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샛별로 떠오른 카카오의 전략은 'AI 백화점'

김정민 2020. 5. 1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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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인공지능(AI)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AI 솔루션 시장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B2B(기업 간 거래)로 AI 기술을 판매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잡겠다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어서다. 제조·유통·금융 등 전통산업을 중심으로 온라인·비대면 채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지털 전환'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한국방송(KBS)와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상시 인력이 부족한 심야·공휴일에 재난 방송을 읽어주는 'AI 아나운서' 등을 연내 선보인다는 목표다. 이번 MOU는 지난해 12월 카카오의 AI 사업부문 'AI 랩'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분사한 뒤 11번째 사업 수주다.

앞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27일 교보생명과 고객센터에 'AI 챗봇'을 도입하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지난 3월에는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과 협력해 하반기 내 카톡으로 에버랜드 티켓 발권 및 식음료 주문을 해결하는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같은 달 LG전자와는 2020년형 TV 전 모델에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연동하는 제휴를 맺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전략은 'AI 백화점'이다. 챗봇, TTS(Text To Speech·문자의 음성변환) 등 카카오가 보유한 여러 AI 기술을 고객사가 선택 구매하도록 메뉴판과 쇼룸을 갖추겠다는 것.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 통합 플랫폼인 카카오i(아이)는 시각·번역 엔진 등 '카카오 i 엔진', 고객 상담센터를 대체하는 AI 챗봇 및 채널톡 같은 '카카오 i 커넥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솔루션을 맞춤 제작했던 대기업 계열 SI(시스템 통합) 기업들과는 다른 노선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기존 SI 기업이 직원을 고객사에 파견해 고객사 서버에 직접 소프트웨어를 설치·보수하는 형태라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업에 (미리 만들어진)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12월 분사를 결정하며 백상엽 전 LG CNS 미래전략사업부장을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김상선 기자


이 회사는 메신저 기반의 업무 플랫폼 '카카오 워크'도 하반기 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 워크는 카톡의 사용자 환경(UI)을 그대로 가져오되 기업이 원하는 형태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기업용 메신저다. 기업의 조직도·전자 결재 등 주요 시스템과도 연동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현재 풀필먼트(물류센터)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풀필먼트(가칭)'는 물류 운영·배송사들을 IT 플랫폼으로 연결해 여러 회사가 창고와 배송업체 등을 공유하는 '공유 물류센터'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11일 "현재 물류·배송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단계로,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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