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선일보

노벨상 수상자도 "코로나, 중국 연구소서 만들어졌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입력 2020.04.21. 03:11 수정 2020.04.21. 14: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佛 바이러스 학자 뤼크 몽타니에
"에이즈 염기서열 추가된 흔적 있어.. 중국은 무슨 실험했는지 밝혀야"
음모론 취급받던 '우한 실험실說' 中정보공개 대한 불신 커지며 확산
학계 다수 "인위적 바이러스 아냐"

전 세계에서 240만명 이상이 감염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武漢)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수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인위적으로 만든 바이러스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대세이지만 중국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프랑스 바이러스 학자인 뤼크 몽타니에 박사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방송에 나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8년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학자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반적으로 박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특징을 갖고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해서 인위적 실험을 통해 HIV의 시퀀스(sequence·배열)를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따라 바이러스에 상당한 변이가 발생했다"고 했다.

그는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알 수 없지만 HIV 백신을 개발하고 싶어 한 것 아니냐는 게 내 가설 중 하나"라며 "중국 당국은 어떤 연구를 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우한 연구소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연구 과정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초기에는 음모론으로 받아들여졌다. 1월 말 67만명의 팔로어를 가진 금융 전문 블로거 '제로 헤지'가 "중국의 한 과학자가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할 때만 해도 일축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지난 14일 워싱턴포스트가 구체적 정황을 제시하며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2018년 미국 관리들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를 방문한 뒤 미흡한 안전 상태를 지적하며 전염병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정부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폭스뉴스는 "중국 정부가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되자 수습한 과정을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도미닉 라브 영국 총리 권한대행이 16일 "중국은 코로나가 어떻게 발병했고 왜 막을 수 없었는지 답해야 한다"며 몰아세웠다. 중국 내부에서 '실험실 유출설'이 나오기도 했다. 광저우에 있는 화난이공대 소속 샤오보타오 교수는 지난 2월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아니면 우한질병통제센터에서 나왔을 것"이라며 "연구자들이 종종 박쥐에 물렸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학계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일간 르몽드는 몽타니에 박사의 주장을 소개하면서 "이런 주장은 학계의 주류가 아니며 전 세계 상당수 학자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승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인수공통바이러스연구팀장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염기 서열을 분석해보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 일치"라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 시퀀스를 보면 생소하지 않고 기존 바이러스들과 유사해 자연계에서 누출됐다고 보는 쪽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발원설에 대해 중국 정부가 입을 다물고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불신을 키우는 측면이 있다. 중국에서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일했던 황얀링이라는 여성 연구원이 최초의 코로나 환자이며 코로나로 사망했다는 소문이 있다. 하지만 연구소 측이 처음에는 황얀링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다가 "다른 지방에 가서 건강하게 일하고 있다"며 해명을 바꿔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프랑스 라디오 RFI가 보도했다.

포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