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부녀 확진에 떨고있는 부산, 1200여명 격리·조사중

박주영 기자 2020. 4. 2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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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병동 간호사 딸이 먼저 감염
"아버지는 딸로 2차 감염 추정돼"
접촉·자가격리자 1200여명 넘어

지난 19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을 받은 부산의 부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접촉자가 4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부산과 경남의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또 이들 부녀의 감염은 역학 조사상 간호사인 딸이 부산의료원 안에서 먼저 감염된 뒤 아버지가 2차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부산시는 20일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부산의료원 간호사인 129번(부산) 확진자 A(25)씨가 병원 내 접촉으로 감염된 뒤 가족 간 밀접 접촉으로 아버지인 128번(부산) 확진자 B(58)씨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A씨는 대구 요양병원에서 옮겨온 코로나 확진자 9명이 입원한 병동에서 근무했다. 시 측은 “A씨는 근무 병동의 입원환자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6일 부산의료원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찍은 흉부 방사선 사진에 의심 소견이 있었다. 이어 18일 오후 확진 판정 이후 19일 촬영한 CT에서 폐렴 진단이 나왔다.

또 A씨의 동선을 확인한 결과, 그는 지난 4일, 9일, 14일, 17일 4차례 부산 북구에 있는 부모 집을 방문했다. A씨가 지난 4일 처음 부모집에 다녀온 지 4일 후인 지난 8일 아버지 B씨가 처음으로 몸살과 피로감, 어지러움 같은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

시 보건당국은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간호사인 딸 A씨가 먼저 감염된 뒤 아버지 B씨에게 전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진은 지난 18일 오전 아버지 B씨가 먼저 받았고 딸은 그 뒤에 18일 오후 검사를 받아 양성판정이 나왔다.

간호사 A씨가 확진되자 보건당국은 이날 오후 A씨 근무 병동에 함께 일하고 있거나 접촉한 의료진 152명을 의료원 5~7층에 19일~5월4일까지 코호트(동일집단) 격리하고 전수 검사를 했다. 또 부산의료원이 지역 코로나 전담병원인 점을 감안, 20일엔 나머지 700여명에 대한 코로나 검사에 들어갔다. 시 측은 “부산의료원 근무자 856명 전원을 검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부산의료원은 본관, 노인병원, 건강검진센터, 장례식장, 기숙사 등 5개 건물로 이뤄졌다. 본관은 254개 병실로 코로나 사태 이후 전부 비워진 상태로 현재 확진자 24명이 입원, 치료받고 있다. 이들 확진자는 대개 본관 2층 병실에서 치료 중이고 코호트 격리된 152명은 본관 동측 5~7층에 있다.

간호사 A씨는 집은 경남 양산이지만 코로나 이후 의료원 기숙사에서 주로 생활했고 부모 집에만 4차례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 집에 갈 때는 주로 지하철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B씨는 부산 한 고교 시설관리 행정직으로 지난 8일 첫 의심 증상 이후 병원 2곳을 4차례, 강서구 교회의 부활절 예배, 경남 김해의 식당 1곳과 찻집 1곳, 경남 함안의 모친 집, 직장 등을 다녔다. 이동은 모두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 측은 “B씨가 첫 증상 이후 한 병원에 3차례, 또 다른 병원에 1차례 다녔고 당시 본인과 의료진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B씨와 관련, 강서구 교회 부활절 예배 참석자 149명(부산 105명, 타시도 44명)과 병원·식당·직장인 학교 등의 접촉자 147명 등 모두 290여명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코로나 검사를 진행 중이다. 보건당국은 B씨가 다닌 교회와 직장인 학교를 방역하고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

A씨와 B씨로 인해 코로나 검사를 받거나 자가격리 중인 사람은 현재 12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들 확진자의 가족이나 기숙사 동거자 등 밀접 접촉자, 교회 접촉자 82명, 부산의료원 830여명 등에 대한 코로나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며 “나머지 접촉자들은 검사 중이거나 자가격리 등을 통해 추후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가 경남 지역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자 경남도도 접촉자들을 파악하는 등 잔뜩 긴장하고 있다. 경남도 측은 “A씨가 김해의 음식점을 방문하고 함안 부모집을 다녀갔는데 이 과정에 도내 접촉자 46명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을 즉시 자가격리하고 코로나 검사를 진행해 6명은 음성이며 나머지는 검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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