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등장에도 지성호·태영호 의문 제기..설득력 있나

김지현 2020. 5. 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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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김정은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보도에도
지성호 "김정은 건강 문제 없는지 속단 말고 지켜보자"
태영호 "김정일 뇌졸중 이후 탔던 차량 등장..아직 의문"
전문가 "공장, 대동강변 저지대 엄청나게 큰 단지 조성"
"그 정도 큰 규모 공장은 보통 이동 차량 갖추고 있어"
사진으로만 보도해 건강 연출? 오후에 영상도 공개해
"조선중앙TV 토요일 정규방송은 오후 3시부터 시작"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제21대 총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지성호(왼쪽) 후보가 10일 서울 강남구갑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태 후보와 면담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10.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 사망설을 집중 제기했던 탈북민 출신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이 김 위원장의 건재 과시에도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직접 끊고 공장 곳곳을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을 포함해 20일 간 잠행하면서 떠올랐던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고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자력으로 서서 준공테이프를 끊고 간부들의 보고를 받는 모습 등을 사진으로 공개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증명했다. 김 위원장은 안색 등 외형상으로도 20일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서도 북한 출신인 지성호·태구민 당선자가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지 당선인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 사망설을 제기했던 것과 관련, "제가 나름대로 파악한 내용에 따라 말씀드렸었던 것"이라며 "김정은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속단하지는 말고 좀 더 지켜보자. 이것 말고 지금 상황에서 더 이상 이야기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태 당선인은 기자들에게 배포한 '김정은 깜짝등장 관련 입장문'에서 김 위원장이 스스로 거동이 어려운 지경일 것이라는 자신의 분석이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고 재차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5.02.photo@newsis.com

태 당선인은 "오늘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 중 김정은 뒤에 등장한 차량 때문"이라며 "그의 아버지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저의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가 않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오래 걸을 수 없어 이동 보조수단으로 순천인비료공장 내부에서도 차량을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또 다시 단편적인 정보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예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공개한 순천인비료공장 크기 등을 감안할 때 내부 이동용 차량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원료 가공 공정, 황린·인안 생산 공정, 제품 포장 공정을 비롯한 여러 공장 시설을 둘러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위성 사진을 보면 순천인비료공장은 대동강변 저지대에 엄청나게 큰 단지로 조성돼 있다"며 "보통 그 정도로 큰 규모의 공장은 그런 이동 차량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날 김 위원장 공개행보 보도와 관련해 "김 위원장 건재는 예정된 일이었다"고 로키로 반응하면서, 지성호·태영호 당선인이 그간 근거 없이 제기했던 김 위원장 신변 관련 의혹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근거도 제시되지 않은, 확인되지 않은 태영호 당선인의 건강이상설과 지성호 당선인의 '김정은 사망 99% 확신'과 같은 발언은 일고의 가치가 없었다고 본다"며 "앞으로 태영호·지성호 두 분도 보다 책임있는 주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 당선인은 김 위원장이 중대한 신변 위협에 처했다는 CNN 보도가 나온 지난달 22일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은 사실이고 다시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통치를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NN 보도가 나온 지 3~4시간 만의 발언이었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테이프를 끊었다고 보도했다. 2020.05.02.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북한은 이후 김 위원장이 우방국 정상에게 외교 서한을 발송하고, 주요 건설사업 근로자에게 감사를 전했다는 등 일상적인 업무 수행 동정을 보도했으나 지 당선인은 한 발 나아가 사망설을 제기했다.

지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근거로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하고 있다"며 "지난 주말에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인에 대해선 "수술 후유증"이라고 밝혔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최근 동향과 관련, "북한인들이 볼 때 정말 비정상적"이라며 특히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혼자 일어설 수도, 제대로 걸을 수도 없다는 점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날 오전까지 김 위원장의 비료공장 방문을 사진으로만 보도하고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정상적인 건강 상태를 과시하기 위한 연출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조선중앙TV의 토요일 정규방송은 오후 3시부터 시작한다"며 "소위 전문가라는 분들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과도한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은 오후 3시10분 조선중앙TV 정규방송을 통해 김 위원장의 순천인비료공장 방문 소식을 전했다. 영상 속 김 위원장은 말하고 걷는 데 불편함이 없는 모습으로 나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f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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