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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문 대통령 설립한 로펌서 오거돈 사퇴 공증"

박해리 입력 2020.04.27. 00:05 수정 2020.04.27.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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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공증 경위 설명 않으면
총선 개입으로 간주해 대응할 것"
로펌 대표인 노무현 조카사위
"공증 여부 확인해 줄 수 없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후폭풍이 여권의 선거 개입 의혹으로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15 총선 전에 오 전 시장의 비위를 알고도 덮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피해 여성이 오 전 시장 사퇴를 약속받은 공증서 작성에 법무법인 부산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은 2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를 통해 법무법인 부산에서 오거돈 성추행 사건 관련 공증작업을 한 것을 확인했다”며 “왜 하필 문재인 대통령이 세우고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이 있었으며 현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곳에서 ‘총선 후 사퇴한다’는 공증을 했는지 청와대는 설명해야 한다. 이런 요구를 묵살한다면 청와대의 총선 개입 의혹으로 보고 당 차원에서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부산은 문 대통령이 1995년 7월 설립했으며 1982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함께 운영한 합동법률사무소가 전신이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이자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변호사인 정재성 변호사는 2018년 지방선거 때 오 전 시장 선거 캠프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다.

정 변호사는 ‘공증서 작성을 맡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문자 답변을 했다. 피해 여성의 신고를 접수한 부산성폭력상담소의 서지율 상담실장은 “공증을 어디서 한 게 뭐가 중요하냐”며 “공증에 관한 이야기는 더는 물어보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서 실장은 “피해자가 오 전 시장의 사퇴 시점을 4월 말까지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4월을 넘기지 않는다면 4월 중 언제든지 사퇴해도 된다는 의미다.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가 총선일 이전부터 성추행 사건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27일 회의에서 의혹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총선 전 민주당이 제기한 ‘공작설’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이해찬 대표가 선거일 며칠 전에 야당이 폭로전으로 나올지 모른다고 선수를 치고 나왔었다”며 “오거돈 사건이 터질까 봐 여권에서 먼저 ‘물타기’에 나섰던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27일 오 전 시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당 당헌(96조 2항)이 선출직 공직자의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재·보선이 열릴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무공천 원칙’도 논란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 상황이 하나같이 위태로워 상황을 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3일 사퇴 기자회견 뒤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시장 관사의 한 직원은 “관사에 오지도 않고 개인 짐도 그대로 둔 상태”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내사는 답보 상태라고 한다. 2013년 성범죄에서 친고죄 규정이 폐지돼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는 가능하지만 증거 수집에는 피해자의 협조가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 부산시, 피해자에 “사직처리 안됐냐” 반문=부산시가 오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현재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MBC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는 일터 복귀와 2차 피해 관련 대책을 물었는데, 부산시 관계자는 “이미 사직처리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피해자가 사건의 충격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하자 이 관계자는 뒤늦게 ‘잘못 알았다’고 정정했다.

박해리·김기정 기자, 부산=이은지·위성욱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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