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들른 이태원 클럽 손님 1500명..코로나 재확산 긴장
외국인·군인 등 감염 급속 확산
식당·숙소 등 접촉자도 역학조사
정은경 "느슨해진 방역에 경각심"
킹클럽 등 방문자 외출 자제 촉구
방역 수칙 지키지 않으면 처벌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접촉자 숫자는 확인하고 있는데 출입명부에 의한 방문자 수는 (클럽당) 650명, 540명, 320명 이렇게 나온다”고 말했다. 20대 확진자가 들렀던 세 곳 클럽의 방문자가 1500명을 넘는 것으로 확인돼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들 모두가 밀접접촉자인지는 역학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김 차관은 “방문자의 명부에 작성된 총방문자 수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 숫자 자체가 접촉자로 분류돼 관리돼야 하는 인원인지 아닌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은 “15명의 확진자의 역학조사 결과로는 A씨 사례를 발병이 빠른 초발환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A씨가) 전염력이 높은 시기(발병 초기)에 시설을 방문했다”며 “(A씨를 비롯한 클럽 방문자들이) 해당 유흥시설 입장을 대기하면서는 마스크를 썼지만,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시설에서 밀접한 접촉이 일어나 (집단 감염을) 우려할만한 조건을 다 가지고 있었다”며 “시설 상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당국은 밀접접촉 여부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도 밝혔다. 앞서 김 차관은 “현재 정확한 파악이나 분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수의 외국인이 포함된 곳으로 파악이 되기 때문에 영문으로 관련된 내용을 문자공지 등의 방법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최대한 동선이 겹치는 분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이태원 킹클럽(0시~3시 30분)·트렁크(1시~1시 40분)·클럽퀸(3시 30분~50분)을 각 해당 시간에 방문했거나 동선이 유사할 경우 절대 외출하지 말고 집에 머물며 증상을 관찰해달라는 주문이다.
김 차관은 이어 “접촉이 일어나 위험에 노출되고 감염되고 나서 바로 증상·확진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뒤를 쫓아가면서 조처를 하는 한계를 근본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도 말했다. 보건당국은 A씨가 클럽을 방문하던 2일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역학조사 과정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지자체 등과 점검하고 위반사례가 나오면 처벌할 예정이다.
이날 박원순 시장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당초 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 없었다. 확진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사회적 거리 두기마저 풀리면서 ‘생활방역’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서울에서만 11명의 확진자가 나오자 박 시장은 마이크 앞에 섰다. 서울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2일 이후 6일 만의 일이다.
박 시장은 “이태원 클럽의 카드 전표 내용과 방문자 명단을 우선 파악하고, 추가 노출자를 확인해 코로나 19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시청 직원 13명과 용산구 보건소 직원 5명, 질병관리본부 3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된 즉각 대응반도 꾸려 접촉자의 가족과 지인 등 파악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박 시장은 “주말에 생활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클럽 이용하는 청년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만약 이 사태가 악화하거나 추가 확인되면 클럽과 같이 다중밀접 접촉 업소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명령과 같은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도 불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황수연·김현예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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