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대구는 왜 그러냐" 코로나19 여파..대구 비하 심각

한승곤 입력 2020. 5. 7. 10:48 수정 2020. 5. 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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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회 신천지 교인 확진 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대구 출신 10대 남성, 부산 클럽 다녀와 '양성' 판정
대구시, 마스크 미착용시 처벌 논란
일부에서 대놓고 대구 조롱 등 혐오 발언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대구를 겨냥한 혐오적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대구시에서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확진 환자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책임이 대구에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그런가 하면 입대를 앞둔 대구 주민 남성이 부산 클럽을 방문하고 확진 판정을 받아, 부산이 대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졌다.

여기에 대구시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처벌하겠다고 밝혀, 대구는 또 다른 논란에 휘말렸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아예 대놓고 대구 지역 비하 발언을 하고 있다.

상황을 종합하면 대구 신천지 교인 확진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기고 클럽 방문 후 확진, 마스크 미착용 시 처벌 등 대구에서 발생한 일련의 상황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대구를 비하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권영진 "마스크 쓰기 의무화 행정명령 발동한다"…시민들, 강한 항의

지난 5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담화문을 통해 "대구시는 모든 시민에게 마스크 쓰기 생활화를 강력히 권고하면서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다중이 이용하는 교통수단과 공공시설을 이용할 경우 마스크 쓰기 의무화를 행정명령으로 발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주일간의 홍보 및 계도 기간을 거쳐 고등학교 3학년생의 등교 수업이 시작되는 5월13일부터 강력하게 시행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어길 경우, 대구시민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 조처되며 최대 3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한다.

시민들은 당장 불만을 나타냈다. 마스크로 협박하냐는 등 격한 비난도 쏟아졌다. 대구 시민 30대 직장인 A 씨는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강제하고 벌금을 물리겠다는 의견은 동의할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왜 이제 와서 저런 정책을 시행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B 씨는 "마스크로 협박하고 있다"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처벌을 한다는 것, 분명 억울한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 응급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시민들, 일련의 대구 상황 두고 조롱·비판…정부, "비난 온당치 않아"

이런 가운데 대구를 겨냥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혐오에 가까운 표현도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는 40대 직장인 C 씨는 "또 대구냐, 대구는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왜 자꾸 일을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30대 D 씨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대구를 보면 참 답답하다"면서 "이번 마스크 처벌 논란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아예 대구를 대놓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그는 "대구는 도대체 뭐가 문제냐"라면서 "대구가 아니었다면 코로나19 예전에 다 상황 끝났다"고 지적했다.

해당 발언은 대구 신천지 교인으로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 사태 확산의 책임이 대구에 있다는 것을 비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를 겨냥한 비난은 앞서도 있었다. 이른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대구교회발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구 비하 발언이 쏟아졌다.

권 시장에 대한 인신공격성 지적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권 시장이 신천지 교인이라, 코로나19 사태를 강력하게 차단 못 하는 것 아니냐"고 조롱했다. 그러나 권 시장 종교는 기독교로 장로교 집사다.

당시 권 시장은 신천지 교인 의혹이 쏟아지자 지난 3월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면이 초가다. 마음껏 덤벼라"라고 말했다. 이어 "야전침대에서 쪽잠을 자면서 싸운 지 22일째에 접어든다. 그래 마음껏 덤벼라. 당당하게 맞서 줄게…나는 이미 죽기를 각오한 몸"이라며 "죽을 때 죽더라도 이 전쟁만큼은 끝장을 보겠다. 반드시 대구를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입대를 앞두고 부산 클럽과 주점 등을 다녀간 대구 출신 1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혐오적 발언은 더욱 본격화했다.

당시 이 남성이 다녀간 클럽에는 방문일 당시 500명 이상이 몰렸다. 대구 사람이 코로나19를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일부에서는 부산이 곧 대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왜 자꾸 대구냐, 코로나19 진짜 대구랑 뭐가 있냐"면서 "부산 확진자 쏟아지면 대구 때문인지 알아라"라면서 근거 없는 지적을 이어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예 대구를 봉쇄했으면 좋겠다"면서 "그게 코로나19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다"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대구를 향한 비난 발언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를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완치된 확진환자나 환자가 많이 발생한 특정지역에 대한 차별이나 관광지를 방문한 외지인에 대한 혐오 등 불미스러운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러스는 우연적인 사건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출신이나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며 "감염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지우거나 이를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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