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TV 인기 프로그램 '토전사' 폐지 논란 왜?

장슬기 기자 2020. 4. 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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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프로 '토전사' '본게임' 폐지에 시청자 항의 빗발…국방홍보원장 "군사지식프로그램 확대 개편, 축소폐지 아냐"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국방TV가 최근 두 간판 프로그램 '토크멘터리 전쟁사(토전사)', '본게임'을 폐지하기로 하자 시청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를 철회하고 국방TV를 운영하는 국방홍보원을 해임하라는 등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항의 중에는 박창식 국방홍보원장의 정치성향을 문제 삼는 내용도 있다. 국방홍보원은 '마치 군사지식 콘텐츠 축소로 오해됐지만 실제론 현장성 등을 보완해 확대 편성할 예정'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국방홍보원은 대한민국 국방부 소속 기관이자 국군 공식 홍보기관으로 국방TV, 국방FM, 국방일보, 국방저널, 국방화보 등 매체를 운영한다.

국방TV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토전사와 본게임은 이례적으로 시청층이 두텁다. 덕분에 대중채널이 아닌데도 국방TV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41만명을 넘었다. 이는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약 42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토전사 기준으로 초창기 유튜브 조회수는 190만회(방송 첫회)를 넘는 등 100만을 훌쩍 넘었지만 최근 유튜브 조회수가 수십만에서 적게는 10만회로 줄었다.

토전사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매주 MC들과 역사학자 임용한 박사, 이세환 기자(월간 군사세계 출신)가 전쟁사(史)를 토크 형식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이고, 본게임은 2017년 8월부터 매주 MC와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2월말 하차), 원종우 과학커뮤니케이터가 군사정보와 군대이야기를 과학 관점, 게임 캐스터의 해설로 풀어가는 '썰전' 형식의 토크쇼다.

▲ 최근 종영한 국방TV '토크멘터리 전쟁사'. 사진=국방TV 홈페이지

프로그램 폐지가 결정되자 지난 20일 토전사 출연진인 임 박사와 이 기자는 유튜브 방송에서 "느닷없이 나폴레옹 전쟁을 다루다가 끝났다"며 "중간에 갑자기 (폐지)통보가 왔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출연자들은 프로그램 존폐에 영향을 끼칠 입장이 아니"라고 했다. 출연자들 의도와 관계없이 폐지가 결정됐다는 말로 충성도가 높은 시청자들 입장에선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이다.

토전사와 본게임 최근 유튜브 댓글, '두 방송 유지와 국방홍보원장 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보면 시청자들은 폐지배경으로 박창식 국방홍보원장을 겨냥했다. 지난 1월 하순 취임한 박 원장은 한겨레 기자 출신으로 그가 기자 시절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결과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 칼럼을 썼다. 이를 두고 정치편향 인사라고 주장했고 이번에 함께 폐지한 본게임에 조선일보 유 기자 출연 사실과 연결해 이른바 '외압설'을 제기한 것이다.

▲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국방TV 인기 프로그램 폐지 반대 청원.

국방홍보원, 정치편향·외압설 부인
군사정보프로 축소 아냐, 확대 개편 준비중

박창식 국방홍보원장은 2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유 기자는 실력있고 훌륭한 군사전문기자로 정치편향을 가지고 활동하는 분도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론 우리 채널에서 더 활동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분이라 자진하차하겠다고 할 때도 아쉬웠고 국방TV 직원 누구도 그만두라고 한 사람이 없다"며 "유 기자도 SNS에 스스로 밝힌 내용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유 기자는 본게임 폐지 결정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14일 SNS에 "개인사정으로 본게임을 자진하차한지 6주만인데 방송 끝날지 미리 알고 그만둔 건 아니"라며 자신의 하차와 프로그램 폐지가 무관하다고 밝혔다.

▲ 이번달 종영한 국방TV '본게임' 사진=국방TV 홈페이지

이번 프로그램 개편 이유도 설명했다.

박 원장은 "단순히 '프로그램 폐지'가 아니라 그동안 나온 시청자들의 의견과 고민을 반영해 업그레이드 시켜보자는 차원에서 새 프로그램을 기획한 상태"라며 "무기의 세계를 다루는 프로그램(본게임)과 전쟁사(토전사) 소재를 통합해 '밀리터리M'이란 가제로 오는 7월 새 제작사를 선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프로그램은 스튜디오에서 토크쇼 형식으로만 진행했다면 국군TV인 만큼 군부대 현장을 취재해 VCR, 자료화면 등을 배합해 프로그램 품질을 높이고 이러한 군사지식 프로그램은 종전보다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도 했다.

한 국방홍보원 관계자도 "논란이 된 두 프로그램 말고도 폐지한 프로그램이 더 있다"며 정치편향 외압설을 부인했다. '특정 프로그램 폐지'가 아니라 '개편'에 방점이 찍혔다는 설명이다.

4월말부터 7월까지 방영계획도 밝혔다. 박 원장은 "3년여 방송을 만들어 콘텐츠가 축적돼 있다"며 "다른 방송사에서도 보면 드라마 1~10편 모아보기, 베스트 편 다시보기 등으로 다양하게 재방송하는데 이런 형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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