이 돼야 독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잖아요. 그렇게 이제 철새 정치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언론도 큰 책임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유정] 저는 좀 과도하게 얘기해서 미래통합당이 일종의 에크모(ECMO, 환자의 몸 밖으로 혈액을 빼낸 뒤 산소를 공급해 다시 몸 속에 투입하는 의료장비)를 달았다고 생각해요. 황교안 대표가 얼굴은 될 수 있었지만 언론도 그렇고, 보수 언론도 그렇고, 미래통합당도 그렇고 마찬가지로 스피커를 못 찾았던 겁니다. 어떤 말을 딱딱 집어서 해 줄, 따옴표에 넣어줄 말을 해줄 만한 스피커를 찾고 있었을 때 이제 김종인 위원장을 외부에서 수혈해서 미리 마련해 두었던 여러 용어들을 바로 김 위원장의 입을 통해서 달아주었고,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의 효과를 부각시킴으로써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하는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어떤 점에서 김종인 효과라는 것보다는 김종인 효과를 만들고 싶었던 보수 언론의 어떤 욕망이 드러난 게 바로 김종인 위원장의 영입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임자운] 이분은 유능한 선거 브로커 혹은 기술자일지는 몰라도 어떤 정체성이 뚜렷하거나 어떤 이념을 일관되게 추구하는 분은 아닌데 사실 이런 분이 실제로 선거에 개입해서 선거에 영향을 준다면 그게 우리나라 민주주의 후진성을 말하는 거잖아요. 언론은 이런 분들한테 계속 ‘OO선거를 승리로 이끌고’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그럼으로써 이분의 가치를 어쩌면 실제보다 더 높이고 있는데 그것이 곧 우리 민주주의의 후진성을 계속 고착화시키는 역할도 하거든요. 그래서 더 이상 우리 언론이 이런 분들한테 이런 수식어를 붙이는 것도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홍성일]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서 킹 메이커라는 칭호를 언론이 부여하면서 언론도 자기가 킹 메이커가 되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둘 다 선수로서 뛰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언론이 심판이었다고 한다면 그와 같은 어떤 킹 메이커라는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을 것 같은데 선수로서 동료 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무비판적으로 김 위원장에 대해서 호평을 계속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호] 말 많고 탈 많았던 제21대 총선이 끝났습니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다음 선거 보도는 이랬으면 좋겠다, 짧게 기우제 비평을 좀 해보죠.

[임자운] 그러니까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가장 많은 분이 사실은 아쉬움으로 지적하는 게 거대 정당 쏠림 형상이 심화됐다는 거잖아요. 양당제가 고착화됐다는 것인데 저는 그런 진단을 한 언론이 범여권이라는 표현을 쓰는 거 굉장히 이중적이라고 생각해요. 범여권이 대체 뭡니까? 소수 정당이라는 것은 결국 그 거대 정당과의 차별성을 통해서 가치가 인정되는 것인데 그 차별성을 뭉개버리는 표현이거든요. 그러니까 양당제가 고착화되고 거대 정당에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판단을 언론이 하고 있다면 이런 표현은 안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이상호] 기우제 저널리즘의 창시자, 최욱 씨.

[최욱] 선거 보도를 보니까 유난히 기자들의 희망과 바람이 좀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거의 뭐 기도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도는 종교 활동에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유정] 저는 이번에 선거 과정을 통해서 이런 걸 느꼈어요. 정치인들의 물갈이는 두 번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다. 하나는 공천, 하나는 투표. 그런데 오래된 구태 정치인은 퇴장하는데 오래된 구태 언론의 양태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공천을 줘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투표를 거쳐서 언론을 선택해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부분에서 정말 언론이 구태를 벗기가 쉽지 않겠구나. 보수 언론이 지향하고 있는 가치 있는 정치판은 무엇인지는 전혀 그림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좀 지향하는 가치를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지난 목요일이 세월호 6주기였죠. 한국기자협회에서 6년 만에 유가족들을 만나서 사과를 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는 세월호 보도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그 모습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끝까지 시청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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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세월호 6주기, 한국기자협회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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