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공산주의' 비판이 사라졌다

세종=민동훈 기자 2020. 5.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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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전국 약국에 공급되는 공적 마스크 물량이 늘어난 30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약국에서 시민이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전 국민이 벌인 '마스크 대란'의 끝이 보이고 있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원팀으로 마스크 공급에 총력전을 펼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협조한 국민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 결합한 결과로 평가된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한때 수백 미터 줄을 서더라도 살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던 참담한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동맹국에 마스크 지원을 검토할 정도로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일평균 300만장→1260만장, 마스크 대란 끝이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28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 백화점 입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마스크 생산량은 이달 들어 평일 기준 1259만장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루 평균 생산량이 약 300만장이었으니 수개월새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 2월초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던 시기 정부는 국내 마스크 최대 생산량을 일 평균 약 1000만장 수준으로 추정했다. 국내 123개 마스크 생산공장을 24시간 풀가동했을때 가능한 규모다. 마스크 재고도 3100만개에 불과했다.

국내인구는 15~64세 3700만명 이상이다. 경제활동인구만 따져도 2700만명에 달한다. 1인당 하루에 1개씩 사용한다면 공장을 최대치로 가동하고 재고를 다 풀더라도 2일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정부는 마스크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미 국민들은 동요했다. 대형마트, 약국 등에선 보건용 마스크를 찾아볼 수 없게 됐고 온라인 쇼핑몰에선 10배 이상 높은 가격을 줘야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 보건용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지자 직접 마스크를 제작해 착용하는 시민들도 늘었다. 특히 2월 중순 대구 신천지 교인 감염사태는 마스크 대란에 불을 질렀다.

정부, '마스크 전쟁' 돌입...사실상 '배급제' 꺼내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튿날인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마스크 5부제는 출생년도 끝자리가 1·6이면 월요일, 2·7 화요일, 3·8 수요일, 4·9 목요일 5·10 금요일에 구매할 수 있으며, 주중에 구하지 못한 이들은 주말에 출생년도와 상관 없이 구매할 수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부는 마스크 생산과 구매에 제한을 걸었다. 2월27일부터 일일 생산량의 10%를 제외한 50% 이상의 물량을 약국과 우체국 등 공적판매처에 출고토록 했다. 공적 판매처에 공급하는 마스크를 1인당 최대 5매까지만 살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렇게 하더라도 약국당 배분된 마스크수가 하루 100장에 불과해 줄서기는 근절되지 않았다.

하도 마스크가 부족하다보니 일각에선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의사, 간호사마저 마스크가 부족할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사실상 '마스크 배급제'를 꺼내들었다. 정부는 3월9일부터 1주당 1인 2매 구매를 원칙으로 하는 '마스크 5부제'를 시행했다. 중복구매 확인시스템도 가동했다. 사실상 계획경제의 모습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마스크 공급은 계획경제"라며 "솔직히 국가사회주의의 계획경제가 왜 성공하기 어려웠는가 하는 걸 절감한다. 정말로 어렵다"고 했다.

위기 때마다 등판한 '삼성'…정부와 찰떡 공조

전남 장성군의 보건용 마스크 제조업체 화진산업 생산현장. / 사진제공=삼성전자
결과론 적으로 마스크 5부제는 수요 통제에 효과를 봤다. 정부는 공급에도 손을 댔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선언으로 전 세계가 마스크 구하기에 열을 올리면서 마스크 원자재인 'MB(멜트블로운)필터' 수급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전세계를 뒤져 국내 규격에 맞는 MB필터를 찾아냈다. 국내 공수는 삼성전자 등이 민간 기업이 맡았다. 마스크 9300만장 분량의 MB필터가 생겼다.

국내 생산능력을 배가시키는 것도 과제였다. 민간기업이 팔을 걷어부쳤다. 삼성전자는 마스크생산 업체에 전문가들을 투입, 생산성 향상을 도왔다. 삼성전자 전문가들은 신규설비의 셋팅, 기존설비의 순간 정지 해소 등 기술 지원뿐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한 도구도 직접 제작해 주고 필터공급처를 연결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MB필터 자체 생산에 나섰고 도레이첨단소재도 기재귀 소재 생산라인 개조해 MB필터 공급에 나섰다. 정부도 마스크 필터 출고조정명령 등을 가동해 마스크 생산량 증대에 전력투구했다. 1월 평균 600만장에 물과하던 국내 마스크 생산량이 1200만장 이상으로 급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한 주에 1인당 구매 가능한 공적 마스크 수량을 2매에서 3매로 늘린 가운데 27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를 3매 씩 구입하고 있다. 2020.04.27. park7691@newsis.com

덕분에 이달 중순이후 마스크 공급이 빠르게 안정세를 보였다. 그사이 코로나19 확산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일일 확진자수가 10명 안팎에 그칠 정도다. 약국엔 마스크 재고가 돌기 시작했다. 줄을 서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것이 체감되면서 국민들도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다. 정부는 6.25때 도움을 준 참전국을 대상으로 마스크 지원을 검토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한 정부 관계자는 "'마스크부냐'는 비아냥을 들은 산업부, 열일 제치고 적극 협력한 삼성전자 등 민간기업들, 그리고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 이렇게 3박자가 맞아 떨어져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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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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