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는 링컨보다 더 억울한 대통령".. 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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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보다 더 나쁜 대우를 받은 사람도 없다고들 하지만 나는 내가 더 나쁘게 대우받고 있다고 믿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류 언론을 공격하며 자신을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과 비교해 눈길을 끈다.
링컨이 재임 시절(1861∼1865) 언론과 사이가 나빴던 것은 맞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로 몰아세우거나 자신이 한 발언조차 안 했다고 뒤집는 일은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적절한 비교는 아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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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보다 더 나쁜 대우를 받은 사람도 없다고들 하지만 나는 내가 더 나쁘게 대우받고 있다고 믿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폭스뉴스는 친(親)공화당 성향의 언론사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방송사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링컨보다도 언론으로부터 대우를 못받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역대 어떤 대통령도 못 본 적대적인 언론과 맞닥뜨리고 있다”며 바로 뒤의 링컨 동상을 가리킨 뒤 “거기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바로 저기 있는 신사”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링컨보다 더 나쁜 대우를 받은 사람도 없다고들 하지만 나는 내가 더 나쁘게 대우받고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사정이 이러니 언론도 편을 갈라 서로 싸웠고 링컨에 적대적인 언론의 대통령 비판은 혹독할 정도였다. 역대 대통령과 달리 부유층 출신이 아니고 하원의원을 지낸 게 경력의 전부일 뿐 장관이나 상원의원을 맡은 적도 없는 링컨은 ‘정치 1번지’ 워싱턴의 유력 언론인들 사이에서 ‘시골뜨기’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링컨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적’으로 삼진 않았다. ‘가짜뉴스’라는 비난을 입에 달고 다니지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점이다.
미국 언론학자 해리 마이하퍼가 쓴 ‘링컨은 신문과 싸우지 않았다’(이매진)는 링컨이 언론을 대하는 방식을 상세히 기술했다. 책에 의하면 링컨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는 동시에 때로는 악의적인 언론의 비판에 직면해 남북전쟁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유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책에 의하면 이 같은 잔혹한 비판에 대해 링컨은 아예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자기가 가는 길이 옳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면을 둘러싼 논란은 링컨이 1864년 대선에서 이겨 재선에 성공하면서 결국 링컨의 승리로 끝났다. 훗날 미국 역사가들은 “링컨의 결단으로 미국은 남북전쟁의 상처를 딛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그렇다고 링컨이 언론과 무조건 ‘거리두기’만 한 것도 아니다. 책은 “링컨은 하원의원 시절 자신의 연설이 끝난 다음 신문사를 방문해 자신의 연설 기사가 제대로 실리는지 확인했을 정도로 언론을 잘 알고 또 꼼꼼하게 관리했다”며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 링컨이 배운 것은 ‘언론은 적이 아니라 조력자’라는 결론을 내린다.
자신한테 조금만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내면 사실 여부는 따지지도 않고, 때로는 본인이 한 말까지 뒤집어가면서 ‘가짜뉴스’라고 비난에만 열을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링컨을 비교하는 것이 과연 온당할까.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직후 CNN은 “남북전쟁 동안 노예 해방 후 암살된 대통령을 위한 기념관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현재의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를 더욱 더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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