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마스크' 또 벌레·곰팡이.."일본 정부, 알고도 숨겼다"
[경향신문]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든 가구에 2장씩 배포하고 있는 천 마스크에서 벌레와 곰팡이 등 오염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배포를 시작한 임신부용 천 마스크에서 비슷한 이물질이 검출된 데 이어 전 국민 대상 마스크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마스크 오염 실태를 확인하고도, 언론보도가 나올 때까지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2일 일본 정부 코로나19 대책반 내부문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18일 작성된 이 내부문서에 따르면 전 가구 배포를 위해 포장을 시작한 천 마스크 200만장 가운데 약 200장에서 벌레나 머리카락, 실밥 등 이물질이 발견됐거나 곰팡이가 피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 사실을 확인하고도 마이니치 보도 전까지 이를 알리지도 않았다.
앞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임신부용 마스크 배포를 일시 중단한다”며 해당 마스크와 관련된 불량 현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 5000만 가구에 2장씩 배포하는 마스크에서 발견된 불량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임신부를 대상으로 50만장의 마스크를 먼저 배포했지만, 벌레나 곰팡이, 머리카락 등에 오염된 사례가 7870장에 이르면서 21일 배포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전 가구용 마스크는 오염 사례에도 불구하고 “계속 배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생산, 유통 등의 과정에서 일정 정도 불량품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배포 전 단계에서 적절히 제외되고 있다”면서 “현시점에선 (제조사로의) 반환을 검토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감염 방지는 물론 예산 투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됐던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아베의 마스크)’에 대한 비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를 연상시키는 ‘아베노마스크’는 가구당 2장 천 마스크 지급을 밀어붙인 총리에 대한 비아냥이 섞여 있는 신조어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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