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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관리자 "못 봤다"..불나도 벌금 수천만 원이 전부

윤상문 입력 2020. 05. 02. 20:37 수정 2020. 05. 0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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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 현장에는, '안전관리자' 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위험 요인을 미리 파악해서 사고를 막는 업무를 담당하는건데요.

하지만 이 안전관리자가 정작 현장에는 없거나, 있더라도 유명무실하다고 합니다.

그 실태를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천 화재 현장에 일하던 몇몇 노동자들은 사고 당시 우레탄 작업과 용접 공사가 동시에 진행됐다고 증언했습니다.

안전 지침을 어긴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지만 이를 막을 안전관리자는 없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현장 근로자] "공사 현장에서 탈출해서 나온 사람이에요. 안전요원을 못 본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제가."

다른 현장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안전관리자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현장 업무보단 서류 작업이 더 많고, 막상 지도를 해도 현장 소장이 무시하면 그만이라고 말합니다.

[안수정/한국안전관리사협회장] "안전관리에 대한 조언을 받는다는 건 솔직히 잔소리 듣는 거잖아요."

신분 자체가 안전을 관리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시공사가 고용주이고,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라 권한 자체가 별로 없다고 합니다.

[전직 안전관리자] "계약직이다 보니까 그냥 잡일하는 심부름꾼이에요. 심한 사람들은 현장소장 운전원으로도 사용도 많이 합니다."

안전이 뒷전인 이유는 공사 기간이 늘면 비용이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안수정] "안전관리 제대로 하려면 (공사가) 점점 느려지거든요. 사고 안나면 문제가 안 나는 거고, 사고가 나면 문제가 되는 거죠."

위반이 적발되거나 사고가 나도 처벌이 솜방망이라는 점도 시공 업체의 안전불감증을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4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당시 원청업체 대표와 현장소장은 벌금 2천만원과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게 전부였습니다.

[안수정] "제 생각에는 (벌금도) 10배 가까이 이상 올라가야 합니다. 해외들은 많이 그렇게 해요. 아예 다치고 죽을 거리를 안 만드는 거죠. 그러면 정말 회사가 휘청할 수 있거든요."

업체의 안전 의무 위반으로 근로자가 사망하면, 사업주와 관련 공무원까지 처벌할 수 있고, 최대 10억원까지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은 4년 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강재훈 / 영상편집: 유다혜)

윤상문 기자 (sangmoo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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