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브리핑] 7개 문답으로 풀어본 '오거돈 성추행 사건'

전현석 기자 2020. 4. 24.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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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 시장은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4월24일 모닝브리핑,

오늘은 오거돈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을 7개 문답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①그날 무슨 일 있었나

부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오거돈 시장은 지난 7일 오전 11시40분쯤 자신의 집무실에 모 여직원을 불렀습니다. 이때 오 시장은 5분간 신체 접촉 등 성추행을 했습니다. 여직원은 저항하다 울면서 집무실에서 뛰쳐 나왔고 이후 부산성폭력상담소에 신고했습니다.

상담소 측이 사실 확인에 나섰고, 오 시장 측은 피해 여성 회유를 시도했지만 완강한 입장을 보이자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오 시장은 성추행 16일 만인 어제(23일) 사퇴했습니다. (▶bit.ly/2zrbXdx)

◇②왜 이렇게 늦게 사퇴했나

상담소 측은 “가해자(오 시장) 측에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해 ‘가해자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 문제를 두고 조율했다”고 했습니다. 피해 여성 측은 ‘이달 안으로 공개 사과를 하고 시장직을 사퇴할 것’ ‘이 요구 사항을 이행하겠다는 각서 작성과 공증’ 등을 요구했고, 오 시장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약속 이행 각서 작성과 공증 시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양측이 합의한 공증각서상 사퇴 시한은 ‘4월 말까지’로 돼 있다고 합니다. 상담소 측은 “가해자(오 시장) 측이 ‘총선 이후’란 시점을 주장하지 않았고, 피해 여성도 가족이나 주변에 피해 사실을 알려야 하는 등 상황을 고려해 ‘4월 내 사퇴’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③결국 총선 때문에 늦춘 것 아닌가

야당에선 상담소 측 해명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야당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 시장 측이 총선에서 민주당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당 지도부와 조율해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미룬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야권은 특히 이해찬 대표가 이번 발생 시점과 맞물리는 지난 7~8일 여권 인사와 관련한 야당의 정치 공작 가능성을 거론한 것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7일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야당에서) 총선용 정치 공작을 2~3개 정도 준비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이튿날에는 김어준씨의 팟캐스트 방송에 나와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패색이 짙은 쪽이 발버둥을 칠 것”이라며 공작 정치가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bit.ly/3eNf7IE)

◇④민주당은 진짜 몰랐나

민주당은 오 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23일 아침까지도 정말 몰랐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어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서 “오 시장 (사퇴) 회견 계획이 있다는 것을 오전 9시30분쯤 부산시당에서 보고를 받고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사퇴도 당 지도부와 상의해서 이뤄진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부산시청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집권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성추문으로 사퇴하면서 발표 1시간 30분 전에 당에 알린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미래통합당 부산 지역 한 의원은 “2018년 부산시장 선거 때 부산 친문(親文) 핵심 그룹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오 시장이 총선을 코앞에 두고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해야 할 상황에 몰렸는데 부산시당, 나아가 당 지도부에 알리지 않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믿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⑤오 시장은 왜 더 비판 받나

그의 과거 언행 때문입니다. 이를 정리해 보면

2014년 부산시장 출마 당시

“말은 더듬지만 양심은 더듬지 않는다”

2018년 부산시장 선거 당시

‘성희롱·성폭력 예방 전담팀’ 구성 공약

2019년 9월

“성희롱은 뿌리 뽑아야 할 구태” “최대한 엄벌할 것”

2020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모든 여성이 꿈을 포기하지 않는 부산을 위해 노력하겠다.”(오 시장 페이스북)

(▶bit.ly/2Y22Aen)

지난 2018년 11월 부산시청 인근 식당에서 오거돈(뒷줄 양복 입은 남성) 부산시장이 양옆에 젊은 여성들을 앉혀두고 술잔을 들고 있다. /오거돈 트위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취임 첫 해인 지난 2018년 11월 찍은 한 사진도 논란이 됐습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시청 및 시 산하 사업소 용역 노동자들께 정규직 전환 약속을 하고 왔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용역 직원들과 회식 장면을 담은 한 사진을 올렸습니다. 참석자 대부분이 남성이었는데, 오 시장 양옆과 맞은편에는 여성이 앉아 있었습니다. 비판이 제기되자 그는 소셜미디어에 ‘다시는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사과글을 올렸습니다.

◇⑥왜 이 사건에 조국, 안철수가 뜨나

보궐선거 때문입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새 부산시장을 뽑기 위한 선거가 내년 4월7일 치러집니다. 강성 친문 사이에선 벌써부터 민주당 후보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출마시키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 전 장관은 부산이 고향입니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내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부산시장을 한 뒤 이를 발판으로 2022년 대선에도 출마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야권에선 부산 금정에서 3선(18·19·20대)을 한 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이 물망에 오르는 가운데, 일각에서 부산 출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후보로 내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 대표에게 후보직을 양보해 야권연대 또는 통합의 물꼬를 터 보자는 셈법입니다. (▶bit.ly/2RZJRww)

◇⑦오 시장은 어떤 벌을 받나

강제추행 등 성범죄는 피해자 합의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명과 별개로 처벌이 가능합니다. 현행 형법상 강제추행의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집니다. 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의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와 별개로 직접 수사 여부와 함께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월24일 모닝브리핑 이만 마칩니다. 월요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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