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왔나"..빨간 차마다 '꼬깃꼬깃' 용돈 봉투
[뉴스데스크] ◀ 앵커 ▶
집 앞에 빨간색 차량이 주차될 때마다 용돈과 간식을 끼워둔 80대 할머니 한분이 있습니다.
자식 사랑에 이런 일을 하셨다고 하는데 어떤 사연 인지 부정석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주차된 빨간 승합차 옆으로 할머니가 느릿느릿 다가옵니다.
2~3분 정도 주변을 서성이더니 왔던 길로 다시 조용히 돌아갑니다.
차량 주인이 돌아왔을 땐 손잡이에 꼬깃꼬깃 접은 5만 원 권 한장이 꽂혀 있었습니다.
같은 장소에 주차할 때마다 돈이나 손잡이에 음식이 든 봉투가 걸려있는 걸 이상하게 생각한 차량 주인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차량 주인] "해코지를 하는 것 같으면 차를 부수고 간다 든지 할 건데… 돈을 꽂은 것을 보니까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해코지는 아니지만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이 확인해봤더니 돈을 두고 간 사람은 이 마을에 혼자 사는 86살의 할머니였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던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 탓에 제대로 공부를 시키지 못한 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아들의 차량과 같은 색의 승합차가 주차 할 때마다 용돈을 뒀습니다.
이 빨간 승합차를 아들의 차로 착각한 할머니는 지난 두 달 동안 5차례에 걸쳐 현금과 간식을 놓고 갔습니다"
[차량 주인] "할머니 아들 이야기를 듣고 순간적으로.. 저도 큰딸이라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큰 자식들이 잘 되어야 한다는… 어른들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할머니 마음은 오죽했겠나…"
50대 아들은 몇달 전부터 다른 지역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할머니에게 설명한 뒤 두고 간 21만 원을 할머니에게 돌려줬습니다.
MBC뉴스 부정석입니다.
(영상취재: 손무성/경남)
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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