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귀를 빼자" 알고 보니 집단 폭행..어느 신병의 폭로

신수아 입력 2020. 4. 28. 20:22 수정 2020. 4. 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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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대체 언제쯤 사라질 것인지 끔찍한 군대 내 폭행 증언이 또 나왔습니다.

다름 아닌 국방부 직할 부대인 계룡대입니다.

마귀를 물리쳐 주겠다면서 고참들이 집단으로 신병을 폭행했는데 이걸 부대에 신고하자 가해자 처벌을 약속했던 부대는 어찌된 게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다른 소대로 전출시켰습니다.

신수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넉 달 전 계룡대 근무지원단에 배치된 신병 A 씨는 지난달 24일, 낯선 말을 들었습니다.

소속 부대 하사 오 모씨가 선임들에게 '오늘 신병의 마귀를 빼는 게 어떠냐'고 물은 겁니다.

A씨는 그날 밤 11시가 돼서야 '마귀'의 뜻을 알아 차렸습니다.

신병을 침대에 눕힌 뒤 선임 1명이 올라 타고, 나머지 5명의 선임들이 각각 팔다리를 붙잡은 다음 집단 폭행을 이어간 겁니다.

[피해 병사/계룡대 근무지원단 소속] "'(선임들이) 너는 어디 소속이냐, 무슨 소대냐.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 어떻게 생활할거냐' 그런 식으로 계속 물어봤어요. 한 단어라도 틀리면 계속해야 되는…"

아프다고 소리를 지를수록 폭행 강도는 심해졌다고 합니다.

[피해 병사] "제가 아파 가지고 소리를 지르거나 몸부림을 치면 이불로 입을 막거나 손으로 입을 막아서 소리 못 지르게 하고…"

상습적인 구타도 있었다는 주장.

[피해 병사] "제가 계속 맞으니까 왜 때리냐고 물어봤는데 (선임이) 제 얼굴이 때리고 싶게 생겼다고…"

신고하겠단 호소도 소용 없었습니다.

[피해 병사] "(가해 선임병이) 오히려 신고해라. 신고하면 아무도 너 편은 없다. 내가 한 대 때리고 들어갈 바에는 차라리 널 죽이고 들어가겠다... 그런 식으로 얘길 하셨어요."

4월 초, 소대장은 가해자 처벌을 약속했습니다.

[피해 병사] "(소대장이) 그런 사람들(가해자)은 여기 있으면 안 된다… (가해자를) 다른 부대로 전출시키겠다 그렇게 얘기를 하시고…"

하지만 말뿐이었습니다.

처벌은 없었고, 오히려 피해 병사가 옆 소대로 전출됐습니다.

[피해 병사 아버지] "'(부대에서) 본인이 가는 걸로 해서 (전출) 했습니다'… '아 그래요' 그러고 말았죠. 그 때는… 제가 아들한테 물어봤어요. 혹시 그랬더니 위에서 가라는데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해…"

가해 병사들은 자체 조사에서 '마귀'로 불리는 행위는 일종의 관례였으며, 당시엔 장난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 "윤 일병 사건도 있었고… 집단을 이뤄서 한 사람을 폭행하게 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피해 파장이나 인권 침해 문제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집단 폭행 의혹에 대해 국방부 측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혀 왔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영상편집: 문명배)

신수아 기자 (newsu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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