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택배 노동자의 죽음.."한 달 평균 1만 개 배달"
[뉴스데스크] ◀ 앵커 ▶
광주에서 40대 택배 기사가 잠을 자다가 갑작스레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동료 택배 기사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밀려드는 물량을 처리 하다가 숨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광주의 한 택배 분류 작업장.
운구차 1대가 작업장을 천천히 돌고, 유족들을 태운 버스가 뒤따릅니다.
지난 4일 새벽, 10년 차 택배기사 41살 정 모 씨가 숨졌습니다.
가족들에 따르면, 정 씨는 집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비명을 지른 뒤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홍원희/전국택배노조 호남지부 남광주지회장] "집에서 잠을 자던 중 '악' 소리를 외친 후에 의식 불명 상태를 발견하고…"
부검결과 사인은 심장마비.
가족과 동료들은 정 씨가 과로사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정 씨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한 달 평균 만개의 택배 물량을 처리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한 달 7천에서 8천개를 배달한 걸 감안하면 물량이 20퍼센트 넘게 늘어난 겁니다.
동료들은 숨진 정 씨가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4시간씩 일했다고 말합니다.
[김성순/동료 택배기사] "저도 제 물량 소화하기 바빴기 때문에 마음은 가서 도와주고 싶지만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남아 있는 건 무엇입니까…"
지난 3월에는 경기도 안산에서 40대 쿠팡 택배기사가 늘어난 택배 물량을 처리하다 숨지기도 했습니다.
택배노조는 반복되는 죽음을 막아달라며 인력 충원과 휴식 시간 보장 등 업무환경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박재균/전국택배노조 호남지부] "점심은 거르고 한순간도 쉬지 않고 저녁이 되어야 배송이 마무리되는 매일을 살다 결국 우리 조합원이 과로사로 돌아가셨다."
정부가 택배 노동자에게 휴식 시간을 주라는 권고안을 내놓았지만 말 그대로 '권고'에 그쳐 현장에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지난해 택배 노동자의 처우개선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아직 위원회 심사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궁욱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광주)
남궁욱 기자 (wook@k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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