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하나뿐인 버스회사 운행 축소..인수한 업체, 알고보니

서준석 기자 2020. 4. 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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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춘천에선 시내버스 타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춘천시의 유일한 버스 회사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노선과 배차를 줄였기 때문인데요. 저희 취재진이 확인을 해봤더니, 2년 전 이 버스 업체를 인수했던 모기업은 자본금 127만 원에 사무실도 제대로 없는 협동조합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조합이 춘천시 버스를 운영할 수가 있었을까요?

먼저 서준석 기자입니다.

[기자]

[이입형/춘천시민 : (버스가 안 와서) 저기 중앙시장에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왔어요, 지금.]

[김익수/춘천시민 : 전에는 10~15분이었다면 지금은 25~30분 정도. 긴 건 1시간 정도 (기다려요.)]

춘천 유일 버스인 '춘천시민 버스'가 만기 된 사채 15억 원을 갚지 못한 건 지난 1월 말.

지난 3월엔 계좌가 압류돼 일부 직원 월급도 주지 못했습니다.

[황선재/조합장 : 매년 시민 혈세 80억~100억이 지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산 직전의 경영 불능 상태가 지속되고…]

춘천시민버스 모기업인 녹색시민협동조합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등기부등본에 적힌 주소에는 사무실이 없었습니다.

[주민 : 실제로는 여기 없어요. 사무실이 교회로 갔다가 지금은 다른 데로…]

해당 교회는 조합의 허모 전 이사장이 목사로 있는 곳입니다.

JTBC 취재 이후, 이 조합은 시내 한 상가 건물로 등기를 변경했습니다.

녹색시민협동조합이 법정관리상태였던 버스업체 대동·대한 운수를 인수한 건 지난 2018년입니다.

인수 자금 78억 원 중 차고지 48억 원은 춘천시가 냈습니다.

조합은 나머지 30억 원을 빌려 버스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자본금 127만 원의 조합이 78억 원짜리 회사를 인수한 겁니다.

[임금석/전 춘천시의원 : 춘천시의회 의원들과 춘천시민들은 납득을 할 수 없(었)습니다. 경영 경험도 없고 경력도 없고 자본금도 없고…]

조합의 허 전 이사장은 춘천 지역의 한 문화 커뮤니티 이사장입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시의원 시절부터 이 커뮤니티가 주최하는 포럼에 참석해 직접 발제도 했습니다.

당선 이후 해당 커뮤니티는 춘천시의 문화정책 포럼도 주관했습니다.

허 전 이사장은 지인 권유로 이사장을 맡았을 뿐, 경영에 관여하거나 이익을 취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VJ : 김정용·유재근·박상현 / 영상디자인 : 조승우 / 인턴기자 : 정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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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지난 4월 28일 위와 같은 제목의 보도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춘천시와 춘천시장은 시민조합의 시내버스 인수는 법원의 회생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시민조합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문화단체와는 연관성이 없다. 또한 시내버스 인수 후 새 간부진 채용은 법원 승인과 법정관리인의 경영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춘천시장이 직원 채용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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