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있는 선거서 참패..보수, 3040서 혁신조언 들어야"

김명환,이희수,박제완 2020. 4. 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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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으로 생환한 보수중진
당 바깥서 본 보수재건 해법

◆ 野 무소속 당선 4人 인터뷰 ◆

4·15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이 '슈퍼 여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지만,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는 초유의 패배를 안겨준 '사태'가 됐다. 당 안팎에선 공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무소속 당선인 5명 중 4명이 통합당에서 공천이 배제된 뒤 생환한 이들이다. 본선 경쟁력 고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들은 무소속으로 나서면서도 복당을 천명했다. 총선 참패 후에도 자중지란에 빠진 통합당 상황에 대해 매일경제가 이들 의견을 들어봤다.

◆ 권성동 "혁신은 3040에 맡기자"

강원 지역 중진인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은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전략공천하자 당을 떠났다. 하지만 탄탄한 지역 내 경쟁력을 토대로 4선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권 의원은 '당선 후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총선 결과 발표 직후 복당계 제출로 지켰다.

권 의원은 향후 통합당 미래에 대해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된다니까 비대위에서 선거에 패배한 원인부터 집중 면담을 통해 분석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실패 원인이 무엇인지, 미래통합당의 통합이 과연 국민에게 잘 전달됐는지, 공천이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등에 대해 심층면접을 통한 분석을 한 뒤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게 비대위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통합당은)20대 총선 이후 4연속 패배를 당했는데 이는 보수 정당으로서는 미증유의 사건"이라며 "국민 마음이 거의 떠나갔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통합당에 애정과 관심을 보여준 지지층에는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표 확장을 위해선 수도권·중도층·젊은 층 지지를 어떻게 이끌어낼까라는 쪽으로 당의 활동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특히 30·40대 계층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심층면접 등을 통해 파악한 뒤 혁신 방안을 도출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 김태호 "그라운드 제로서 시작"

4·15 총선에서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당선된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대표급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 희생된 대표적인 인사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당의 요청으로 경남지사 후보로 다시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김경수 현 경남지사에게 석패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 격이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하는 저력을 보였다.

김 전 지사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보수 재건 방향에 대해 "보수 가치가 좀 더 실용적이고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 등) 어떤 체제가 되든 우리를 성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뉴욕 9·11 테러 이후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진 곳에 '그라운드 제로'가 조성됐듯이 벽돌을 한 장 한 장 새로 놓는 마음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반성하는 문화가 중요한데, 현재 통합당이 이에 대해 소홀한 것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통합당 총선 패배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을 걱정하고 변화를 바라는 국민이 많았다. 그런데도 그런 민의를 받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 윤상현 "당장 복당할 생각 없어"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20대 총선에 이어 올해 4·15 총선에서도 무소속으로 여의도에 재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선거 판세 축소판'이라 불리는 인천(총 14석)에서 보수 후보로서는 배준영 미래통합당 후보와 함께 단둘이 당선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기도 한 윤 의원은 통합당 문제점에 대해 "뺄셈의 정치의식이 팽배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쟁력은 외면한 채 '누구는 이래서 안 되고 다른 누구도 이래서 안 된다'며 희생양 삼아 비판을 회피하려고만 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잘못된 공천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살아 돌아온 권성동 의원 같은 인물이 총선 직후 복당계를 내고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겠다고 하면 당연히 받아줘야 한다"며 "참패해서 한 석이 아쉬운 상황인데, 여전히 뺄셈의 정치의식으로 '복당 없이 해보겠다'는 반대가 많다. 이는 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나는 당장 복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홍준표 "국민 속이다가 참패"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5선 고지에 오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두 번이나 짐을 싸야 했다. 고향인 경남 창녕에 출사표를 냈지만 통합당 공관위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종용했다. 마지노선으로 경남 양산을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공천 배제를 당했다. 결국 탈당 후 대구로 갔다. 그는 총선 직후부터 통합당에 날 선 비판을 내놨다. 홍 전 대표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최근 인터뷰에서 당의 문제점과 향후 방안에 대해 말했다. 같은 의미의 내용"이라며 "자기 세력을 확장하려다 총선에서 참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잘못이 (참패의) 첫째"라며 "PK는 아무나 나가면 된다는 공관위원이 있었고, 경선을 시키겠다고 하다가 다음날 말을 바꾼 공관위원장도 있었다"고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당선 직후 우파의 정체성을 바로잡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보수·진보 이념은 좌파들이 만든 개념"이라며 "수구와 미래지향이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우선을 어디다 두는지가 차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환 기자 / 이희수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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