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살균제' 발언에 머리 싸맨 美의료.."어떤 경우도 사용 안 돼"

양소리 2020. 4. 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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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진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살균제 인체 주입'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팀 브리핑에서 "살균제가 바이러스를 1분 안에 박멸할 수 있다"며 "주사로 (살균제를) 몸에 집어넣는 방법은 없나? 폐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지 확인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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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제 회사도 성명 내놓고 위험성 알려
전직 관료들 "직언 꺼리는 참모진도 문제"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정례 회견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2020.04.23.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미국 의료진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살균제 인체 주입'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백악관 참모진들이 아연실색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의료진과 살균제 치료 회사들도 급하게 성명을 발표하고 살균제 주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팀 브리핑에서 "살균제가 바이러스를 1분 안에 박멸할 수 있다"며 "주사로 (살균제를) 몸에 집어넣는 방법은 없나? 폐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지 확인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에 관계자들은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스티븐 한 국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살균제의 섭취를 권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DA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살균제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백악관 코로나19 TF팀의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트위터에 "제발! 사랑하는 사람에게 치료법을 시도하거나, 약물을 투여하기 전 항상 먼저 전문가와 상의하라"고 당부했다.

살균제 제품인 '라이솔'의 제조업체 레킷벤키저는 어떤 경우에도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하거나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경고문을 발표했다.

논란이 증폭하자 백악관은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의사들과 상담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언급해왔다"며 언론들이 브리핑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부정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몇 시간 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은 정확하게 보도됐다며 다만 "나는 당신 같은 기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비아냥거리며 질문한 것"이라고 번복해 혼란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조롱일 리 없다'는 관계자의 추측도 나왔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책위원회 전문가 데보라 벅스 박사는 폭스 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정보를 얻었을 때 이를 큰 소리로 말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살균제 주입 발언은 "조롱이 아니다. 전통적이지는 않지만 사고과정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벅스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살균제 주입' 발언 당시 브리핑에 참석했던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발언에도 표정의 변화 없이 자리를 지켰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열과 자외선으로 (코로나19) 치료가 가능하냐"고 물었을 때 고온에서 바이러스가 반응하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치료법은 아니다"고 침착하게 말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행정부에서 의료 책임을 맡았던 잭 초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심각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의료진이 대통령의 발언을 정정하거나 그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직 행정부 관료도 "때로는 대통령이 틀렸다고 말할 필요가 있다"며 "자리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대통령을 자신의 아집에서 구해내야 할 때도 있다"고 충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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