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만 뽑아요"..코로나사태에 사라진 청년 일자리

김소연 2020. 5. 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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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기업 신규 채용 축소에 취준생 발동동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외환위기 이후 최대
대면업무 서비스업종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둔화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책 효과도 해고도 동반 감소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대학 입학 때부터 항공사 취업을 목표로 했던 김진혁(30·가명)씨. 그는 지난해 한 항공사 최종 면접에 올랐다 고배를 마셨다. 김 씨는 1년간 절치부심한 김씨는 재도전에 나섰지만 코로나19사태 여파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경영난을 겪으면서 아예 신규채용을 중단한 탓에 수년간 노력이 물거품될 위기다.

지난 2월 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보건계열 정규직 취업을 준비해온 이하진(27·가명)씨는 취업문제로 고민이 많다. 코로나19 사태로 보건분야 신규채용이 늘어난 덕에 문턱은 낮아졌지만 관련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인력이 남아돌 것을 우려해 단기·계약직을 주로 채용하고 있어서다.

이씨는 “전체 채용은 늘었지만 정규직 문턱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며 “계약직으로라도 일단 직장을 구할지 아니면 좀더 기다려볼 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2030세대는 코로나19발 고용대란의 중심에 서 있다. 신규채용이 사실상 중단된 탓에 취업 문턱은 높아진 반면 실업 위험에는 다른 세대들과 동일하게 노출돼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에서는 20~30대 직원들은 재취업이 쉽고 가족 생계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우선 구조조정에 포함하기도 한다.

지난1월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를 찾은 학생과 구직자들이 채용 관련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발 고용타격…2030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 감소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20대와 30대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고용보험 가입자는 237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만7000명) 감소했고, 30대는 335만명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1.7%(5만7000명) 줄었다. 2030세대는 지난 3월 가입자 수가 감소로 전환한 후에 감소폭이 확대됐다.

2030세대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기업들이 채용을 중단하면서 신규 가입자는 급감한 반면 기존 일자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면서 청년층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청년층에서 고용상황이 가장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 세대를 통틀어 봤을때는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와 고용보험 자격 상실자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고용보험 취득자는 5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1000명(17.8%) 줄었고, 고용보험 자격 상실자는 52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2만5000명) 감소했다.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중단한 대신 해고도 최소화했다는 얘기다.

권 실장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고용보험 상실자가 줄어든 것은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부의 정책적 효과 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 및 증감(단위=천명). 고용부 제공.
◇지난달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22년만 최대폭 감소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5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4만명) 감소했다. 4월 기준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 감소폭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지난해 9월 감소로 돌아선 이후 8개월 연속해서 가입자수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전자통신, 금속가공 등에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식료품 등도 감소로 전환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제조업중에서도 자동차, 전자 통신의 경우 생산·수출·소비 등 업황이 부진해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제조업 피보험자 감소폭은 4월기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93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2000명 늘어 증가세는 유지했으나 증가폭은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전년 동월 대비 43만4000명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4개월만에 반토막이 났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인력공급, 여행, 전시·행사 대행 업체 등이 주로 포함된 사업서비스업은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계속해서 감소해 전년 동월 대비 2만6000명 줄었다. 숙박·음식점업도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가 전년 동월 대비 2000명 증가에 그쳤다.

초중학교 방과후 교사나 특기적성 교사들이 포함한 교육서비스업 역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500명 증가에 그쳤다.

김소연 (sy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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