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에게 '내집' 주는 '3D 프린팅 주택'

곽노필 2020. 5. 3. 09: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재료를 금형에 붓거나 깎고 다듬지 않고 층층이 쌓아올리며 물건을 만드는 3D 프린터가 건축 분야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하고 있다.

간편한 제조법이라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해 무주택 서민들에게도 내집을 마련해줄 수 있는 적정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콘 공동설립자이자 대표인 제이슨 발라드(Jason Ballard)는 "수십년 안에 전 세계 주택 문제를 해결하려면 확장성이 뛰어난 3D 프린팅 같은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주택 서민층 돕는 적정기술 주목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로 뽑혀
노숙자들을 위해 지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3D 프린팅 주택. 아이콘 제공

재료를 금형에 붓거나 깎고 다듬지 않고 층층이 쌓아올리며 물건을 만드는 3D 프린터가 건축 분야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하고 있다. 간편한 제조법이라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해 무주택 서민들에게도 내집을 마련해줄 수 있는 적정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멕시코 남부의 한 오지마을에는 올 하반기에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주택단지가 들어선다. 이 지역의 무주택 서민 50가구가 이 단지에 입주한다. 5월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교외의 한 마을에 노숙자 출신 6명이 3D 프린팅 주택에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두 곳의 집들을 짓는 업체는 미국의 3D 프린팅 기술 기업 아이콘(Icon)이다.

이 업체의 3D 건축 프린터 `불칸2'이 최근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로 뽑혔다. 빠른 시일 내에 적정주택을 지을 수 있는 실용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다. 아이콘 공동설립자이자 대표인 제이슨 발라드(Jason Ballard)는 "수십년 안에 전 세계 주택 문제를 해결하려면 확장성이 뛰어난 3D 프린팅 같은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콘이 개발한 가로 10미터의 건축용 3D 프린터.

미국 인터넷 미디어 `패스트컴퍼니'는 최근 아이콘(일반우수 부문)을 포함한 26개 업체의 프로젝트를 올해의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로 선정했다.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3000여개 기업과 단체가 참가해 경쟁을 벌였다. 사회적기업가, 자선사업가, 벤처투자가,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삶의 회복과 재건에 기여할 혁신적 사고를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했다고 패스트컴퍼니는 밝혔다.

노즐로 콘크리트를 뽑아내면서 층층이 쌓는다.

아이콘의 3D 프린터 `불칸2'는 가로 10미터, 세로 3.3미터로 고정형이 아닌 이동형이다. 주로 오지에서 쓰일 것에 대비해, 전기와 물이 부족한 곳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한다. 노즐을 통해 콘크리트를 층층이 뽑아내며 24시간 안에 집의 골격을 완성한다. 이는 공사기간을 줄여줄 뿐 아니라, 일손 부족을 메꿔주고 건축 비용도 낮춰준다. 아이콘은 기존 콘크리트보다 저렴하면서도 견고한 라바크리트(Lavacrete)를 개발해 내구력과 내진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발라드에 따르면 "벽체 공사는 주택 건축 작업 중 품과 돈이 가장 많이 들고 폐기물도 많이 나오는 공사"다. 아이콘은 단열 등 벽체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한 번에 다 처리할 수 있도록 통합해 공사를 간소화했다. 이 회사 엔지니어들은 배관과 전선도 3D 프린팅에 추가하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아이콘의 3D 프린팅 주택은 세계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 개발과 보급에 나서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비영리 사회적기업 뉴스토리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다.

멕시코의 한 오지 마을에 들어서는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주택단지 일부. 아이콘 제공

멕시코 주택단지에 입주할 사람들은 시골의 빈민들이다. 이들은 현재 비가 오면 빗물이 집안으로 들어닥치는 임시 오두막집에 거주하고 있다. 새 집에 입주하면 그런 걱정을 덜 수 있다. 방도 하나에서 둘로 늘어난다. 별도의 주방과 거실도 있다. 첫 주택은 이미 지난해 12월에 완공됐다. 노숙자들을 위한 첫 3D 프린팅 주택을 마련하는 텍사스에서는 지난 3월에 1호 주택이 완공됐다.

아이콘은 현재 한 번에 여러집을 짓는 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일단은 한 번에 세 집을 짓는 것을 목표로 했다. 발라드는 `패스트컴퍼니' 인터뷰에서 "목표는 누구나 설계도를 내려받아 기존 건축 방식의 절반에 불과한 시간과 비용으로 집을 `프린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네이버 뉴스판에서 한겨레21을 구독하세요!
▶신문 구독신청▶코로나 절벽에 선 사람들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