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어 중국産 부품에도 잠식 당하는 국내 자전거

박호현 기자 2020. 5. 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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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산업의 해외 종속이 심화되고 있다.

유아용 자전거부터 전기자전거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배터리까지 중국산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미 변속기·체인·크랭크·휠셋 등 자전거 주요 부품을 일본에 내준데 이어 몸체와 배터리 등도 중국에 밀려 국내 자전거의 해외 종속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자전거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업체 삼천리자전거(024950)는 전기자전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리튬이온배터리의 중국산 제품 사용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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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전거 리튬이온배터리에
일반 부품도 중국산 탑재 늘어
中기업 R&D 통해 특허 출원 적극
기술격차 확대 우려해야할 지경
[서울경제] 자전거 산업의 해외 종속이 심화되고 있다. 유아용 자전거부터 전기자전거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배터리까지 중국산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외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각종 특허·실용신안을 출원하고 있다. 이제는 중국에 기술 역전은 물론 중국과의 기술 격차 확대를 우려해야 할 지경까지 왔다. 이미 변속기·체인·크랭크·휠셋 등 자전거 주요 부품을 일본에 내준데 이어 몸체와 배터리 등도 중국에 밀려 국내 자전거의 해외 종속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자전거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업체 삼천리자전거(024950)는 전기자전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리튬이온배터리의 중국산 제품 사용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0년 전기자전거를 처음 출시할 때만 해도 삼성SDI 등 국내 기업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 저장텐홍(浙江天虹) 등 중국업체의 배터리 제품 탑재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삼천리 자전거 관계자는 “한국산 배터리를 주로 쓰지만 중국산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여간 삼천리자전거는 10개 안팎의 중국 자전거 기업에 주문자부착상표(OEM) 생산을 맡기고 있다. 당초 중국의 후지타(Fuji-ta) 같은 대형 자전거 업체에 주문을 맡겼지만 최근에는 설립 5년 안팎의 회사에도 조립을 주문하고 있다. 유아용 삼륜자전거부터 어린이용 자전거, 성인용 자전거, 전기자전거, 배터리 등 거의 모든 품목이 대상이다.

중국산 일반 부품 탑재도 늘리는 추세다. 그런 과정에서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삼천리자전거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한 고급 브랜드 첼로 일부 모델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첼로의 한 모델에 있는 프레임 피로도 검사 결과 주행 시 차체 파손 위험이 있어 회사가 자발적 리콜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중국 텐진에 자체 공장을 보유해 자체 생산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톤스포츠(123750)도 고성능 전기자전거 ‘탈레스’ 모델 등을 대만의 프리츠(Fritz)사에 생산을 맡기는 등 OEM을 늘리고 있다.

이제는 국내 업체의 기술력이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과거만 해도 생산비용 우위 때문에 중국 공장에 생산을 맡겼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삼천리자전거의 전기자전거 생산을 담당하는 중국의 호야테크(HOYA TECH)는 지난 1년 사이 ‘내장 이중 배터리 전기자전거’, ‘전기식 사륜스쿠터 기술’ 등 11개 가량 실용신안과 기술 특허를 집중 등록했다. 이 업체는 2015년 창업한 회사로 업력이 길지 않지만 공격적 투자로 급성장하고 있다.

사실 자전거는 일본산 종속이 극심한 제품으로 통한다. 일본 기업 시마노는 변속기·체인·크랭크 등 자전거의 핵심부품을 대부분 생산한다. 자동차로 치면 차체를 제외한 엔진과 브레이크를 모두 만드는 셈. 국내 업체로서는 가뜩이나 일본산에 절대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국산 부품에까지 하나둘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난도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유아용 자전거도 비슷하다. 삼천리자전거의 유아용 자전거 생산을 담당하는 화티엔샹(華天翔)의 경우 중국에서 지난 10여년 간 ‘세발자전거 앞바퀴용 클러치 구조’ 등 십수 개의 실용신안과 특허를 등록했다. 반면 삼천리자전거의 특허출원은 지난 2018년 이후 전무하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17~2018년 출원한 최신 특허는 공유자전거 반납, 조립 전 자전거 온라인 주문 등 서비스 관련 특허에 집중됐다. 알톤스포츠 역시 2013년 이후 국내에서 출원된 특허가 없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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