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위→4위 추락..한국이 쏜 5G, 1년만에 中에 추월당했다

박형수 2020. 5.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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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5G굴기를 내세운 중국에 완전히 역전 당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4월에 한국은 세계 최초로 5G(세대) 통신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세계 5G시장은 '5G 굴기'를 앞세운 중국이 판세를 완전히 장악했다. 중국은 5G 가입자 수는 물론 통신장비나 단말기(5G폰) 등에서 한국을 완전히 추월하고 멀찌감치 달아나고 있다. 한국이 5G 세계 첫 상용화에 그치지 않고 5G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빅데이터·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차 등 5G 관련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5G 가입자 중국 2610만명, 한국 530만명
전 세계 5G 가입자는 약 3200만명(2월말 기준)이다. 이중 중국 5G 가입자가 2613만명, 한국 가입자는 536만명이다. 세계 5G 가입자의 99%가 두 나라에 몰려 있는 셈이다. 두 나라를 제외하면 미국·유럽 등의 5G 가입자 수는 뚝 떨어진다. 영국 15만명, 미국 10만명, 스위스 8만9000명, 이탈리아 5만8000명 순이다. 2022년이면 전세계 5G 가입자가 5억명까지 늘 것이란 전망이다.

5G 스마트폰 가입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5G 장비 시장서 한국은 1위서 4위로 추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5G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한국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먼저 처음 개장한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주도권은 한국이 쥐었다. 삼성전자는 2018년 4분기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31.6%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중국 화웨이(30.6%), 3위 에릭슨(24.6%), 4위 노키아(13.2%) 순이었다.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하지만 1년이 지난 2019년 4분기에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0.4%로 줄어 4위로 내려앉았다. 1위로 올라선 건 중국 화웨이(35.3%)다. 삼성전자는 에릭슨(23.8%), 노키아(20.3%)와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 장비를 쓰지 못하도록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지만 화웨이는 유럽 시장을 파고들어 점유율을 높이며 경쟁 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노골적인 견제에도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중앙포토]


5G폰 삼성이 1위지만, 중국 업체 점유율 61%
5G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화웨이에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5G폰 규모는 2410만대다. 2019년에 전체 5G폰 판매량이 1870만대였지만, 올해는 첫 분기에 지난 한 해 판매량을 넘어설 정도로 커졌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1위는 삼성전자다. 약 830만대(점유율 34.3%)를 팔았다. 2위는 화웨이로 800만대를 출고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을 뺀 나머지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의 뒤를 이어 판매량은 비보 290만대, 샤오미 250만대, 오포 120만대 등이다. 중국 상위 4개 업체의 5G폰 점유율이 61%다. 중국이 5G 시장을 주도한 결과다.

올 3월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열린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S20과 갤럭시 Z플립 론칭 행사. [EPA]


전문가 "5G 경쟁력, 규제 풀고 생태계 조성해야"
전문가들은 "세계 5G 시장에서 한국 대표 선수는 삼성전자 한곳 뿐"이라며 "5G 경쟁력을 높이려면 삼성전자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5G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5G 경쟁력은 단말기와 통신장비를 포함한 통신 생태계가 조성·발전해야 하는데 한국은 단순히 삼성전자의 장비·스마트폰 점유율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5G 기술은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원격진료처럼 기존 통신과는 완전히 다른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프라"라면서 "정부가 5G가 발전할 수 있게 규제를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풀지 않으면 5G 생태계 조성도 안 되고 세계 경쟁력 확보도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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