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받아놓고.. 정유업계 앓는 소리에 반응 싸늘

권민지 기자 2020. 5. 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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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급락으로 최악의 실적 쇼크를 겪고 있는 정유업계에서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1분기에만 4조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자 업계는 정부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간 매해 조 단위 흑자를 낸 정유사들이 한 분기 '어닝쇼크'를 겪자마자 정부에 지원 요청부터 하고 나선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다만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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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락 등 1분기 4조 적자지만 억대 연봉에 작년까지 흑자 행진
서울 강서구의 한 주유소에서 3일 ℓ당 휘발유가 1174원, 경유가 984원에 판매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가격은 이날 0.46원 하락한 1262.17원으로 집계됐다. 권현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급락으로 최악의 실적 쇼크를 겪고 있는 정유업계에서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1분기에만 4조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자 업계는 정부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억대 연봉’으로 유명한 정유사들이 자구책을 고민하지 않고 정부에 지원부터 요청한다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 대표이사들은 지난달 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정유사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원유수입관세 한시 폐지 또는 축소, 석유부과금 인하 등을 통해 정유사의 부담을 덜어달라는 건의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년간 매해 조 단위 흑자를 낸 정유사들이 한 분기 ‘어닝쇼크’를 겪자마자 정부에 지원 요청부터 하고 나선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 때문에 정유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 역시 세금납부 유예 등 한시적 조치에 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3조908억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 1조2692억원, 에쓰오일 4201억원, 현대오일뱅크 5219억원, GS칼텍스 879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8년엔 정유 4사 영업이익이 4조6377억원을, 2017년엔 7조72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정유 4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SK에너지 직원의 평균 급여액은 1억2820만원이었다. 에쓰오일 1억750만원, GS칼텍스 1억720만원, 현대오일뱅크 1억460만원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실직하거나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등 당장의 생계를 걱정하는 업계 종사자들이 정유사들의 앓는 소리에 공감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지난달에는 무급휴직, 이달에는 주3회 출근하는 항공사 직원 A씨(28)는 “정유사 힘들다고 할 때도 연봉은 항상 상위권”이라며 “정말 힘든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다만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간산업이자 장기간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장치산업이라는 특성을 고려해달라는 것이다. 특히 ‘포스트 석유’ 시대에 맞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한다. 설비를 갖추고 실질적으로 이익을 내기까지 이를 버틸 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먹거리로 전기차 배터리를 선택해 헝가리 코마롬, 미국 조지아 등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에쓰오일도 석유화학 부문 강화를 위해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DC) 프로젝트에 이은 석유화학 프로젝트 2단계를 준비 중이다. GS칼텍스는 올레핀 생산시설(MFC)에, 현대오일뱅크는 중질유·나프타분해시설(HPC)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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