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통합당 지도부는 더이상 추해지지 말고 물러나라"
[경향신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대표가 4·15 총선 참패 후 수습에 애를 먹는 미래통합당에 대해 “당 지도부는 더이상 추해지지 말고 그만 물러나라”고 28일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통합당이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의결했으나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같이 말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례적인 기립투표로 전국위원 639명 중 177명이 찬성해 겨우 27.7% 지지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했지만, 김종인씨가 이를 즉각 거부했다고 한다”며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억지 취임을 해본들 당무 집행을 할 수 있겠냐”고 적었다.
그는 “이젠 총선 망친 당 지도부는 당연히 물러나고 당선자 총회가 전권을 갖고 비대위를 구성하라”며 “더이상 추해지지 말고 오해 받지도 말고 그만 물러나라. 그래야 다음이라도 기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통합당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대위 전환을 의결했다. 재적위원 639명 중 323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채웠고, 찬반 토론 뒤 진행된 표결에서 177명이 찬성표를 던져 비대위 안건이 가결됐다.
그러나 의결 직후 김 전 위원장 측은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당초 통합당이 당론을 모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면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비대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를 낼 수 있도록 당을 정비할 때까지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기한 없는 임기를 요구했다.
이날 전국위와 앞서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당선자 총회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찬반 격론이 벌어졌다. ‘김종인 외엔 대안이 없다’는 의견과 ‘임기와 권한을 정하지 않은 비대위원장 추대는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총선 참패 2주째인 이날까지 통합당은 여전히 새 지도체제 구성 등 수습 방안을 전혀 마련하지 못한 ‘시계 제로’ 상황에 놓였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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