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의 언어정담] 전혀 다른 세계를 창조하는 작가의 힘
글쓰는 사람들 장애물은 비판적 평가
훌륭한 작가는 비난 이겨내고 창작 활동
세계 첫 SF소설 '프랑켄슈타인' 작품도
여성작가 메리의 끝없는 투쟁으로 탄생
‘프랑켄슈타인’은 단지 괴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상실과 분노의 이야기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은 처음에는 과학기술을 향한 무한한 호기심 때문에 만들어졌지만 곧 신의 손, 즉 박사의 관심에서 멀어져 버린다. 인간, 즉 과학기술문명의 통제자는 그 결과물인 괴물을 버린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사랑받지 못하기에, 최소한의 존중마저 받지 못하기에, 점점 자신을 망가뜨리고 고립돼 간다. 가장 소중한 것, 즉 생명이 있는 존재로서 사랑받는 것, 존중받는 것을 잃어버린 존재의 고통. 그리고 가장 원하는 것을 결코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마침내 깨달았을 때의 분노야말로 ‘프랑켄슈타인’의 진정한 원동력이다. 그 상실과 분노의 에너지를 자기파괴가 아닌 창조의 불꽃으로 승화시킨 작품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이다. 메리는 ‘창작은 남성들의 일’이라는 편견과 여성을 향해 드리워진 강고한 유리천장을 뚫었고, 온 세상의 비난을 받았지만 자신의 사랑을 쟁취했으며, 후회하지 않고 그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침으로써 자신의 열정과 신념을 동시에 지켜냈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들어낸 괴물은 ‘이름’이 없기에, ‘그것’이라 불리기에 더욱 무시무시한 공포를 자아낸다. 이름 붙이기라는 최소한의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기에 더욱 처참하게 버려진 존재. 이름조차 불리지 못한 채,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무도 물어봐주지 않는 존재다. 그가 무엇을 꿈꾸는지, 무엇 때문에 아파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존재였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그 ‘사랑받고 싶은 열망’ 때문에 우리 자신과 닮았다. ‘프랑켄슈타인’의 책머리에는 ‘실낙원’의 한 구절, 즉 아담이 창조주를 원망하며 절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창조주여, 제가 간청했나이까, 저를 진흙으로 빚어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가 애원했나이까, 어둠에서 저를 끌어 올려 달라고?’ 메리의 천재성은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과 아담, 그리고 우리 자신의 유사성을 알아챘다는 점이다. 알지 못하는 순간 얼떨결에 태어난 존재라는 점에서, 우리는 어쩌면 처음부터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을 닮았다. 창조주에게 간청하지도 않았는데 엉겁결에 태어나버린 우리는, 생의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매일매일 생의 이유를 창조해야 할 의무를 부여받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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