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폭로 놓고..윤미향·최용상 진실게임 싸움

박현주 2020. 5. 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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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에게 1억원을 줬다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ㆍ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측 주장은 할머니에 대한 모욕이다."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대표가 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한 얘기다. 최 대표는 정의연의 성금 운영이 불투명하다며 “수요 집회에 더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7일 기자회견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심사에서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옛 정대협 대표)에 밀려 탈락했다.

그는 “정의연이 할머니에게 1억원 상당의 여성인권 상금을 전달했다는 데 할머니 말씀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시골이나 지방에서 어린 학생들이 수요 집회에 참여해 낸 모금을 어떻게 썼는지 투명하게 밝히라고 말한 할머니의 진정성을 왜곡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 측이 이용수 할머니의 '기억 왜곡'을 언급한 것을 두고선 “할머니 주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고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2년 활동 내용을 가지고 말한 것도 아니고 할머니가 30년 동안 활동하며 피해 입은사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며 “기억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몰아가 할머니를 기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할머니의 기억이 왜곡된 것 같다'고 말한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대표의 주장을 두고선 "눈을 의심했다”라고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의연을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할머니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정의연 측은 “일부 사람이 악의를 갖고 할머니의 약점과 서운함을 부추겨서 해프닝을 만들었다”며 “지금 최용상 대표가 이 할머니 옆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도 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할머니의) 기억을 끄집어내설명해 드렸으나 아니라고 하셔서 더는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 대표는 정의연과 윤 당선인 측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열게 된 배경을 두고 그는 “할머니께서 3월 말부터 저한테 연락 와서 ‘주변에 날 도와줄 사람 하나 없다. 나 좀 도와달라. 기자 불러달라’고 말했다”며 “이번에도 할머니께서 직접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한 것이고 (회견 전) 할머니께서 무슨 말을 할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대표(왼쪽 셋째)가 지난 3월 2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시민당사 로비에서 비례대표 후보 배제 결정에 반발하며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회견을 연 가자평화인권당이 정의연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앞서 한 사무총장은 한 언론과 통화에서 "(회견을 주도한 측이) 보상을 앞세우는 입장이라 피해 인권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리와 대립했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나는 정의연 측 내부 문제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내가 그쪽에 악감정 가질 이유가 뭐가 있냐"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가자평화인권당은 남산 기림터에 할머니들의 이름을 새기는 등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건 인권 문제가 아니라는 거냐"라며 "이쪽에서 말한 피해자들 보상 문제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어 "다음 주쯤 기자회견을 따로 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할머니와 함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할머니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및 희생자 관련 사업을 하며 인연을 맺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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