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中전기차에 배터리 첫 공급

원호섭 2020. 4. 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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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車 올 9월 출시예정
'아크폭스' 전기차에 탑재
LG화학도 내년 합작생산
韓배터리 보폭 확대 기대
SK이노베이션(총괄사장 김준·사진)이 만든 전기차 배터리가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 전기차에 탑재된다. 한국 업체가 만든 배터리가 중국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에 탑재되는 것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과 한국이 갈등을 빚은 이후 처음이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가 중국 정부에서 보조금까지 받게 된다면 향후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 전기차 시장 진출이 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최근 발표한 순수전기차 신차 모델에 올해 9월 출시 예정인 베이징차그룹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아크폭스의 '마크5'가 이름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과 베이징차, 베이징전공이 합작해 중국 장쑤성 창저우에 설립한 배터리 공장 '베스트(BEST)'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마크5에 탑재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한국 배터리 업체의 중국 진출에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201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화하자 중국은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전면 중지했다. 당시만 해도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업체가 만든 배터리가 중국 전기차에 탑재돼 보조금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1000만원 이상이었던 만큼 보조금 리스트 제외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지 말라는 압박이었다"며 "심지어 계약이 남은 상황에서 배터리를 더 이상 공급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보조금 1000만원을 받지 못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하고 싶어도 탑재할 수 없었다. LG화학, 삼성SDI 등 중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한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을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수출했다. SK이노베이션도 2013년 총 10억위안을 투자해 베이징차·베이징전공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인 '베스크(BESK)'를 설립한 뒤 베이징에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구축했지만 사드 이후 공장 가동이 완전 멈췄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빨랐던 만큼 SK이노베이션은 다른 방향을 찾았다. 배터리 셀을 현지에서 만들어 공급하는 방안이었다.

이에 따라 베스크는 100% 자회사인 베스트를 설립하고 2018년 창저우에서 셀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국내외 여러 전기차 배터리 업체가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 자동차회사와 해외 배터리 업체 간 합작으로 중대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이 건설되는 것은 베스트가 처음이었다. 베스트 공장은 2019년 12월 준공된 이후 현재 배터리를 생산하며 수율을 높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양극재 핵심 원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각각 80%, 10%, 10%로 1회 충전에 450~500㎞를 달릴 수 있는 3세대 배터리로 분류된다. 이제 배터리 업계는 마크5가 중국 정부 보조금 목록에 이름을 올릴지에 주목하고 있다. 보조금은 합작사인 베이징차가 신청하는 만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보조금 지급 전 단계로 분류되는 '형식승인'도 신청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결정한다면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호재가 된다. LG화학도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 전기차 1위 업체인 지리자동차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2021년부터 배터리를 생산해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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