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만에 최악 실업률인데..왜 美 주가는 올랐나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 5. 1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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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브리핑]
텅 빈 뉴욕 타임스퀘어

미국의 실업률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90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미국 경제활동인구 7명 가운데 1명이 실업자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뉴욕증시는 뛰었다. 실직자 대부분이 '임시' 해고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봉쇄 해제 후 빠르게 일자리가 복원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빠른 복직이 이뤄질 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업 통계 작성 이후 최악…시장 예상보단 양호
미 노동부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에선 비농업 부문 일자리 2050만개가 사라지며 실업률이 전월 4.4%에서 14.7%로 뛰었다.

1948년 공식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수치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82년 당시 10.8%였다.

공식 통계 이전이지만 대공황 시절인 1933년 미국의 전체 실업률은 25%, 농업 부문을 제외한 실업률은 37%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실업률은 당초 시장이 우려한 수준보단 양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전문가 평균 전망치는 16.1%였다.

3.5는 올해 2월 수치.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4월 실직자 2050만명 가운데 78%는 영구 해고가 아닌 임시 해고된 것으로 분류됐다는 통계도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대다수가 여건이 좋아질 경우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만약 실직의 대부분이 일시 해고라면 경기가 반등할 때 다시 고용이 이뤄지면서 노동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 뛰었고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7%, 1.6% 올랐다. 이로써 뉴욕증시는 3주 만에 처음 주간 기준으로 상승 마감했다.

이날 기준으로 미국 30여개 주가 일부 소매점 영업 재개 등 단계적 봉쇄 완화에 들어간 것도 시장의 기대감을 부추겼다. 내셔널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암울한 경제지표와 실적의 쓰나미를 무시하고 점진적 경제활동 재개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실업률은 더 높다"…임시해고→영구해고 전환 우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의 실제 실업률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은 "이번 고용 통계는 4월 중순까지 상황을 반영한 것인데 그 이후에도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했다.

실제로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4월26일~5월1일)에만 316만9000명이 새롭게 실업수당을 청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봉쇄가 본격화된 이후 최근 7주간 누적 실직자는 약 3300만명에 달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추가 실직으로 인해 이달 미국의 실업률이 22%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 최대 47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률이 32%까지 치솟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손 교수는 "실업자로 간주되려면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감염 위험으로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을 돌봐야 하고, 연방정부에서 보조금까지 나오면서 사람들이 구직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는 일자리를 잃었음에도 실업수당 청구할 능력이 없는 등의 여러 이유로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이들이 최대 1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숙련 노동자이면서도 비숙련 노동 또는 파트타임에 머물러 있는 이들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의 실업률, 즉 불완전고용률(underemployment rate)은 전월 8.7%에서 무려 22.8%로 급등했다.

가장 큰 문제는 임시 해고가 영구 해고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다. CNN 방송은 항공업계 등 일부 분야의 경우 일자리가 영구적으로 복원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카지노 등 레저업계에서 임시 해고를 영구 해고로 전환하는 경우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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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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