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김정은 잠적 20일과 對北 정보 중요성

기자 2020. 5. 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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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등장했다.

필자는 CNN이 김정은의 건강 이상 가능성을 보도한 직후인 지난달 21일 한 신문 칼럼에서 그의 건강이 요주의 대상이지만 '2020년 4월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170㎝의 키에 130㎏의 몸무게인 고도비만에 애연가로 살아가는 이상 세월이 갈수록 그의 가족력 발병 가능성은 커진다.

그의 건강은 평양 김정은 일가의 문제이고, 그가 수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정보 당국의 관찰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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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20일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등장했다. 이로써 지난 3주간 코로나19 뉴스 못지않게 한반도는 물론 지구촌을 달궜던 그의 잠행은 일단락됐다. 과거 아버지 김정일이 중풍 이후 탔던 카트를 이용해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장을 이동하고 걸음걸이가 예전 같지 않더라도 일단 외관상의 큰 문제는 없다. 특히, 사라진 기간에 심혈관계 수술을 받았다는 설이 있었던 김 위원장은 공장을 시찰하며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필자는 CNN이 김정은의 건강 이상 가능성을 보도한 직후인 지난달 21일 한 신문 칼럼에서 그의 건강이 요주의 대상이지만 ‘2020년 4월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과거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시절이던 2008년 8월 중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심근경색(stroke)이 있었을 때 평양 권력 내부의 스토리를 파악하는 게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점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170㎝의 키에 130㎏의 몸무게인 고도비만에 애연가로 살아가는 이상 세월이 갈수록 그의 가족력 발병 가능성은 커진다.

그의 건강은 평양 김정은 일가의 문제이고, 그가 수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정보 당국의 관찰 사항이다. 우리 국민으로서는 그의 건강 이상 유무보다는 권력 공백에 따른 혼란 발생이 한반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중요하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서 유포된 김정은의 유고설이 우리 사회에 주었던 파장은 향후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다음과 같은 과제를 줬다.

우선, 정보 당국은 평양 지도자의 안위에 관해서는 적절한 사항을 적절한 기회를 이용해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의 전용열차가 원산에 정차돼 있다는 인공위성 사진만으로 ‘특이동향 없다’는 브리핑에 국민이 이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신호정보(SIGINT)와 인간정보(HUMINT) 등 대북 정보 수집의 소스를 공개하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의구심에 대해 정보 당국이 국회 정보위에서 보고해야 한다는 말이다. 북한을 자극할 우려나 판단 실패를 우려해 소극적인 입장을 취할 경우 평양이 스스로 행보를 공개할 때까지 억측과 관심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1994년 7월 묘향산 별장에서 김일성의 급사, 2008년 8월 김정일의 중풍 발병,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등 국민은 정보 당국이 최고지도자의 유고를 예상하는 데 실패했던 사실을 기억한다.

다음은, 김정은의 건강은 세월이 갈수록 동북아시아 국제정치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관련 시나리오의 구체적인 대비책에 대한 정부의 설명도 불가피하다. 특히, 21세기 4차 산업혁명시대에 3대 세습체제를 넘어 4대 지도자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의 개발과 해외 이전 등 다양한 문제와 연관돼 있다. 북한과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정부의 정책과 함께 급변사태에 대한 ‘비상대책(contingency plan)’도 불가피하다.

마지막으로, 대북 정보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과 관리가 필요하다. 작금의 김정은 잠적 사태는 기사 출처가 미흡한 외신과 함께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다소 성급한 지적으로 국민의 판단이 쉽지 않았다. 평양의 인사이드 스토리는 정부도, 언론도, 전문가도 속단할 경우 판단을 그르칠 가능성이 크다. 폐쇄사회의 독재체제를 자유민주주의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오류는 기정사실화한다. 평양을 감시하는 게 우리의 숙명이지만,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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