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피해 교사 621명.. 품평·스토킹 등 당해 / 교사 사진 게재 최소화·비제작 등 대안도 / 서울교조 "사진 정보, 제공자 의사 우선 고려돼야"
‘학생의 삼촌이라며 전화와서 만나자고 함’
‘학부모들 단톡방에서 졸업앨범에서 찍은 교사들의 사진과 품평이 돌았다’
이는 교사들이 졸업앨범에 수록된 사진으로 인해 직접 겪거나 전해 들었다는 피해사례들이다.
교사 10명 중 7명은 졸업앨범에 실린 본인 사진이 범죄에 악용될까 불안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그간 관행적으로 제작하던 졸업앨범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28일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전국 교사 8122명 대상으로 ‘평소 졸업앨범에 수록된 본인 사진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 적 있냐’고 물은 결과 ‘매우 그렇다’는 답변이 41.2%(3350명), ‘그렇다’가 29.4%(2389명)으로 총 70.6%가 불안감을 느낀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졸업앨범 관련 피해를 직접 경험한 적 있다는 교사도 7.6%(621명)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경험한 건 아니지만 다른 교사가 피해 입은 사례를 들은 적 있다는 교사는 31.1%(2526명)였다.
이들 교사가 겪거나 접한 피해사례로는 ‘새로 학교 옮긴 교사 얼굴이 보고 싶다는 이유로 맘카페에서 이전 근무 학교 졸업앨범을 사고 팜’, ‘학부모 단톡방에서 졸업앨범에서 찍은 교사 사진과 품평이 돌았단 얘기를 들음’, ‘학생의 스토킹’, ‘사진을 우스꽝스럽게 바꿔놓기’, ‘교사 사진이 도용돼 악의적으로 이용됨’, ‘부모들이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며 외모 평가’, ‘교사 사진을 찍어 학교 컴퓨터실 바탕화면에 깔아놓음’, ‘학생 삼촌이라며 전화와서 만나자고 함’ 등이 나왔다.
졸업앨범 관련 웹자보. 서울교사노동조합 제공
많은 교사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 사진 게재를 최소화(68.2%·복수응답)하거나 졸업앨범을 아예 제작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51.6%)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교사노조는 “학교 졸업 앨범을 제작하는데 포함되는 교사나 학생의 사진 정보는 정보를 제공하는 자의 의사가 우선 고려돼 제공여부가 결정돼야 한다”며 “또 과거와 달라진 디지털 환경에서 학교 교직원의 사진, 학생들의 사진 정보를 과연 어디까지 졸업 앨범에 담을 것인가는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