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리기 전에 굶어 죽는다"..더 배고파진 개발도상국

박수현 인턴기자 2020. 4. 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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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가난한 나라들은 더 굶주리게 됐다.

━개발도상국에 닥친 전례없는 '식량 위기'━유엔식량계획(WFP)은 코로나19로 올해 2억6500만명이 굶주림의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구조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남수단에 씨앗과 농기구 전달이 어려워졌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식량 보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코로나19에도 취약한 개발도상국사회 불안까지━가난한 나라들의 식량 공급망은 코로나19에 더 취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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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하티=AP/뉴시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인도 전국이 봉쇄된 가운데 19일(현지시간) 인도 가우하티에서 주민들이 노숙자들에게 물과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2020.04.20.

#1. 케냐 나이로비에 사는 폴린 카루시는 최근 일자리를 잃었다. 그는 "우리는 돈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살아남아야 한다.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와 친척 네 명과 함께 방 2개짜리 집에서 산다.

#2. 인도 뉴델리에서는 매일 이주 노동자 수백 명이 다리 밑에서 정부가 제공하는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대기자가 많아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음식의 양은 매우 적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다. 노동자 니할 싱은 "코로나19 대신 배고픔이 우리를 죽일 것"이라며 "봉쇄 조치가 우리의 존엄성을 짓밟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가난한 나라들은 더 굶주리게 됐다. 코로나19로 국제 유가가 폭락하고 관광업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2일 국가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식량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굶주림을 호소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발도상국에 닥친 전례없는 '식량 위기'
유엔식량계획(WFP)은 코로나19로 올해 2억6500만명이 굶주림의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억3500만명의 2배 수준이다. 아리프 후사인 WF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굶주림의 위기는 벌써 시작되고 있다. 국제구조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남수단에 씨앗과 농기구 전달이 어려워졌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식량 보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말리 난민 6만명을 수용하고 있는 니제르에서는 봉쇄 조치가 단행되자 식량 가격이 폭등했다.

NYT는 식품 가격에 큰 변동이 없어도 가난한 사람들의 식량 안보는 악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원유를 팔아 식량과 의약품 등 주요 물품을 조달해온 이란 같은 나라들은 국제 유가가 폭락함에 따라 식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심각한 경제 붕괴를 겪던 베네수엘라도 세계 경제 침체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가우하티=AP/뉴시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인도 전국이 봉쇄된 가운데 19일(현지시간) 인도 가우하티에서 한 남성이 도로의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2020.04.20.

코로나19에도 취약한 개발도상국…사회 불안까지
가난한 나라들의 식량 공급망은 코로나19에 더 취약해졌다. 요한 스위넨 국제식량정책연구소 소장은 "선진국의 식품 유통 및 소매판매는 체계적이고 자동화됐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 노동집약적"이라며 "이런 공급망은 코로나19에 훨씬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식량 부족 사태는 사회 불안정으로도 이어진다. 온두라스와 인도에서는 굶주림에 대한 좌절로 시위와 약탈이 발생했다. 콜롬비아 라과히라주 거주민들은 식량 부족 문제를 항의하려고 도로를 봉쇄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폭도들이 물건을 강탈하다 경찰과 대치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원 봉사자들이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나이로비에 위치한 빈민촌 키베라에서 봉사 활동 중인 아샤 자파르는 굶주리는 가정이 너무 많다면서 봉사단체의 활동은 "바다에 떨어진 물 한 방울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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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인턴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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