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택배취업 알선' 빌미로 트럭값 부풀려..피해자 1900명

정재우 2020. 4. 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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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배 기사 취직을 미끼로 배송용 트럭을 비싸게 팔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 몇 차례 전해드렸습니다.

그동안은 본인이 구매 계약서에 서명해 '사기'로 보기 어렵다며,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최근 트럭 구매대금의 일부를 가로챈 혐의를 잡고 한 물류업체 대표를 구속해 사기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정재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송파구의 한 물류업체, 택배기사 일자리를 소개해주겠다며 배송용 트럭을 팔아온 곳입니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대출까지 받아 트럭을 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트럭값이 대당 수백만 원씩 부풀려져 있었습니다.

검찰은 택배기사 일자리를 미끼로 비싸게 트럭을 판매한 물류업체 대표 이 모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이 씨는 택배용 트럭 개조 업체에 개조 비용을 부풀려 지출한 뒤 한 대당 6백만 원씩 나중에 되돌려 받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구속된 이 씨는 서울 각지에 물류업체를 차려 구직자들에게 택배 트럭을 팔아왔습니다.

검찰이 접촉한 트럭 구매자만 1,9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자리를 준다는 말에 비싼 값에 트럭을 산 것도 억울한데 소개해준 일자리마저 약속과 달랐습니다.

[택배 트럭 구매자 : "아파트 위주로 해주고 집 가까운 데로 업체 소개시켜주고 그리고 업체 옮기고 싶으면 항상 연락하고, 자기네 좋은 쪽으로 계속 말했어요."]

막상 가보니까 아파트 없는 계단 계속 오르고 구석진데 이런 데만 소개시켜줬죠.

구매자들은 대출 할부금에도 허덕이고 있습니다.

[택배 트럭 구매자/음성변조 : "지금 운행도 못 하고 일도 못 하고 이렇게 차 여기다 세워놓고 매달 64만 원씩 지금 나가는 거예요. 제가 아파트에다 세워놓지 않는 이유도, 차를 보면 눈물이 나요."]

트럭 구매자 중에는 한쪽 팔을 못 쓰는 소아마비 장애인도 있었습니다.

검찰은 구속된 이 씨를 상대로 여죄를 수사한 뒤 조만간 재판에 넘길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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