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미지센서일까..차세대 '먹거리'

권구용 기자 2020. 5.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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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카메라, 로봇·드론 등 응용처 다양
'1등 소니 잡아라'..삼성·하이닉스 역량 집중
삼성전자 '아이소셀 브라이트 HM1'은 0.8㎛(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작은 픽셀 1억800만개를 '1/1.33인치'의 크기에 구현한 제품이다. (삼성전자 제공) 2020.2.12/뉴스1

(서울=뉴스1) 권구용 기자 = ◇디지털 기기의 눈 '이미지센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색감, 구도, 손 떨림 보정, 망원 혹은 광각 렌즈의 유무? 모두 답이 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진 자체를 찍을 수 있게 해주는 '이미지센서'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에게 눈, 코, 입, 귀가 있다면 스마트폰에는 비슷한 역할을 하는 많은 센서가 있다.(관련기사: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에 반도체 얼마나 들어갈까?) 여러 센서 중에서 CIS(CMOS Image Sensor)는 피사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주는 역할을 한다. 카메라로 생각하면 필름, 사람의 눈으로 비유하면 망막과 유사하다.

◇CCD vs CMOS 이미지센서는 빛을 전기신호로 변환하고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전하결합소자(CCD)와 상보형 금속산화 반도체(CMOS)로 나뉜다.

이미지센서하면 대표 격으로 떠오르는 것이 CMOS지만, 디지털카메라가 아날로그 카메라를 대체하기 시작하던 1970년대에는 CCD가 주류였다. CCD는 CMOS보다 화질이 우수하지만, 전력소모가 크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이미지센서 초기에는 CCD는 화질이 중요한 카메라에 사용되고, CMOS는 상대적으로 화질이 중요하지 않은 스캐너와 같은 곳에 사용됐다.

그러나 CMOS가 성능을 개선해 나가고 노이즈를 줄이게 되면서 가격 측면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미지센서 시장을 독식하게 됐다. 생각해보면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은 충전을 계속하지 않는 이상 한정적인 배터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중요하다. 또한 두 제품군 모두 대중이 소비하기 위해 적정한 가격대가 설정돼야하기 때문에 CMOS의 득세는 예상가능한 일이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밝은 곳에선 더욱 세밀하게, 어두운 곳에선 뭉쳐서 선명하게

이미지센서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한 가지는 '화소수'다. 이미지센서의 화소는 하나하나가 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빛을 받아들여 전기신호로 변환해 이미지를 구성하는 디지털 기기의 특성상 화소수가 많으면 세밀한 묘사가 가능하다. 점으로 사물을 표현하는 '점묘법'을 떠올려보면 점의 개수와 크기의 중요성이 이해가 간다.

문제는 화소를 담는 그릇인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한정돼 있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렌즈의 영역이 제한적이라는데 있다. 화소수가 많아서 세밀한 표현이 가능해도 애초에 빛이 부족하면 세밀한 표현은 불가능하다.

또한 화소수가 많아지면 개별 화소 간 간섭현상이 더 많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다시 점묘법으로 비유해보면 물감(빛)이 부족하면 세밀한 표현능력이 무용지물인 것과 마찬가지고, 점이 많아질수록 옆에 있는 점과 색이 섞일 수 있는 것(간섭)과 같다.

SK 하이닉스 Q2B 리모자이크 알고리즘(SK하이닉스 뉴스룸 갈무리)2020.05.05/뉴스1 © 뉴스1

어두운 환경에서 개별 화소들이 빛을 받아들이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접한 여러 개의 화소를 하나의 화소처럼 동작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노나셀'(Nonacell) 기술은 9개의 인접한 화소를 하나의 픽셀처럼 활용해 기존 4개의 픽셀을 이용한 '테트라셀' 기술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SK하이닉스 또한 어두운 조건에서 4개의 픽셀을 1개의 픽셀처럼 활용하는 'Q2B 리모자이크 알고리즘' 기술을 통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사진을 촬영하고 다시 4개의 픽셀로 전체 해상도를 구현하도록 했다.

◇메모리 코리아에서 이미지센서 코리아로

이미지센서는 향후 반도체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형태만 보더라도 과거 전면 1개, 후면 1개 등 총 2개가 일반적이었던 것을 넘어서, 뒷면에 2개 이상의 멀티플 카메라를 장착하는 추세다. 채용되는 카메라 개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미지센서 또한 늘어난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향후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등의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이미지센서 시장 또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욥디벨롭먼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020년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가 206억달러로 전년 대비 7%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0 울트라(삼성전자 제공) © 뉴스1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이미지센서 시장이 올해부터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3.5% 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이미지센서 전문 시장조사기관 TSR은 6400만화소 이상의 이미지센서 매출이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시장 성장의 중심에 초고화소 제품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이미지센서가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이미지센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0년 CIS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9년 4분기 매출기준으로 세계 시장에서 일본 업체 소니에 이어 2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업계 최초로 1억800만 화소 제품을 선보이며 이미지센서 경쟁력을 향상해가고 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5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업계 최초 6400백만화소 이미지센서를 출시하며 "2030년 이전에 이미지센서분야 1등을 달성하겠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미지센서(SK하이닉스 뉴스룸 갈무리)2020.05.05/뉴스1 © 뉴스1

2019년 4분기 기준 이미지센서 시장 세계 7위인 SK하이닉스 또한 지난 2017년 미래기술연구원을 이끌던 홍성주 담당 부사장을 CIS사업 담당으로 배치해 적극적으로 CIS 사업의 기술역량 강화와 육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9월 자사 CIS 브랜드인 '블랙펄'을 출원하고 하반기부터 1600만 화소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며 이미지센서 시장 공략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이미지센서 제품군을 4800만 화소까지 확대해 고화소 고부가가치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나가는 한편 전체 매출 중 2~3%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CIS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생산능력) 일부도 CIS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있어 이천에서 생산하는 300㎜ 웨이퍼 기반의 CIS 생산량은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성장 전망(자료=옴디아)2020.05.05/뉴스1 © 뉴스1

inubic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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