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점심 장사만 하는데 "망해라"..日 '자숙 경찰' 행태

유성재 기자 2020. 5. 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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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의 한 음식점, 지난달 코로나 긴급사태 발령 이후 밤 시간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임대료와 생활비만이라도 건지기 위해 점심시간에만 운영하고 있는데, 얼마 전 가게 앞 간판에 누군가 가게를 접으라며 욕설을 써 놓았습니다.

정부 권고는 음식점의 경우 오후 8시까지는 영업을 해도 된다는 것인데, 코로나 자숙 기간이라며 익명에 기대 자영업자를 괴롭히는 겁니다.

[도미타/점주 : 정해진 규칙 안에서는 영업을 좀 해보려고 했는데, 그런 것도 몰라 주니 괴롭습니다.]

도쿄의 이 음식점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취재를 시작하자마자 전화가 울립니다.

[즈치야/점주 : 장난전화입니다. 폭언 같은데, 무슨 얘기를 하는 지도 알 수 없는 내용이에요.]

긴급사태 선언 이후 정부의 안내에 따라 제한적으로 영업을 하는 가게에 당장 문을 닫으라고 익명으로 압력을 가하는 행위를 SNS에서는 '자숙 경찰'이라고 부릅니다.

도를 넘은 괴롭힘 행위는 도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할머니가 아이들 만나는 재미에 혼자 운영하는 동네 과자 가게는 긴급사태 발령 이전인 3월 말부터 이미 휴업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그런데 여기도 이른바 '자숙 경찰'이 빨간 글씨로 욕설 메시지를 써 붙였습니다.

"아이들을 모으지 마라, 가게를 닫아라, 마스크가 아깝다."

주인 할머니는 경찰과 상담해 가게 앞 길목에 한동안 가게를 쉬고 있다는 안내를 써 붙였지만, 마음은 착잡하기만 합니다.

[무라야마/점주 : 욕구불만 같은 건 요즘 세상에 누구나 있겠죠. 다 같이 극복하자는 건데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요.]

코로나 시대, 불만과 불안을 남에게 전가하는 비뚤어진 행위에 가뜩이나 힘든 자영업자들의 마음이 멍들고 있습니다.  

유성재 기자ven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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