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지는 미중 코로나19 책임 공방.."우한 발원" VS "모함"

김진방 2020. 5. 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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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폼페이오 연일 맹공 "진주만·9.11보다 나빠"
중국 "트럼프의 재선 위한 정치쇼..역사적 추태" 반박
트럼프 '추가 관세 부과' 거론에 무역전쟁 재발 우려도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양국 갈등이 점차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연일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면서 코로나19는 미국에 대한 역대 최악의 공격으로 일본의 진주만 공습과 9·11 테러보다 더 나쁘다며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현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자 비난의 화살을 중국으로 돌리려는 정치 공작을 펼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중국 주요 매체들도 미국을 향해 총공세를 퍼부으며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양측의 갈등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코로나19 '중국 우한 연구실 유래' 증거 봤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연구실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고 말했다. leekm@yna.co.kr

◇ 트럼프 "역대 최악의 공격"…폼페이오 "거대한 증거 있어"

미국에서 코로나19 중국 발원설과 중국 책임론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7만명을 넘어서자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우리가 가진 최악의 공격"이라며 "이는 진주만보다 더 나쁘다. 세계무역센터보다 더 나쁘다"라고 중국을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중국에서 멈춰져야 했다고 중국 책임론을 재차 제기했다.

특히 '원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원했다는 기존 주장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칭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5일에는 코로나 유래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 외교를 총괄하는 폼페이오 장관 역시 이날 국무부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원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며 중국 발원설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앞서 지난 주말에도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실에서 발원한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왔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거대한 증거' 주장을 '상당한 증거'로 완화하기는 했지만, 중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면서 양국 간 '말의 전쟁'이 좀 더 격해질 것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제공 재발행 및 DB 금지]

◇ 중국 "증거 없이 모함…트럼프의 재선 위한 정치 전략"

미국 지도부의 코로나19 중국 발원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 역시 강경하다.

중국 당국은 중국 발원설을 주장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중국을 모함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코로나19 발원지 문제는 과학의 영역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주장에 대해 "그는 아무런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증거를 제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화 대변인은 "거의 모든 정상급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 자연에서 발생한 것으로, 실험실에서 누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공세에 대해서는 올해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진영의 재선 전략의 일부일 뿐이라고 역공했다.

중국 매체들 역시 중국 발원설과 중국 책임론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중국 정부를 옹호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인민일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발언에 대해 연일 논평(論評)을 쏟아내며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인민일보는 7일 "미국 현 정부의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은 적나라한 정치적 위협이자 인류 방역 역사의 추태"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세계 각국 과학자들은 물론 미국 학자들도 코로나19가 자연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우한 연구소 발원설은 유언비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일부 정객의 이 같은 주장은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이 주장하는 중국 배상론 역시 황당한 소리"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마이클 라이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WHO "코로나19 바이러스 우한 연구실 발원 근거 없어"

미중 양국이 코로나19 발원과 관련해 공방을 주고받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연구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원했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또 코로나19 발원지에 관해서는 전문가팀을 중국에 파견해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밝혀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은 6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기원 조사를 위한 전문가들의 중국 파견을 위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물원성 감염증의 기원을 찾기 위한 접근법을 발견할 수 있도록 처음에 다른 동물과의 노출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WHO는 코로나19 발병 원인에 대한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주장하는 우한 연구실 발원설에 관해서는 회의적이다.

가우 덴 갈 레아 WHO 중국 주재 대표는 최근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발원했다는 설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레아 대표는 "현재 확보된 모든 증거로 볼 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자연에서 발원했고 인위적으로 조종되거나 합성된 흔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WHO는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동물 기원 연구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서 과학적인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베를린에 등장한 코로나19 풍자 벽화 (베를린 AFP=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에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묘사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ucham1789@yna.co.kr

◇ 미중, WHO 조사에도 지속할 듯…무역전쟁으로 확산 조짐

미중 양측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는 상황에서 WHO가 중국에 조사팀 파견을 시사했지만, 양국 갈등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코로나19 중국 발원설과 함께 중국의 초기 대응 미흡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중국의 초기 대응 미흡에는 WHO의 친중적인 태도가 일조했다는 주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WHO의 조사 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역시 미국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중국 발원설과 중국 책임론에 대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양국간 코로나19를 둘러싼 대립은 당분간 평행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 갈등이 2단계 무역협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미흡에 대한 보복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과 관련한 백악관 출입기자의 질문에 중국이 의무를 이행하는지 약 1주나 2주 이내에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 대변인은 "관세를 무기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관세라는 무기는 상대방은 물론 자신에게도 해를 입힌다"고 응수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미흡을 이유로 중국에 신규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역시 맞대응에 나선다면 1단계 무역합의로 일단락된 무역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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