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망자 늘어도 경제 재개"..코로나TF 곧 해산

뉴욕=백종민 2020. 5. 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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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재개 강한 의욕
다른 형태 TF 만들것
펜스 부통령 "TF 목표 달성"
성급한 정상화에 우려 목소리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경제 재개를 본격화한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컨트롤타워가 사라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망자가 늘어나도 경제활동 재개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태스크포스(TF) 해산을 사실상 인정했다. 아직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허니웰 마스크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TF가 경이로운 일을 해냈지만 우리는 다른 형태의 그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하니웰 공장에서 토니 스톨링스 하니웰 부사장이 들고 있는 마스크를 바라보고 있다. 보건 전문가의 조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투명한 고글만 쓰고 공식석상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외부 행사는 38일 만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백악관 코로나19 TF가 곧 해산될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확인해준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발 우려가 있는데 해산할 때냐는 물음에는 "우리는 다음 5년간 우리나라를 폐쇄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면서 "안전과 정상화 양쪽 모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상화하더라도 삶의 일부가 된 채로 남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새로운 발병과 사망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자가 3000만명 이상 급등했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직언을 해온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장과 데비 벅스 조정관이 새 그룹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기자들에게 "백악관 코로나19 TF를 언제 해산할 지 대화하고 있다"면서 "메모리얼 데이(미국 현충일)인 오는 25일 전후로 코로나19 대응 조율을 연방 기관으로 옮기기 시작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기관으로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거론했다. 펜스 부통령은 특히 미국 내 발병이 정점에 도달한 만큼 백악관 TF가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TF의 해산을 위한 조건이 충족됐다는 설명이다.

백악관 TF는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추진력이 급격히 빠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TF 브리핑 중 불거진 살균제 인체 주입 발언 논란 이후 참석을 중단했다. 그는 두 달 가까이 열린 브리핑에서 사실상 대선 유세를 진행했지만 이제는 백악관 외부 행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에는 폭스뉴스의 화상 타운홀 미팅에 출연했고 이날은 하니웰의 마스크 제조공장을 방문해 현장에서 ABC방송과 인터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를 벗어난 것은 뉴욕시로 향한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를 환송한 후 약 38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경제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사망자가 더 늘어나더라도 경제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F가 사실상 해산되면 앞으로의 대응은 치료법과 백신 개발, 검사에 맞춰질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고위 당국자가 NYT에 전했다.

그러나 백악관 TF 해산 추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미국 내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났다고 하지만 확산세가 지속하는 데다 성급하게 정상화할 경우 또 다른 대규모 발병이 생길지 모른다는 목소리도 있다.

NYT는 "TF의 점진적 종말은 행정부가 복잡하고 생사가 달린 결정을 대처하는 데 적절히 조직됐는지, 정책 입안 시 과학자와 보건 전문가에게 적절한 발언권을 줄지에 관한 의문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힐은 "해산 결정은 광범위하게 사용 가능한 백신이 있을 때까지 바이러스가 삶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보건 전문가의 우려를 키울 게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연방정부의 주정부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연방정부의 주정부에 대한 지원 문제와 관련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는 모두 민주당이 운영하는 주이기 때문에 (주정부에 대한 지원은) 공화당에는 공평하지 못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는 부채가 별로 없고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일리노이주, 뉴욕주, 캘리포니아주는 "엄청난 빚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을 가리지 않는다. 미국인들을 죽인다"면서 뉴욕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고향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날을 세웠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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