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반란"..신군부는 5.18을 어떻게 왜곡했나

이철호 입력 2020. 5. 6. 22:16 수정 2020. 5. 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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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0년 광주를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서울 택시기사인 주인공은 광주의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사과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고 말했습니다.

광주의 시민들은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면 용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말하지만 아무도 그날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죠.

가해와 모욕의 말들만 오히려 넘쳐날 뿐이었습니다.

건물에 분명하게 박힌 총알 자국을 두고 '저것이 헬기에서 쏜 것이다’ 라고 인정하기까지 무려 4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세월은 켜켜이 쌓여가는데, 아직도 광주는 누구에게도 사과받지 못했고 그 비뚤어진 왜곡의 시작은 매우 치밀했습니다.

당시 신군부 세력들이 5.18 항쟁을 어떻게 왜곡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이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계 지도 속 한반도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곧 광주를 소개합니다.

1980년, 예전에 겪지 못했던 국가적 위기가 발생했던 곳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나오는 제목, '광주의 반란'입니다.

갑작스런 대통령의 죽음 이후 학생들 소요가 발생했는데, 배후는 권력을 차지하려는 반체제 정치인 '김대중'이라고 주장합니다.

광주 봉기를 부추기며 500만 원을 댔고, 심지어 폭력배를 동원했다고 설명합니다.

['광주의 반란' 동영상 : "김대중은 여기에 더해 자신의 지지자 중에서 선택한 40명의 불량배를 광주로 보냈습니다. 이들은 칼과 쇠파이프, 몽둥이로 경찰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차량과 공공건물을 불태우며 도시 전체를 완벽한 혼란으로 몰아갔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북한군이 여러 차례 도발했다면서 은연중에 5.18과 북한을 연결짓습니다.

["북한 공산당은 도발을 계속했습니다. 실제 이들은 4번의 침투를 감행했고, 그 당시 광주는 폭도들에 의해 점령당해 있었습니다."]

7분 분량의 이 영상은 광주 민주화 항쟁 직후인 1980년 7월, 당시 신군부의 지시로 국립영화제작소가 해외 동포와 외국인들을 겨냥해 만들었습니다.

이밖에 사람을 때리는 군인들이 무섭다는 광주 초등학생의 일기, 5월 18일 당일 각 대학에 주둔한 병력 배치 상황을 담은 국방부 상황 일지 등 5.18 관련 자료 180여 점이 한 곳에 모여 처음 전시됩니다.

[주진오/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 "이 전시가 과거 40년 전 피흘리고 땀흘리셨던 광주 시민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고 자부심이 될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광주 민주화 항쟁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회는 오는 13일부터 10월 31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이철호 기자 (manje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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